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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유럽연합의 이주 정책으로 고통받는 난민과 이주민, 망명 신청자

2021.06.15

바티(Vathy) 난민 캠프 내 임시 거처에 거주하고 있는 카메룬 출신 35세 남성 이보(Ebo). “이곳에 오기 전에는 제 스스로에 대해 최소한의 인권은 존중된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의 열악한 환경은 자신에 대한 존중을 잃게 합니다. 망명 신청 절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인종 차별을 겪기도 합니다. 대체 왜 이곳에 왔을까 자신에게 묻곤 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vgenia Chorou/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망명신청자와 난민, 기타 이주민의 건강과 안위를 위협하는 이주에 대한 접근방식을 전면 수정하고 기존의 난민 구금 및 억제 정책 강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5년 이상의 시간 동안 유럽연합의 정책으로 인해 그리스 군도에 난민 및 이주민, 망명 신청자가 발이 묶인 채 더딘 망명 신청 절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전례 없는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고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연히 발생한 위기가 아닙니다. 유럽연합의 이주 정책은 단지 망명 신청을 처리하는 수단이 아닌 유럽에서 안전한 거처를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방해하는 정책입니다.”  

 

리엠 무사(Reem Mussa) / 국경없는의사회 이주 관련 인도적 지원 자문 

국경없는의사회가 발행한 유럽 국경에서의 인도적 위기를 다룬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이주 정책은 그리스 군도에 발이 묶인 이들의 건강과 안위,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폭력과 역경을 겪고 이곳으로 피해 온 사람들은 또다시 매우 열악한 환경에 갇혀 있다. 자신의 법적 지위에 대한 정보는 제한되어 있으며, 까다로운 국경 절차(사전 스크리닝, 난민 절차 및 즉각 송환 절차 등)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망명 시스템은 고통을 배가하고 나아가 생명을 위협하며, 망명권을 짓밟는 정책이다. 

 

그리스 사모스 섬에 위치한 난민 수용 및 신원 확인 센터 인근지역의 임시 거처. 이곳의 정원은 648명이지만 현재 약 2,000명의 망명신청자와 난민이 센터 내부나 주변을 따라 거주하고 있다. ©Evgenia Chorou/MSF 

2019-2020년, 국경없는의사회는 키오스(Chios), 레스보스(Lesvos) 및 사모스(Samos)에 위치한 정신건강 진료소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및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건강 관련 증상을 보이는 1,369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환자 중 180명 이상이 자해를 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었다. 그 중 3분의 2가 아동이었으며, 가장 어린 환자는 6세 아동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은 자신의 안위와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지속적인 공포를 경험한다고 전했다. 생활 여건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행정 절차와 망명 신청 처리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폭력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가족은 흩어지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도 못할뿐더러, 계속해서 강제 추방의 공포에 시달린다. 

지난 몇 년 간 그리스 군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 필수품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비정부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의료 서비스와 식수 등 필수적인 기본 서비스를 지원해왔다. 2019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사모스 섬 바티(Vathy) 난민 캠프에 4,300만 리터 이상의 식수를 지원했다. 

 

사모스 섬에 있는 난민 수용 및 신원 확인 센터의 임시 거처. 쥐가 돌아다니는 쓰레기 더미 사이 참혹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남성, 여성 및 아동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 거처가 부족하다. ©Evgenia Chorou/MSF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과 그리스 정부는 이미 폐해가 큰 이주 정책을 표준화하고 강화하는 데 수백만 유로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요르고스 카라지아니스(Iorgos Karagiannis) /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Moria) 난민 캠프는 적절히 기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명에 위협이 될 만큼 열악했는데, 새로운 사모스 섬의 난민 캠프는 이를 바탕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감옥과도 같은 이 신설 캠프는 섬의 외딴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사람들을 화물 컨테이너에 머물게 하며 철조망이 둘러싸여 모든 출입이 통제됩니다. 이것은 결코 생활 여건이 개선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난민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고, 난민 위기를 더욱 심화하며, 그리스 섬에 발이 묶인 이들의 고통을 외부로부터 숨기는 처사입니다.” 

 

요르고스 카라지아니스 /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유럽연합과 그리스 정부는 그리스 군도의 외곽 지역에 ‘다목적 난민 수용 및 신원 확인 센터(MPRICs)’를 신설할 계획인데, 이것은 인도적 위기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사모스 섬에 이 센터가 설치되고 있으며, 2021년 6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모스 섬 바티 시(市)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신설된 난민 수용 센터. 외딴 곳에 위치한 이곳은 약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그리스 이민부 장관에 따르면 총 수용 인원 3,000명 중 2,100명이 “통제 하에 출입”할 수 있고 나머지 900명은 터키로 추방되기 전 구금되어 있는 상태다. 바티 캠프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이곳을 지붕이 없는 감옥이라 부른다. ©Dora Vangi 

“연민과 상식의 눈으로 이 일을 바라보기에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은 난민 억제 정책을 철회하고 유럽에 도착하는 난민들을 위한 긴급 지원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난민 보호와 재배치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여 난민이 유럽 전역의 지역사회에 안전하게 수용 및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리엠 무사 / 국경없는의사회 이주 관련 인도적 지원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