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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황열 백신 투여량 1/5 접종으로 더 많은 생명 살릴 수 있어” 연구 결과 발표

2021.01.13

201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대규모 황열병 유행이 발생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한 예방접종 캠페인에서 백신을 접종 받고 있는 여성. © Dieter Telemans

의학 전문지 랜셋(The Lancet)에 발표된 국경없는의사회 연구기관 에피센터(Epicentre)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황열병 백신을 기존 투여량의 일부만 접종하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으며, 응급 상황에서 더 많은 인구를 예방접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한 사람에게 표준 황열 백신 투여량의 5분의 1을 접종하는 것이 동일하게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임상 결과는 각국 정부와 국제단체가 백신이 부족한 시기에 황열 유행에 대응하는 것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 참고: 랜셋 기사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2520-4/fulltext

 

"대규모 황열 유행이 발생한 경우 각국과 국경없는의사회는 백신 접근이 긴급히 필요합니다. 예방접종은 질병 예방에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제는 치료제공자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승인을 받은 황열 백신을 기준보다 적은 양을 투여하는 것으로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_미리암 헨켄스(Myriam Henkens)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의료 코디네이터

에피센터의 연구는 케냐 의학연구소(Kenya Medical Research Institute), 다카르 파스퇴르 연구소(Institut Pasteur de Dakar), 세계보건기구와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으며, 우간다 음바라라(Mbarara)와 케냐 킬리피(Kilifi)에서 2017년 11월 6일부터 2018년 2월 21일 사이 시행된 무작위 이중맹(double-blind) 시험을 통해 진행됐다. 이 기간에 18세에서 59세 사이 성인 960명에게 황열 백신의 5분의 1 또는 표준 투여량을 투여했다. 투여량의 5분의 1을 접종한 그룹은 표준 투여량을 접종한 그룹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으로 간주되는 면역 반응을 보였다. 이것은 향후 투여량에 대한 정책 반영에 중요한 진전이다. 이러한 결과는 “유행 동안 백신이 부족한 경우 황열병 백신 투여량의 일부를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재 세계보건기구의 정책을 “모든 사전 승인을 받은 백신”의 범위로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세계보건기구의 사전 승인을 받은 네 종류의 황열병 백신을 같은 연구에서 평가한 첫 사례다. 이번 연구는 세계보건기구 승인을 받은 유일한 백신 네 종*을 사용했다. 각 백신은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로부터 파생됐다. 
※ 17DD (바이오망긴요스/피오크루즈, 브라질), 17D-213 (추마코프 급성 회백수염 및 바이러스뇌염 연구소 국영 기업, 러시아), 17D-204 (다카르 파스퇴르 연구소, 세네갈), 17D-204 (사노피 파스퇴르, 프랑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각 제품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여러 다른 제조사가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전 세계 의학 연구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진정으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효과적이고 안전한 의약품과 백신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그에 따른 제품이나 권고사항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입니다."_레베카 그래이스(Rebecca Grais) / 국경없는의사회 에피센터 연구 책임자

황열은 모기에 의한 급성 바이러스 출혈열로 대부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며, 연간 3만 명이 황열로 사망한다. 황열은 최근 중남미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소수의 감염자에게는 더 극심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내부 출혈과 간 및 신장에 심각한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 단계의 환자 중 약 절반이 며칠 안에 사망한다.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의 키키미(Kikimi) 보건 구역의 한 학교 앞에서 주민들이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선 모습. 국경없는의사회는 황열병 유행이 발생한 이후 킨샤사에서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Dieter Telemans

황열은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백신을 한 번 접종하는 것으로 평생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백신을 생산하는 데 약 12개월이 소요되고 매년 황열 유행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양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백신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생산 역량이 황열이 유행하는 동안의 전 세계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황열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국경없는의사회와 각국의 의료제공자는 백신이 가장 필요할 때조차 이를 구하기가 어렵다. 

황열은 아프리카 34개국의 풍토병(endemic)이다. 2000년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 기니, 수단, 시에라리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등에서 황열 유행에 대응해왔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2015년과 2016년, 30년 만의 국가 최대 규모 황열병 유행에도 대응했다.

2016년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황열 유행을 통해 백신 공급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두 국가의 황열 유행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백신 양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정기적인 예방접종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질병에 걸린 환자에 대한 의료 서비스가 제한적인 저자원 지역에서는 예방접종과 같은 예방조치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10억 명 이상의 인구가 황열이 흔히 발생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전 세계 활동 현장에서 목격했듯이, 황열은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입니다. 특히 황열이 급속히 확산되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심각한 인도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도시에서 그 위험이 매우 큽니다.

 

전 세계가 너무나 많은 다양한 보건 위기와 싸우고 있는 현재, 이와 같은 연구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_이사벨 드푸르니(Isabelle Defourny) / 국경없는의사회 운영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