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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말라리아 위기로 고통받는 주민들

2024.04.25

마다가스카르 말라리아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 중 하나이다. 현지 공공보건부(MoPH)에 따르면, 2023년 보고된 말라리아 사례는 280만 건, 사망자 수는 400명으로 2022년에 보고된 170만 건과 비교했을 때 큰 상승 폭을 보이며 국가 유행 기준을 초과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보건 및 영양실조 치료를 제공하고 있는 이콩고(Ikongo) 지역에서는 지리적 문제로 악화된 말라리아•영양실조 이중고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5세 미만 아동은 특히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에서 5세 미만 아동의 약 7.5%가 말라리아에 영향을 받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 지역인 이콩고를 표시한 마다가스카르 지도 ©MSF

통행이 어려운 도로

말라리아 성수기는 10월부터 5월까지로 사이클론과 우기가 겹치는 시기이다. 해당 시기에는 주민들이 보건센터에 접근하기 매우 어려워져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들의 목숨이 더 큰 위험에 놓인다.

폭우가 내릴 때는 아동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도로가 진흙탕이 되고 범람해 사용할 수 없게 되니까요.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이동이 어려워 환자들은 보건센터에 접근하기 힘들고 우리는 환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없죠.”_닥터 난테나이나(Dr. Nantenaina) / 국경없는의사회 집중 치료식 센터(ITFC)에서 근무하는 의사

진흙탕이 된 도로를 지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차량. 2024년 3월. ©MSF

이콩고처럼 접근이 어려운 지역들에서 주택과 의료시설 사이 거리는 상당히 멀다. 영양실조와 말라리아에 걸린 4세 남아의 모친인 소아나리(Soanary)는 자신의 여정을 떠올리며 말한다.

아들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근처 보건센터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아들을 등에 업고 4시간 동안 걸어서 물을 건너야 했죠.”_소아나리

이러한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건 소아나리뿐만이 아니다. 교통수단이 부족하고 도로 여건이 열악해 지역사회 주민들은 특히 우기와 사이클론 시기에 보건센터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주민들은 건강이 중증 상태로 악화될 때만 치료를 받으러 온다.

보건 위기의 주범, 기후 변화

마다가스카르는 기후 변화로 가장 커다란 위협을 받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해당 국가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고 전반적인 보건 및 영양 상태가 악화되는 등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말라리아와 영양실조 사례 증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콩고 지역의 열악한 도로 여건 때문에 주민들은 보건센터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2024년 3월. ©MSF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 발병률과 사망률은 2015-2022년 사이 25%에서 55%로 증가했다. 또한 2023년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World Malaria Report)에 따르면, 해당 수치들은 2000-2022년 사이 100% 이상 급증했다.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 심각한 폭염과 홍수는 학질모기(Anopheles mosquito)의 행동 양식과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지역사회 내 질병 전파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습한 열대 기후를 겪고 있는 이콩고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특히 심각하다. 주민들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이미 열악한 영양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콩고 내 많은 마을들은 습지와 강에 둘러싸여 있다. 폭우로 인해 농장과 논이 침수되어 해당 지역의 이미 불안정한 영양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우기에는 보건센터에 말라리아 사례가 다수 유입됩니다.”_에블린(Evelyne) / 이콩고 소재 1차 의료지원 센터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우기에는 영양실조뿐만 아니라 중증 말라리아에 시달리는 아동 환자가 매주 최소 1명 이상 발생합니다.”_난테나이나

영양실조는 말라리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양실조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이콩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에게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이다. 2024년 3월.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부터 이콩고에서 활동해 왔다. 그 후부터 2024년 3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말라가시(Malagasy) 보건 당국 및 보건증진 교육가들과 협력하여 올해 256건을 포함해 총 2,205명의 영양실조와 말라리아 아동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했다. 각종 기후 현상과 사이클론으로 악화되는 식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남부 지역에서 활동을 확대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콩고 지역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1차 의료지원 센터 7곳과 집중 영양실조 진료소 2곳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