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코니시(Stephen Cornish), 국경없는의사회 제네바 사무총장
저는 12월 말에 수단 피난민들의 거주 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차드 동부 국경지대 캠프들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저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도주의 기반 구호활동가로 일해왔지만, 차드에서 목격한 비상사태는 제게도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끔찍한 폭력 사태로부터 도망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급히 실향하도록 내몰리고 동부 차드 국경지대에서 피난처를 찾아야 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막에서 피난처를 찾은 이들은 부적절한 수준으로 간헐적으로만 이뤄지는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계속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피곤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고 이곳 주민들과 차드 정부도 난민 지원에 호의적인데도 불구하고 상황은 거의 재앙 수준입니다. 식량, 물, 임시 거처 부족은 물론 열악한 위생환경까지, 고향에 모든 것을 두고 떠나온 사람들은 매일 악전고투 중입니다. 아드레 임시 경유 캠프 및 인근에서 약 150,000명의 사람들이 생존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임시방편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식량 배급은 제한적이고 매우 간헐적으로 이뤄지는데 배급량은 보통 2-3주를 버틸 정도입니다. 게다가 누구나 이를 배급받는 것도 아닙니다. 아드레에서는 화장실도 3-400명당 1개가 있을 뿐이며 이는 권장 기준에 한참 못 미칩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우리 현지 파트너들이 매일 약 오십만 리터에 달하는 물을 공급하는 등 굉장히 노력하고 있지만, 난민들은 매일 약 6-8리터의 물을 보급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몸을 씻거나 청소, 요리 등에 쓸 물이 부족합니다. 물을 제대로 받아 보관할 수 있는 제리캔(jerry can) 물통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높은 영양실조율과 설사병 및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목격했습니다. 이곳 의사들과 이야기해 보니 말라리아 발생 건수는 줄었어도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역할은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해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수개월 후 또다른 재앙으로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요. 지금 여기 사람들은 향후 2-3개월 동안은 살아남을 수 있다지만 그 뒤엔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현장에는 여러 단체가 와 있지만 이곳 사람들 수요를 충족하기엔 재원이 부족합니다. 국가 정부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공여국들이 이곳 현장 단체들을 지원해 현장 지원이 식량과 물에서 임시 거처까지 비상 대응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고통받는 것은 주로 여성과 아동입니다. 대단위 폭력의 희생자들도 많고요. 이들은 죽임을 당한 가족, 납치와 성폭력 대상이 된 여성들, 불에 타서 재가 되어버린 집 등 끔찍한 사태를 증언합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차드에서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환경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사막으로 피란해온 이 사람들만 이러한 고통 속에 남겨둬선 안 됩니다. 이곳을 그저 흔한 또 하나의 위기 사태로 치부해 버리면 안 됩니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인도적 지원 약정과 현장 구호 확대가 시급합니다. 향후 수개월 내에 인도적 재앙과 대규모 고난이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