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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수단: 분쟁으로 과밀화된 피난민 캠프에서 계속되는 고난

2023.07.28

수단 내 분쟁 발발 이후, 대부분 여성과 아동으로 이루어진 140,000명 이상의 남수단인들이 카르툼(Khartoum)을 떠나 백나일주(White Nile state)로 피란했다. 이들은 이제 387,000여명이 머물고 있는 백나일주 피난민 캠프 10군데에 신규 유입되었는데, 현지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들 모두 식량, 거주시설, 의료서비스, 식수위생 지원이 절실하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활동하고 있는 몇몇 캠프에서는 매일 홍역이나 영양실조로 여겨지는 수십명의 신규 아동 환자가 발생,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코르 아왈(Khor Ajwal) 피난민 캠프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대기중인 환자들 ©Ahmad Mahmoud/MSF

매일 신규 유입되는 피란민이 늘어나면서 의료서비스, 식량, 거주시설 지원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_알리 모하메드 다우드(Ali Mohammed Dawoud)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활동 책임자

6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청나일주(Blue Nile state)를 떠나온 수단 출신 피란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코르 아왈을 비롯해 움 산구르(Um Sangour), 알 알라가야(Al Alagaya) 피난민 캠프에서 현지 보건부가 운영하는 진료소 세 곳을 지원하며 기초 의료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또한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알 카사파(Al Kashafa) 피난민 캠프 내 병원 입원 치료식 센터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해당 센터에는 50여명의 중증 급성 영양실조 아동 환자가 입원 중이며, 그 중 몇몇은 다른 피난민 캠프에서 이송되어 왔다.

백나일주 움 산구르에서 피란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Ahmad Mahmoud/MSF

움 산구르의 최대 수용 인원은 30,000명가량이지만, 현재 70,000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다. 과밀한 캠프 내 수요는 계속해서 치솟는다.

움 산구르 캠프 내 인구 중 특히 5세 미만의 아동 사이에서 가장 만연한 질병은 홍역, 폐렴, 영양실조입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사망자수가 많았습니다. 하루 평균 15-20건의 홍역 의심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첫 주에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중 대부분이 5세 미만 아동이었습니다. 우리는 아동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과 협력 중인 현지 보건부로부터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아 격리 센터를 설치했습니다. 현재 30명에서 40명에 이르는 홍역 의심 사례를 비롯해 하루 평균 300-350건에 달하는 진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만실을 가동해 하루 한 두건 정도의 분만을 지원하고 있으며, 임신부를 대상으로 20회에서 30회 정도의 산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아동 대상 30-40건의 정기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기도 합니다.”_알리 모하메드 다우드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활동 책임자

신생아와 움 산구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앞에서 대기중인 모녀 ©Ahmad Mahmoud/MSF

수주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 당국과 협력하여 수단 내에서 이용 가능한 홍역 백신을 동원해 백나일주 전역에서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지 활동 중인 인력에 현재 과부하가 걸린 상태이기 때문에, 의료 및 구호 활동 확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해외 전문가를 비롯해 대대적 인력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진행중인 분쟁으로 인해 수단에서는 질병 발생 진단 역량이 결여됐다. 수단 국경 너머 남수단 렝크(Renk), 말라칼(Malakal)에서는 분쟁으로 피란길에 오른 사람들 사이에서 홍역 발병이 확인되었다. 수단에서 남수단으로 국경을 넘어 이동한 사람들은 100,000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말라칼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 및 검사한 홍역 환자들 중 90퍼센트 이상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수단 내 정기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제 조카는 열과 설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구토도 하고요. 약을 처방받긴 했지만, 약국에서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었죠. 안타깝게도 이곳은 지금 심각한 약품난을 겪고 있습니다. 홍역이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어요. 열이 나면 매우 치명적이죠. 아침에 아프기 시작하면 그 날 저녁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_필립(Philip, 가명) / 누이 및 누이의 딸과 백나일주 소재 진료소로 찾아온 청년

우리 동네에 심한 폭격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와 제 가족 여덟 명은 두 달 전 카르툼에서 달아났죠. 하지만 여기서도 상황은 여전히 안 좋아요. 신규로 유입된 사람들은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거든요. 식량을 구하는 것도 힘들고요. 여태 받은 거라곤 플라스틱 시트뿐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식량과 임시 거처 설치에 필요한 공간과 물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주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많은 이들이 적절한 거처 없이 야외에서 지내고 있어요. 깨끗한 식수도 부족해 그때문에 병에 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을 마시면 설사를 하거나 구토에 시달리죠.”_하미다(Hamida, 가명) / 진료소에서 아픈 아이의 진료를 기다리고 있던 임신부

이미 시작된 장마철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콜레라 혹은 말라리아 같은 수인성 질병 확산이 야기될 수 있다.

과밀한 캠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원에 의존하는 것 말고는 자신과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이 중 몇몇은 분쟁 격화 이전부터 캠프에서 지냈던 피난민 혹은 친척들로부터 식량을 얻기도 한다.

신규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영양 지원 및 임시 거처, 식량, 깨끗한 식수, 위생시설, 홍역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접종 제공을 비롯, 다방면으로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지원 확대가 이루어지려면, 가장 먼저 이러한 위기 혹은 긴급대응 경험이 있는 인력이 증원되어야 하고, 외국에서 바로 백나일주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단거리 경로가 확보되어야 한다.

움 산구르 피난민 캠프에서 운영중인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Ahmad Mahmoud/MSF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수단 내 극심한 폭력 사태가 3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300만명 이상이 분쟁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살던 집을 떠나야 했다. 210만명 이상이 분쟁으로 인해 수단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피란민 중 대다수가 백나일주 혹은 서다르푸르(West Darfur), 나일강주(River Nile), 북부주(Northern)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