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3월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 회견 열어 국경없는의사회의 에볼라 대응 활동에 대해 설명
- 에볼라 대응을 위한 보건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 에볼라 치료에 대한 선택권은 환자와 가족에게 맡겨야
조앤 리우 (Joanne Liu)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이 3월 7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스위스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없는의사회의 에볼라 대응 현황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Laurence Hoenig/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국경없는의사회의 에볼라 대응 활동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 (민주콩고)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에볼라 사태가 발생한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에볼라 대응 활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이 커져가는 가운데 에볼라 확대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에만 에볼라 신규 감염 환자의 40% 이상이 사망했다. 에볼라의 진원지인 카트와 (Katwa)와 부템보 (Butembo) 지역에서는 지난 3주간 에볼라 환자들 중 43%가 여전히 감염된 상태였으며, 이들로 인한 추가 감염 환자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현 상황은 극심한 대비를 이룹니다. 한쪽에서는 빠르고 전면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기에 치료소를 찾아온 환자들은 백신이나 치료제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많은 지역에서는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에볼라 대응 활동에 대한 신뢰가 없어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_ 조앤 리우 (Joanne Liu)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국경없는의사회는 민주콩고 북부 키부(North Kivu)에 위치한 카트와와 부템보에서 에볼라 대응을 진행했으나 치료소 두 곳이 차례로 피습된 이후 지난 주 대응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소를 공격한 이들의 동기나 신원은 파악할 수 없으나 현지에서 에볼라 대응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월에만 에볼라 대응 현장에서 치안을 위협하는 수 십 건의 사건이 일어났다. 각 사안의 원인은 모두 다르지만 에볼라 대응 활동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러한 긴장 상황 뒤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다. 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의료에 대한 니즈가 크지만 세계의 관심 밖에서 멀어진 지역에서 막대한 자금이 에볼라 대응만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에볼라 창궐로 인해 선거 일정이 공식 연기되면서 에볼라가 선거에 훼방을 놓으려는 정치적 책략이 아니냐는 의심이 커져갔다.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이 민주콩고의 부템보 지역에 위치한 에볼라 치료 센터를 방문해 현지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 Alexander Wade/MSF
군대와 경찰을 투입해 에볼라 대응을 위한 보건 정책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지역사회를 더 고립시키는 것이며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안전한 장례 의식, 연락처 추적 및 치료소 입원 등을 강압적으로 시행해 오히려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결국 에볼라 감염을 숨기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에볼라 대응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에볼라 치료와 관련한 선택권은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에볼라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백신이 필요하다. 지역 사회에서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다른 보건 관련 니즈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자 추적 및 치료, 안전한 장례 의식, 바이러스로부터의 주거지 보호 시행은 강압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에볼라는 공포감을 자아내고, 환자, 가족,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까지도 격리해야 하는 끔찍한 병입니다.” _ 조앤 리우 (Joanne Liu)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참고 사항]
세계보건기구 (WHO)의 9주차 보고서에 따르면 7개월전 북부 키부와 이투리 지역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 907건 중 확진 환자는 841명, 추정 환자는 66명이며 지금까지 총 569명이 사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카트와와 부템보 지역에서의 에볼라 대응 활동은 중단했으나, 북부 키부의 카이나 (Kayna)와 루베루 (Lubéru) 지역에서는 에볼라 대응 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이투리 주의 브와나수라 (Bwanasura)와 부니아 (Bunia)에 위치한 두 곳의 에볼라 환자 이송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편, 고마 (Goma) 시에서는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의심 한자들을 격리하기 위한 충분한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응급 활동을 지원해왔다.
콩고에서 활동하던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 활동가 세 명이 2013년 7월 11일 카만고 (Kamango), 북부 키부 지역에서 납치된 이후 거의 6년이 지난 현재도 실종 상태이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활동가들의 수색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