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북부에서 수만 명의 실향민들이 적절한 피난처와 필수 서비스, 의료서비스 접근성 없이 생활하고 있다. 2025년 1월 가자지구 휴전 이후 이스라엘은 점령지 서안지구에서 군사작전 ‘철벽(Iron Wall)’을 개시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이 강제로 집을 떠나고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인도적 대응이 확대돼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지원 받을 필요가 있다.
2025년 3월 촬영된 파괴된 제닌의 도로 ⓒOday Alshobaki/MSF
이 정도 규모의 강제 이주와 캠프 파괴는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스라엘군이 캠프 접근을 차단하고 집과 인프라를 파괴해서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캠프들은 폐허로 변하고 먼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행위를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인도적 대응은 확대되어야 합니다.” _브리스 드 르 빙네(Brice de le Vingne)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극심한 물리적 폭력을 더 많이 사용해 왔으며, 이러한 내용은 국경없는의사회 보고서 “폭력적 억압과 의료서비스 차단(Inflicting harm and denying care) ”(*관련글 읽어보기)에도 담겨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87명의 아동을 포함해 총 93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해당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스라엘이 의료 인력과 환자를 상대로 체계적 억압 패턴을 보이는 것을 목격하고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심각하게 저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 휴전 이후 이스라엘의 ‘철벽’ 작전으로 인해 서안지구 북부에 위치한 제닌(Jenin) 및 툴카렘(Tulkarem), 누르 샴(Nur Shams) 소재 주요 캠프 3곳이 40,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강제로 이주하면서 텅 비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하였다.
[이스라엘]군이 우리 집을 급습해서 대피하라고 명령했어요.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게 했어요. 심지어 체류등록증 도 못 챙겼어요. ‘여기서 나가’라는 경고 뿐이었어요. 실향은 고통이고 소리 없는 괴로움이에요. 모든 사람의 마음 속 깊은 아픔이죠. 사람들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눈물을 참아요.” _이삼(Issam) / 누르 샴 캠프를 강제로 떠나온 55세 국경없는의사회 환자
주민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하다. 다수의 환자들이 폭력적이고 예측 불가한 습격 및 실향으로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자기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있고, 목적의식을 잃는 등 막대한 상실감을 겪고 있습니다”_모함마드(Mohammad) /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교육자(30세)
드론이 집 위에서 날아다니고, 주민들은 나가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그들은 파괴하는 것을 항상 해왔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것을 처음이에요.”_압델, 제닌 캠프 거주자
제닌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 ⓒOday Alshobaki/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해당 캠프 3곳에서 지원을 제공해 왔지만, 최근 치안 위험과 인구 이동으로 인해 활동을 조정해야 했다. 현재는 툴카렘과 제닌에서 매일 이동진료소를 운영하며 실향민들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의약품 접근성 부족으로 악화한 당뇨 및 고혈압, 호흡기 감염, 골근육 질환 등 만성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며, 자원이나 소지품 없이 집을 강제로 떠나온 실향민들에게 위생키트와 식량 꾸러미를 배급하고 있다. 또한 제닌의 주요 병원인 칼릴 술레이만(Khalil Suleiman) 병원에는 물을 공급하는 등 이스라엘 군사작전 피해로 자주 발생하는 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국제적 대응 수준이 불충분한 가운데 대규모 실향이 일어나고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막대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서안지구에서 지원 수요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