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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차단된 옴두르만 지역

2022.09.05

생후 10개월 된 아이와 4살 큰 아들을 키우는 아그네스(Agnes, 가명)는 며칠 전 수단 옴두르만(Omdurman)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았다.  

전 아들이 둘인데 둘 다 아파요. 10개월 된 아이는 호흡곤란과 고열에 시달리고 있고, 4살 된 아이는 식사를 일체 거부하고 있어요. 병원에 가거나 약을 살 돈이 없어서 민간요법으로 애들을 돌봐요. 작은 아이의 경우 열을 가라앉히고 호흡에 도움이 되게끔 알로에베라 잎으로 차를 끓여 먹이고 있어요.”_아그네스 / 두 아동 환자의 보호자   

최근 수단의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어 생필품을 사기 어려워졌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의 6월 발표에 따르면 수단의 식료품값은 올 초에 비해 57.8% 치솟았다.  

수단의 상황은 수십 년째 불안정했는데, 여기에 가뭄과 분쟁이 중첩되어 위기가 악화했다. 따라서 수단 국민뿐 아니라 인접국에서 유입된 난민까지 의료서비스 등 필수 서비스를 받기 위해 수도 카르툼(Khartoum)주 옴두르만 지역으로 이주했다.  

생후 3개월 된 암나(Amna) 가 니바샤(Nivasha) 진료소에서 정기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MSF 

이 진료소에 오려고 새벽 5시에 출발했어요. 약 네 시간 동안 걸어 오전 9시에 진료소에 도착했습니다. 진료소에 도착해 일단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큰아들부터 시급히 치료해 달라고 했어요.”_ 아그네스 / 두 아동 환자의 보호자   

치솟는 영양실조 환자에 더해 호흡기 감염, 급성 설사, 피부 및 눈 질환, 소외 열대 질병 등의 질병도 창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0년부터 카르툼주 옴두르만 인근에서 취약인구를 위한 일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니바샤(Nivasha)의 야외 난민 정착지, 니바샤 난민캠프, 블록 48(Block 48) 구역 및 하마쉬코레브(Hamashkoreb)에 이동진료소를 설치했다. 이동진료소에서는 15세 미만 아동에게 예방적 치료 및 근치적(curative) 치료, 예방접종, 여성을 위한 성·생식 보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옴두르만 지역 하마쉬코레브에서 뮤악(MUAC) 밴드로 아이의 영양실조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MSF 

 

한편 움바다(Umbada)의 경우 식수 위생 및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열악하다. 도로기반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교통 접근성이 제한됐으며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어 이미 의료시스템에서 배제된 이들이 더욱 철저히 고립되기 십상이다. 의료서비스 접근성 또한 차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가격이 높고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정치경제적 위기로 기존의 인도적 필요가 더욱 막대해졌습니다. 카르툼주의 의료적·인도적 공백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습니다.”_아츠히코 오치아이(Atsuhiko Ochiai) /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담당자가 니바샤 난민 주거지역에서 보건 증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MSF  

이곳에서는 의약품은커녕 식량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질 못해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_모하메드 압둘라(Mohammed Abdullah) / 옴두르만 니바샤 지역 주민  

설사 등 예방 가능한 질병이나 우기에 유행하는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있는 와중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를 위한 보건증진 활동을 전개하며, 특히 전염을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과 아동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활동에 집중했다.  

“이곳 주민들은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증진 교육 시간에 하는 질의 시간을 통해 다양한 보건 주제에 관해 알고 싶어 합니다. 저희도 적극적으로 올바른 보건 인식을 전파하고 질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_파티마 아즈 자하라 압둘라흐만(Fatima Az Zahara Abdulrahman) / 국경없는의사회 옴두르만 프로젝트 보건 증진 담당자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움바다 지역사회의 진료소에서 질병 예방 및 통제와 식수위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진료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영양실조 대응활동을 통합시키기 위한 노력을 개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78년부터 수단에서 활동하며 카르툼, 게다레프(Gedaref), 청나일(Blue Nile), 서다르푸르(West Darfur), 중앙 다르푸르(Central Darfur), 카살라(Kassala)주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시 다른 지역에서도 긴급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