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의 부재가 끝났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서아프리카 국가 베냉으로 돌아와 지난 일 년 사이 신규 프로젝트 2개를 개시했다. 하나는 남서부 지역 모성 및 아동 의료 서비스 강화 프로젝트이고, 다른 하나는 북부 지역 말라리아 환자와 최근 발생한 폭력사태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쿠포 주에 소재한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소 진료실 모습. 2023년 2월 9일. ©Yves-Constant Tamomo
베냉 남서부 쿠포(Couffo)주는 원래 모성 및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베냉 안에서도 해당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높은 출산 전중후 임신부 및 신생아 사망률을 가진 이 지역내 4개 보건소와 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베냉은 정상 출생아 100,000명당 397건의 모성 사망을 기록했다. 전세계 평균 해당 사망 건수가 223건이라는 점, 그리고 유럽에서는 이 숫자가 100,000명 신생아당 8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베냉에서는 영아 사망률도 비슷하게 높은 편이다. 분만 1,000건당 30건의 영아 사망률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세계 평균이 분만 1,000건 당 사망 18건이라는 점과 비교했을 때 이 또한 매우 높은 수치다.
국경없는의사회 환자 다수가 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다. 23세 여성 케미(Kèmy)는 이미 두 명의 아이를 잃었다.
저는 아이가 셋 있었는데, 그 중 둘은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어요. 첫째는 전통 치료요법을 받던 집에서 18개월차에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했습니다. 둘째는 임신 6개월차에 사산했고요. 셋째는 집에서 전통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출산했습니다.”_케미
쿠포 주에 거주하는 주민 38%만이 해당 지역 내 보건소에서 일반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해당 지역에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도 일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전통 요법을 신뢰하고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여성 대부분이 집에서 출산하는 것을 택하는데 이는 출산 합병증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쿠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모성 및 신생아 생존율 증가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임산부 및 신생아 대상 산전후 치료와 안전한 출산을 지원하고 있다.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지원도 곧 제공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부인과 의사가 제왕절개술을 집도하고 있다. 2023년 2월 8일. ©Yves-Constant Tamomo
미레유(Mireille)는 임신 및 출산 기간 꾸준히 의료 지원을 받은 산모 중 한 명이다.
임신하자마자 바로 보건소에 갔어요. 제 마을에 있던 의료보건 인력이 임신 초기부터 출산할 때까지 저를 돌봐 주었죠. 분만 중 합병증이 생기긴 했지만, 잘 돌봐 주신 덕분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_미레유
국경없는의사회는 2023년 10월 쿠포에서 프로젝트를 개시한 이래, 토비클린(Toviklin), 토후(Tohou), 아자혼메(Adjahonmé), 로코그바(Lokogba) 보건소 네 곳과 클루에칸메(Klouékanmè) 지역 병원에서 활동하며 8,044건의 산전후 진료를 제공하고 797건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포함해 2,677건의 여성 출산을 지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보건소에 산소 발생기•살균 장비•혈색소 측정기 등 의료 장비를 제공하고 추가 인력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의료보건 인력을 대상으로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세션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보건소 네 곳과 병원 환자 수가 모두 증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또한 더 넓은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 자원봉사자들에게 백신 접종법, 성매개 감염병과 산전후 치료 제공, 임신중과 출산 후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제 해당 여성들은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돌봄 및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생존자 지원과 안전한 임신 중단 및 임신 중단 후 치료에 대한 교육도 해당 교육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책임자가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에게 보건증진 세션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2023년 2월 9일. ©Yves-Constant Tamomo
국경없는의사회 쿠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우스만 다카오(Ousmane Dakao)는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하고, 산전 진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외딴 지역에 위치한 마을로 보건소 팀원들이 정기 방문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여성들의 신뢰를 얻고 의료 시설을 이용하는 환자 수를 늘리고자 노력했습니다.”_우스만 다카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합병증을 겪는 임신부들이 집에서 보건소로 신속히 이송될 수 있도록 향후 몇 달 이내 삼륜 구급차를 해당 지역사회에 제공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팀을 태우고 외딴 지역 소재 마을로 이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차량. 2023년 2월 9일. ©Yves-Constant Tamomo
치안 상황 악화 대응
베냉에서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베냉 쿠포 주 반대편에 위치한 북서부 아타코라(Atakora) 주에서는 2023년 8월 말라리아 및 긴급 대응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북쪽으로 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는 점점 더 악화되는 치안 상황 탓에 폭력사태가 증가하고 많은 사람들이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국경없는의사회는 베냉 당국을 지원하며 분쟁•유행병•자연재해로 인한 보건 및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시설을 지원하며 부상자 대거 유입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2년 10월 신규 프로젝트 개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주요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