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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사상 최악의 인도적 비상사태와 코로나19의 위험

2020.03.27

부르키나파소 티타오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아동을 치료하고 있다. ©Noelie Sawadogo/MSF

서아프리카 북쪽에 위치한 내륙 국가 부르키나파소에서 최근 활동한 이사벨 드푸르니(Isabelle Defourny)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국가 내 분쟁 피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긴급한 인도적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1. 부르키나파소의 인도적 위기와 폭력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부르키나파소는 2015년 처음 지하드 단체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지난 2년간 안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며 국가 전체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북부, 중북부 지역과 사헬(Sahel) 지역에는 하루도 폭력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무장단체와 국군 및 연합군 간의 전투가 오가는 데 더해 민간인까지 약탈, 암살, 학살 등 폭력의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북부 지역 야텡가(Yatenga)주의 마을 세 곳이 지난 3월 8일 공격을 당했으며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43명이 사망했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풀라니(Fulani) 주민이었는데, 이들은 주로 다른 지역 주민들로부터 배척과 공격을 받으며 다른 지역사회로 흡수되도록 압력을 받거나 지하드 조직과 공모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와이구야(Ouahigouya) 병원에서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난 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치료했습니다. 의료 지원을 제공하며 야텡가주의 도시로 피신한 수 천명에게 식수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폭력의 영향으로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이 급증함에 따라 부르키나파소 전역의 다른 지역사회에까지 공격의 범위가 넓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8년 말에는 약 4만 8천 명이 실향민 신세가 되었습니다. 2019년 말 56만 명이었던 국내실향민 수는 현재 더 늘어나 78만 명에 이릅니다. 일부 전망에 따르면 향후 몇 달 이내 그 수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2.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해 다른 단체들이 제공하는 지원은 현 상황에서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데 충분한가요? 이러한 환경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위기가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많은 현장 구호 단체의 활동이 제한되었기에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실향민 인구가 대거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인프라 부족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타오(Titao)에서는 식수 조차 구할 수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팀은 2019년 11월부터 우물을 파고 식수를 수송해 지역주민 1만명과 실향민 2만명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1인당 5리터’ 제공 기준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티타오와 위인디기(Ouindigui)에 생활 필수품 키트 3,600개를 보급했습니다. 정부와 세계식량기구(WFP)는 부르키나파소에 식량 보급을 시작했으나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전해진 상태이며 영양 실조를 예방할 수 있는 식량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부르키나파소의 의료 시스템은 실제로 무너지고 있으며 사헬, 중북부 및 북부 지역의 의료 시설은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바르살로고(Barsalogho), 지보(Djibo), 와이구야(Ouahigouya), 티타오(Titao), 위인디기 (Ouindigui) 등에서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나 안전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규모 팀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지만, 이동이 제한되어 한 지역에 발이 묶여 있는 팀도 있습니다.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도 있는데 부클드무운(Boucle de Mouhoun)의 경우 드도고우(Dedougou)와 보로모(Boromo) 구에서 아동 12만 명을 대상으로 한 홍역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든 상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주민 대부분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극심한 군사 활동이 이뤄지는 지역의 경우에는 접근이 어렵습니다. 지역 내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말리 국경 인근에 위치한 티타오 북쪽의 솔레(Sole)와 반(Bahn)이 이러한 상황입니다. 

 

티타오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트럭으로 식수를 저수조에 공급하고 있다. ⓒNoelie Sawadogo/MSF

3. 인도적 상황이 이미 심각하지만, 6월 계절성 말라리아 확산과 곤궁기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극적 시나리오가 예상되지만, 이것도 예방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상황을 막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물론 부르키나파소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주민들에게 더욱 밀접하게 접근하는 등 더 많은 지역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확보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마을, 도시, 난민 캠프에 있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안전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지만 인도적 지원은 아직 가능합니다. 

매년 6월에서 10월 사이는 사헬 지역의 아동에게 특히 중요한 시기지만 원래 부르키나파소에서 말라리아 대확산 예방을 위해 시행해 온 ‘의약품 보급 캠페인(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적 예방)’은 올해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78만 명의 실향민들은 땅, 가축, 재산 등 모든 것을 두고 강제로 집을 떠나왔기 때문에 대부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고 곤궁기를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역의 농업과 상업에 미친 분쟁의 피해는 매우 심각합니다. 실향민이 유입된 지역사회 또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긴급 구호활동을 통해 6월부터 시작될 사망률 급증을 막을 수 있는 몇 달 정도의 시간이 아직 있습니다. 긴급 구호활동에는 충분한 식수 공급과 식량 및 영양제 보급, 의료 지원 제공을 포함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비롯한 구호활동이 신속히 확대되어야 합니다. 

 

4. 최근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 국가에서 최초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3월 19일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Ouagadougou)에서 최초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프랑스에서 감염된 사례였으며, 이후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해 3월 18일 기준 최소 27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전례 없는 인도적 위기에 처해있고 이로 인해 의료 체계가 취약해진 부르키나파소에서 이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부르키나파소 당국과 연락해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확진자 파악 및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염병 상황에서는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 인력들을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필요 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행 제한 조치를 비롯해 이동을 금지하는 여러 정책은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부르키나파소에 향후 인도적 구호활동을 대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이 많은 직원들을 배치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