레바논 남부 국경선을 따라 군사 활동이 격화하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국경 지대 마을을 강제로 떠나 북쪽 또는 주요 도시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넘어 총격전을 벌였는데,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에 대규모 폭격을 가하면서 폭력 사태가 격화되었다. 다수의 실향민들이 필수 구호품을 필요로 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약이 떨어진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응하여 국경없는의사회는 실향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동 진료팀을 배치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레바논 남부 보건센터에서 실향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023년 12월. ©MSF/Tracy Makhlouf
사람들은 매트리스, 옷, 약이 필요합니다. 폭격이 심해졌을 때 우리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났어요. 처방 약이나 옷을 가지러 돌아가지도 못합니다.”_아바스 치테(Abbas Chite) / 레바논 남부 크파르킬라(Kfarkila) 출신 실향민
무장 분쟁 격화로 인해 레바논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도적 위기와 기존의 지원 수요가 더 심화되고 있다. 레바논은 국민 3명 중 2명을 빈곤으로 내몬 심각한 경제 위기를 4년째 겪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이 식량과 의료를 포함한 필수품 및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바스는 건설업에 종사했었지만,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 생활비를 벌거나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되었다.
저는 원래 건설업에서 일하는데,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모든 게 멈췄어요.”_아바스 치테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팀은 레바논 남부의 나바티예(Nabatieh) 지역 소재 보건센터 두 곳에서 만성 질환 치료와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있다. 레바논의 보건 체계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제 위기로 인해 이미 과부하에 걸린 상태였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지역 보건센터가 늘어나는 실향민 의료 수요에 대응하게 되면 더 큰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실향민들은 집을 갑자기 떠나야 하는데, 특히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치료가 갑자기 중단됩니다. 이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 의료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이곳에서 만성 질환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때까지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죠.”_닥터 아이다 하수니(Dr. Aida Hassouni) /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팀 팀원
나바티예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팀이 실향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12월. ©MSF/Tracy Makhlouf
10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레바논 소재 여러 병원 및 의료시설에 10톤에 달하는 의료 물자를 미리 비치했다. 또한 공공보건부의 응급 대비 및 대응 계획에 따라 다른 보건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레바논 전역에 있는 병원 직원들에게 응급 외상 치료 및 대량 사상자 대응에 관한 교육을 제공했다. 약 3주 동안 9개 병원에서 100명 이상의 의료 인력이 해당 교육을 받았다.
▶레바논의 격화하는 무력 분쟁, 심화되는 인도적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