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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신카피・주르미 아동 4명 중 1명 영양실조

2024.09.13

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부가 지난 6월에 실시한 대규모 검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잠파라(Zamfara)주 내 신카피(Shinkafi) 및 주르미(Zurmi) 지역에서 5세 미만 아동 4명 중 1명은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 21개 도시 및 시골 지역에서 검사를 받은 97,149명의 아동 중 27%는 급성 영양실조를, 5%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영양실조 관련하여 설정한 ‘심각한 수준(critical level)’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우려스러운 수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 당국과 국제기구, 공여 단체들이 잠파라주뿐만 아니라 아직 유엔 인도적대응계획(Humanitarian Response Plan)에 포함되지 않은 나이지리아 북서부 전역에서 심화하는 영양실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즉시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신카피 및 주르미 지역에서 지난 6월에 실시한 대규모 검사에 따르면 검사를 받은 아동의 22%가 중등도 영양실조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재 영양실조 아동 환자 치료에 필요한 영양 물품인 즉시 먹을 수 있는 영양치료식(ready-to-use therapeutic food, RUTF)은 올해 초 유니세프(UNICEF)가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중등도 영양실조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도적 대응이 부족해 아동들의 생명이 위험해지고 있다. 즉각적인 치료 없이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로 발전해 아동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입원 치료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주르미 소재 종합 병원 입구. 2024년 5월. ©Abba Adamu Musa/MSF

신카피와 주르미에서 실시한 검사 결과는 그야말로 심각합니다. 이는 나이지리아 북서부 지역이 직면한 심각한 영양실조 위기를 보여줍니다. 이런 엄청난 재난에 대한 대응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영양실조율은 심각한 수준을 뛰어넘었고 국경없는의사회 시설 외에는 중등도 급성 영양실조 환자들이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우리는 사실상 더 많은 아이들이 위독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절실히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_압둘라히 모하메드(Abdullahi Mohammad) / 국경없는의사회 나이지리아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영양실조 문제가 심각한 잠파라주 내 신카피 및 주르미, 굼미(Gummi), 탈라타 마파라(Talata Mafara) 지역에서 입원시설 4곳과 외래시설 17곳을 운영하고 있다. 입원시설 4곳에서는 2024년 1월-7월 사이에 7,000명이 넘는 아동을 치료했다. 이는  2023년 동기 대비 34% 높은 수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영양실조 검사를 실시한 신카피 및 주르미 지역에서는 입원 환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굼미 소재 의료시설에서는 2024년 7월 입원 환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양실조 입원 환자 수의 엄청난 증가세와 더불어 홍역과 같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걸린 아동 역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올해 잠파라주에서 최소 5,700명의 홍역 환자를 치료했다. 홍역, 말라리아, 급성 수인성 설사병과 같은 감염병은 아동의 영양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역으로 아동들은 영양실조로 인해 이러한 질병에 훨씬 더 취약해지고 사망 위험도 커진다.

처음에 아들을 병원에 데려왔을 때 아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어요. 불안정한 치안 때문에 집에는 먹을 게 없습니다. 식량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어요. 돈이 있으면 곡물을 조금 샀을 텐데, 그럴 수가 없어요.”_하프사트 라왈(Hafsat Lawal) / 잠파라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은 아동의 모친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무스타파 사카지키(Mustapha Sakajiki)가 잠파라 주 소재 종합병원에서 하프사트 라왈의 아들을 진료하고 있는 모습. 2024년 5월. ©Abba Adamu Musa/MSF 

잠파라 소재 지역사회들은 극심한 폭력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국경없는의사회 팀에게 지역에서 이동하는 것이 두렵고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에 가기 위해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고 전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잠파라 소재 보건 센터 700개 중 약 200개만 이용 가능하고 나머지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의료 인력이 보건 센터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인도적 위기와 극심한 치안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북서부 소재 지역사회들은 오랫동안 체계적인 인도적 대응에서 배제되어 왔다. 지역 보건 당국들이 국제기구 및 공여 단체들과 함께 시급히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실조 아동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시설을 시급히 확대하여 더 많은 병원이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입원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영양치료식(RUTF)의 주요 공급자인 유니세프는 더 많은 아동이 영양실조 위기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필수 치료식의 일관되고 충분한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