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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수단: 다르푸르 임신부들이 처한 위험

2025.03.31

다르푸르(Darfur)에서 여전히 기능하는 의료시설이 소수만 남아있어 임산부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힘든 여정을 떠나야 한다. 불안정한 치안과 검문소, 감당할 수 없는 교통비용, 교통수단 부재 때문에 임산부들은 종일 걸어서 또는 당나귀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이로 인해 출산 합병증이나 유산을 겪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18개 중 10개 주에서 활동하며 다르푸르와 수단 전역에서 여성 건강이 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을 목격해 왔다.

서다르푸르(West Darfur)와 중앙 다르푸르(Central Darfur)에서는 도시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지역에 사는 다수의 여성들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집에서 출산한다. 의료시설 부족, 긴 이동 거리, 불안정한 치안, 교통비 때문에 여성들은 합병증 시작 후에야 병원에 찾아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모와 아기 모두의 생명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서다르푸르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를 찾아온 38세 임신부 할리마 이스하크 오스만은 5번째 아이를 임신중인데 태양빛 아래 한 시간 동안 당나귀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Belen Filgueira/MSF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다르푸르와 같은 분쟁 지역에서는 의료시설 중 70% 이상이 거의 기능하지 않거나  완전히 폐쇄되었고, 이로 인해 최근 가장 심각한 인도적 위기 속에서 수백만 명이 필수적인 치료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여성이 집에서 출산했는데, 태반을 제거할 수 없었고 출혈이 있어서 병원으로 급히 데려가야 했습니다. 가족들이 그녀를 직접 들어서 데려갔습니다. 하루 동안 걸어서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출혈로 이미 사망한 후였습니다.”_웬데마게건 테페라 벤티(Wendemagegn Tefera Benty) / 중앙 다르푸르 소재 잘링게이 병원(Zalingei Hospital)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의료 책임자

계속되는 수단 전쟁은 임산부와 태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조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주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식량과 깨끗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수의 임산부들이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다. 임산부의 영양실조는 태아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산 및 태아 영양실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생명 및 건강 보호를 위해 집중 관찰실에 입원하기도 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들을 위한 식량을 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임신했을 때 일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래서 아기가 약하게 태어났을 수도 있어요.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국경없는의사회가 도와줬어요.” _서다르푸르 소재 무르네이 병원(Murnei Hospital)에서 치료 중인 35세 임산부

2025년 1월 무르네이 병원에서 1개월령 아기와 집중치료실에 누워있는 20세 산모 파티마 압둘라 ©Belen Filgueira/MSF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잘링게이 병원은 약 5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2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병원으로, 해당 지역에 분만 치료를 제공하는 다른 의료시설은 없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잘링게이 병원 수술실에서 매달 40건 이상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아파프 오마르 야히야(Afaf Omar Yahya, 35세)는 출산을 앞두고 집에서 심한 복통을 겪었다. 다르푸르에는 교통수단이 부족해 그녀는 잘링게이 병원으로 가기 위해 당나귀를 타고 몇 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의사로부터 유산 소식을 들었고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잘링게이 병원 모성병동에서 회복 중이다.

아기를 잃은 것은 제가 겪은 가장 큰 슬픔이었어요.” _아파프 오마르 야히야

다르푸르 전역에서 여성들은 이러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치료하는 합병증 대부분은 집에서 출산한 이후 또는 임신 중 빈혈로 인해 발생한 경우입니다.” _버르지니 무카미자(Virginie Mukamiza) / 잘링게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조산 활동 책임자

임산부들은 산후 출혈이나 패혈증이 발생했을 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찾아온다.

다르푸르에 있는 의료시설 대부분은 이제 텅 빈 건물에 불과합니다. 직원도 없고, 의약품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쟁 전에는 주민들이 적어도 집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1차 의료센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멀리 떨어진 대형 병원에 의존해야 합니다.” _오사나투 센토 반구라(Osanatu Sento Bangura) /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서다르푸르 소재 무르네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조산 활동 책임자

이러한 사례 대부분은 1차 의료시설에서 산전 진료를 제공하고 적절한 전원 조치를 하면 예방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시설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턱없이 부족한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에서 출산한 지 12일 만에 사미라(Sameera)는 검진을 받기 위해 아기와 함께 서다르푸르의 외딴 지역 로말리아(Romalia)에 소재한 이동진료소를 찾아갔다. 도착했을 때 그녀는 고열이 있었고 팔에는 감염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출산한 이후로는 심한 복통을 앓았다. 남자 형제가 열을 내리게 하고자 놓아준 주사로 인해 팔을 다쳤다. 그녀는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고 아기를 제대로 안을 수도 없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진료소에서 여러 검사를 실시한 결과 환자 팔에서 감염이 발견되었고, 그녀는 즉시 상처 소독 및 붕대 치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에서 팔 감염 치료를 받는 사미라 ©Belen Filgueira/MSF 

전쟁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여성과 여아들을 영양실조 및 건강 악화, 모성 사망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트리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다르푸르에서 생명을 살리는 인도적 지원과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대폭 확대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전쟁 당사자들은 구호품이 필요한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방해받지 않는 접근을 허용하고 민간인이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인도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각 공여 주체들을 온전히 참여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