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역학자 미첼 반 허프, 사진은 2014년 기니 에볼라 발생 직후 기니 지역주민들에게 에볼라 전염을 막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Joffrey Monnier/MSF
2015년 12월부터 갑자기 황열이 일어나 앙골라를 휩쓸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아시아에도 황열이 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백신 재고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 특히 어려운 문제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역학자 미첼 반 허프(Michel Van Herp)가 현재 상황을 전해 주었다.
Q. 황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황열은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출혈성(내출혈) 열병으로,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은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짧은 잠복기를 거치고 나서, 사람에 따라 유행성 감기나 말라리아 같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후로 감염자의 80%는 더 이상의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황열 2기에 접어들면 간이 영향을 받아 황달이 나타납니다. 다른 장기들이 영향을 받는 경우, 이 시기에 출혈도 나타납니다. 황열 2기에서의 사망률은 25%~30%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의료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병에 대항할 만한 수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황열은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이후 연구를 통해 매우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게 됐죠. 이에 따라 체계적인 예방접종 캠페인이 실시되었고, 덕분에 병의 확산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말에 접어들자,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체계적인 황열 예방접종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이에 따라 또 다시 황열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2000년도 기니에서처럼 말이죠. 시장에 백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제조율그룹'(ICG)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로써 연간 6백만 복용 분의 백신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황열 확산에 대응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황열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없습니다. 치료라고 해도 증상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증상을 공격함으로써 환자가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거죠. 황열 2기 동안, 바이러스도 사라지도 환자가 더 이상 병을 옮기지 않는 이 시기에는 간에 괴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올해 초 앙골라에서 일어난 황열 유행은 어떤 점에서 이례적인가요?
근래에 황열 확산은 주로 삼림 지역이나 상수도를 둘러싼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앙골라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수도 루안다에서 황열이 나타났는데, 루안다는 지난 수십 년간 황열 피해도 없었고,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도 없었습니다. 아마 숲지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루안다까지 병을 가지고 왔거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의 알을 누군가 우연히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후 이 병은 매우 북적거리는 시장에 퍼졌습니다. 시내 전역에서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오는데, 그렇게 바이러스가 퍼져 나갔죠. 이 사실이 밝혀지고 대응 장치가 마련될 즈음, 벌써 여러 사람에게서 황열 감염이 나타났고 감염 모기 수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더니 바이러스는 다른 여러 지역까지 퍼졌고, 여행자들을 통해 중국, 케냐와 같은 나라에도 퍼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콩고민주공화국까지 퍼지게 되었습니다.
Q. 앙골라 밖으로 황열이 확산될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요?
"폭발적인 황열 확산은 부주의와 무관심 뒤에 따르는 것입니다.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철저한 감시 속에 감염자가 나타날 때마다 즉각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러한 위험은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역학자 미첼 반 허프(Michel Van Herp)
그것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요인이 연관돼 있거든요. ‘여행자가 현재 전염기인가?’, ‘그 지역에 모기가 있는가?’ 등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에서는 황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행자가 겨울에 도착했습니다. 모기가 없을 때였죠. 세 번째 요인으로, 그 사람을 물었던 모기도 병에 걸렸을 텐데, 이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의 알을 통해 병이 전염되는 것도 확실히 알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유행하기 전까지 황열 바이러스는 서서히 일어납니다.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게으른 종이라서 그렇게 먼 거리를 움직이지 않거든요. 따라서, 한 나라 안에서 병이 퍼지는 것은 사람들의 이동에 원인이 있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감염이 늘어날 때,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현재 콩고에서 대상 목표를 정해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하고 모기나 유충 같은 매개체를 통제하는 활동을 결합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단 확진 환자가 나오면 피해자가 속한 지역을 잘 살피고,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반경 150미터 내에서 매개체 통제 활동을 실시할 수 있도록 팀들을 보내야 합니다.
Q. 과거 황열 피해는 없었지만 이집트숲모기가 존재하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나 아시아에서도 대규모 발병이 나타날 위험이 있나요?
어떤 경우에든 그러한 위험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모든 결함과 장애를 찾아내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백신 생산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황열 백신은 대체로 대규모 제조가 필요치 않습니다. 제조 자체도 까다롭죠. 보유해 둔 백신 재고량 600만 복용 분은 앙골라에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시장에 남아 있던 백신을 구해 재고량을 채워 넣었습니다. 기증받은 것도 있고, 더 광범위한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사용하려던 백신을 끌어온 것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백신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 유형의 백신을 놓고 연구를 해 봤더니, 1회 복용 분을 다섯 등분하더라도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폭발적인 황열 확산은 부주의와 무관심 뒤에 따르는 것입니다.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철저한 감시 속에 감염자가 나타날 때마다 즉각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러한 위험은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