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 수단 카르툼(Khartoum)주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게 점점 더 어려워졌다.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이 거의 없어서 3백만 명의 주민들이 구명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90일이 넘어서 처음으로 인도주의 단체 직원 일부에게 신속지원군(RSF) 통제 구역에 접근할 수 있는 여행 허가가 주어졌다. 10월 1일 이후 처음으로 카르툼으로 이동하기 위한 여행 허가가 발급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추가적인 인명 손실 예방을 위해서는 수단 당국이 이러한 제한 조치를 재도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투가 계속되는 카르툼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건물 너머로 보이는 연기 기둥을 바라보고 있다. 2023년 6월. ©MSF
계속되는 전투를 피해 주민들이 대규모로 카르툼을 떠났지만, 도망칠 여력이 안 되거나 취약성 또는 치안 불안 때문에 떠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현재 필수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_장-기 바토(Jean-Guy Vataux)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현장 책임자
현재 카르툼에서는 소수의 병원만이 운영되고 있으며, 필수 의약품의 가격은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튀르키예 병원(Turkish Hospital)에서 매일 100명이 넘는 환자를 받고 있으며, 환자들 대부분이 아동 및 임신부다. 많은 환자들은 질병이 말기 단계에 접어들어 위독한 상태로 도착하는데, 이들은 구급차 서비스가 없고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수 마일을 걷고 최전선을 넘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한 채 병원으로 이동한다.
집을 뚫고 들어온 유탄에 복부를 맞은 후에 우리 병원 응급실로 실려 온 4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의 모친은 튀르키예 병원에서 마침내 수술치료를 받기 전에 딸을 데리고 다른 병원 세 군데에 갔었어요. 또 다른 비극적인 사례는 아동 네 명이 불발한 미사일 발사체를 가지고 논 일이었죠. 그 아이들은 그 발사체가 손에서 폭발하기 전까지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아이들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그중 2명은 응급 복부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_장-기 바토
움다완반(Umdawanban) 병원에는 옥시토신(oxytocin)도 없는데, 이는 분만하는 많은 여성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아동들이 인슐린을 찾지 못하고 수 시간 내로 사망할 위험이 있는 상태로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소아과에서 펼쳐지는 충격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이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움다완반 아이들이 소아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없었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도 없었어요. 현재 아동 사망자가 줄었지만, 병원 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도 최소한으로 축소되었어요. 산모들과 아동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특히 고혈압·갑상선 문제·뇌전증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경우가 위험합니다. 이런 질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은 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부 직원 모두가 구하기 어렵습니다.”_움다완반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움다완반 병원의 복도 전경. 2023년 7월. ©MSF
카르툼 남부 소재 바샤이르 수련병원(Bashair Teaching Hospital)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슬레이먼 암마르(Slaymen Ammar)가 병원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이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지난 6개월 동안 응급실에서 6,100건이 넘는 진료를 제공했어요. 바샤이르 수련병원은 카르툼주에서 지역사회가 이용할 수 있는 제대로 기능하는 몇 안 되는 병원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선인데, 이곳에서 필수 물품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의료용 장갑과 상처 소독제 재고가 너무 부족해서 아주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조차 제공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폭탄 폭발로 인해 부상을 입고 아버지를 잃은 한 살짜리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위독한 상태였지만 외상 병동에서 두 달간 치료를 받은 후 회복해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아이가 퇴원했을 때, 이제 과부가 된 그의 모친은 갈 곳이 없어서 친척이 있는 다르푸르(Darfur)로 가기 위해 카르툼에서 교통편을 찾느라 사흘을 보냈습니다.”_슬레이먼 암마르
여러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부분 직원 여행 허가에 대한 행정적 제한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계속해서 사상자가 유입되는 끔찍한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데, 수개월 동안 필수 의료 인력과 기타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이 카르툼으로 이동하는 것이 제한되어 부상당한 사람들이 구명 치료를 받지 못하고 완전히 예방 가능한 질병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어요. 12월 중순에 자지라(Jazirah) 주를 휩쓴 폭력 사태 이후에는 카르툼에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했습니다. 이 폭력 사태로 인해 주도인 와드 마다니(Wad Madani)에 있는 많은 의료시설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카르툼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국경없는의사회가 와드 마다니로 돌아갈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9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처음 있었던 일인 거죠. 계속해서 증가하는 지원 수요 대응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자지라와 카르툼주에 주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수단 당국에 촉구합니다.”_장-기 바토
와드 마다니에서 운영되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 내부 모습. 2023년 6월. ©Ala Khe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