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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그들은 알몸으로 집에서 탈출해야 했습니다”

2016.07.15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루벤 포티에(Ruben Pottier)의 현장 증언

국경없는의사회는 어제 남수단 수도 주바의 성 테레사 교회에 머물고 있는 115명의 사람을 치료했다. 이 중 82명은 아동이었고, 2명은 총상을 입은 환자였다.

5일간 (주바에서) 교전이 일어난 뒤, 오늘로 이틀째 상황이 좀 차분해졌습니다. 더 이상 총소리는 들리지 않죠. 정전 상태가 잘 지켜지고 있어서 무력 단체들이 서로 싸우는 일은 없지만, 여전히 수많은 총격과 약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난 수많은 환자들과 남수단 현지인 직원들에 따르면, 시내에서도 특히 한 지역은 여전히 치안이 몹시 불안하다고 합니다.집에서 탈출해야 했던 사람들은 너무 두려워 지금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들은 약탈당했고, 사람들은 가진 것을 모두 잃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결국 마주한 것은 모든 것이 사라진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성 테레사 성당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성당은 주바 남쪽에 있는 곳으로, 우리는 그곳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은 식량, 거처, 물과 위생시설, 기본적인 의료 지원입니다.

어제는 150회의 진료를 실시했고, 오늘은 377회의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아동들을 대상으로 영양실조 검사를 실시해, 중증 혹은 급성 영양실조 상태인 아동들에게 치료식을 제공했습니다. 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끔찍합니다. 무장한 남성들이 집에 쳐들어와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폭력을 피해 달아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습니다. 오늘 저는 여덟 살인 남자 아이를 만났는데요. 엄마, 아빠가 모두 총에 맞아 지금 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태입니다. 열두 살인 여자 아이도 만났습니다. 세 살배기 여동생을 안고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부모님을 모두 잃었다고 말하더군요. 이동 진료소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 따르면, 아무 가족도 없이 진료소를 찾아온 아동이 최소 3명은 있었고 다들 엄마, 아빠가 총에 맞았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격 사이에 갇혀 총상을 입었습니다. 교전을 피해 혼란 속에 달아나다가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울타리를 넘어가면서 철조망을 붙잡는 바람에 손가락 여기저기를 베었습니다. 그 밖에 머리, 팔, 다리에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환자 두 분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평상복을 입은 무장 남성 2명이 집에 들어오더니 아이들도 데려가고, 옷가지를 포함해 모든 것들을 빼앗아 갔다고 합니다. 그들은 알몸으로 집에서 탈출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이웃에 있던 사람들이 준 옷을 받았는데, 지금 그들이 가진 거라곤 그 옷이 전부입니다.

우리가 들은 이야기들은 정말 끔찍합니다. 교전이 멈춘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너무 충격적인 일입니다. 실제로 총성, 폭격, 거리에서 사람들이 달아나는 소리를 다 들었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하는 남수단 현지인 직원 다수를 포함해, 실제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긴장되고 충격적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