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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아자즈에 갇힌 10만 명의 사람들… 터키·EU는 국경 열어야

2016.06.03

이슬람국가(IS)와의 교전선과 터키 국경 사이에 위치한 아자즈(Azaz) 지역. 현재 이 곳에 갇힌 사람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오늘 국경없는의사회는, 터키는 이들이 터키로 무사히 피신할 수 있도록 승인해야 하며, 유럽 역시 도덕적·법적 의무를 지켜, 분쟁을 피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망명을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단 몇 킬로미터 밖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어, 사람들은 언제라도 전투에 휘말려 IS의 통제 아래 들어갈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있다.

아자즈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알 살라마(Al Salamah) 병원에서 활동하는 간호 감독 야흐자 자라드(Yahia Jarrad)는 “우리는 현재 상황에 대처하면서 우리가 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립된 땅에 갇혀 어디로도 갈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수천 명이 마레아(Mare’a) 시에서 IS에 둘러싸인 상태다.

지난주 금요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알 살라마 병원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병원 문을 닫아야 했다. 교전선이 너무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환자들을 안정시켜 다른 시설로 이송하고 있으며,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갇혀 있는 민간인들은 겨우 25 km2 안에 몰려 있다. 한쪽으로는 채 5km가 되지 않는 곳에 IS가 있는 위태로운 교전선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쿠르드 통제지역 아프린(Afrin) 지구와 터키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터키는 의료 긴급상황을 제외하고 국경을 닫아둔 상태다. 국경없는의사회 중동 운영 매니저 파블로 마르코(Pablo Marco)는 “군사 작전을 피해 수도 없이 피난을 떠난 지금, 더 이상 사람들이 도망칠 장소도 없습니다.”라며 “이 가족들과 아동들, 노인들 중에는 시리아에 남아 있고 싶어서 지금까지 머문 경우도 있고, 떠날 방편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시리아에 머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지금, 세계는 이들의 떠날 권리를 존중해 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금요일,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선이 너무 가까이 다가와 알 살라마 병원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병원 문을 닫아야만 했다. ⓒMSF

시리아 난민들이 들어올 문을 닫겠다는 유럽연합(EU)의 당혹스러운 결정은, 도와야 할 책임을 방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새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터키의 의지도 떨어뜨리고 있다. 마르코 매니저는 “EU는 어떻게 하면 난민들이 유럽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지에 골몰하는 대신, 터키와 협력하여 유럽으로 오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망명 승인 절차의 속도를 높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아자즈에 갇혀 있는 시리아인들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마르코 매니저는 또한 “터키 정부와 터키 사람들은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자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3백만 명에 가까운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으니까요.”라며 “하지만, 지금 아자즈 사람들이 기댈 곳은 터키뿐입니다. 터키가 다시 한번 관용을 발휘해, 아자즈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국경을 열어줄 것을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최근 한 달 이상 절박한 상황에 몰린 아자즈 사람들을 지원해 왔다. 그들은 시장과 병원이 폭격을 맞고, 전투를 피해 마을 사람 전체가 피신하는 것을 목격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대부분도 수많은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룬 여러 난민캠프에서 수만 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거나, 기본적인 서비스가 없는 비공식 거주지로 피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