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그리스 내 여러 난민 캠프와 정착촌에서 4,600명이 넘는 15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MSF/Sophia Apostolia
국경없는의사회는 취약한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과 비정부 단체들이 지불해야 하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비난했다.
지난 몇 주간,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 곳곳의 여러 난민캠프와 정착촌에서 생후 6개월~15세 사이의 난민 아동 5000여 명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난민 아동들에게 제공한 예방접종은 폐렴을 비롯한 10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전히 폐렴은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의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상황에서 각국 정부와 인도주의 단체들이 지불해야 하는 폐렴구균 백신(pneumonia vaccine, PCV) 가격을 인하해 줄 것을 화이자(Pfizer),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촉구했다.
폐렴 백신 1회 복용분을 구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지 약국에서 지불한 가격은 60유로(미화 약 68.10달러)였다. 이는 백신 1회 복용분에 대한 전 세계 최저가(약 2.80유로/미화 약 3.10달러)에 비하면 20배나 높은 가격이다.
몹시 취약한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인도주의 단체들은 최저가의 백신을 구하지 못한다. 현재 전 세계 최저가의 폐렴 백신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만 찾을 수 있다. 아동1명이 폐렴을 완전히 예방하려면 폐렴 백신 3회 복용분이 필요하다.
예방접종 캠페인 기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가 아동들에게 제공한 또 다른 백신은 여섯 가지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이 또한 1회 복용당 65유로 안팎에 달할 정도로 값이 비싸다. 그리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운영지원부 디렉터 아포스톨로스 베이지스(Apostolos Veizis) 박사는 “각국 정부와 인도주의 단체들에게는 우리 시대 최악의 위기 중 하나를 견뎌 내는 아동들을 보호할 도구가 필요합니다.”라며 “화이지와 GSK는 반드시 폐렴 백신 가격을 인하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베이지스 박사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보건 시스템이 붕괴된 가운데, 캠프나 야외에 살고 있는 아동 대부분은 고국에서 혹은 옮겨 다니는 동안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습니다. 혹독한 여건 속에 살아가는 이 아동들이 생존을 위해 탈출한 대가로 건강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비용이 얼마가 든다고 해도 우리는 폐렴을 포함한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이 아동들을 보호해야만 합니다.”라고 말했다.
위기의 피해를 본 아동들을 폐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더 저렴한 폐렴 백신을 얻고자 6년 넘게 화이자, GSK와 협상을 시도해 왔다. 현재 폐렴 백신을 생산하는 회사는 이 두 곳뿐이다. 그러나 아직도 두 회사 모두 백신 가격 인하를 거부하고 있으며, 위기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170개국 41만6000여 명의 명단을 화이자, GSK에 전달했다. 이들은 위기의 피해자들이 있는 곳, 그리고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아동 1명당(총 3회 복용) 폐렴구균 백신 가격을 미화 5달러까지 낮춰 줄 것을 화이자, GKS에 요청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사람들이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그리스 예방접종 활동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지대에 자리한 이도메니에서 3000명의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했고, 이후 그리스 중부 아티카(Attica) 지역의 여러 캠프와 사모스 섬, 아테네에서도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협력하는 가운데 에피루스(Epirus) 캠프들과 레스보스 섬에서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