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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여기는 말 그대로 유행병 비상입니다.

2015.06.11

예방접종 덕분에 서양 국가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홍역이 지금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카탕가(Katanga) 지방에 급속히 번진 홍역에 대응해,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한편,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처음 홍역이 나타난 이후로,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카탕가(Katanga) 지방은 2011년 이후 최악의 홍역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다. 서양 국가에서는 예방접종 덕분에 홍역이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백신을 받지 않은 사람들, 특히 아동에게 홍역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루이스 알버트 매싱(Louis Albert Massing)에게 현재 상황을 들어보았다.

Q. 이번 홍역 확산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홍역은 사실상 카탕가의 풍토병입니다. 2015년 3월 초에 감염자가 급증했는데, 감염자 대부분은 말렘바 은쿨루(Malemba Nkulu) 보건 지대에서 나타났습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4월에 현지 상황을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말렘바 은쿨루 보건 지대는 오트-로마미(Haut-Lomami) 보건 구역에 속한 곳으로, 약 30만7908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추산됩니다. 한 주 사이에 새 확진 환자가 400명에서 800명으로 급증하기도 했고, 심지어 한 주간 무려 1100명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전염이죠.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의료 팀들은 이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첫째 주, 홍역 치료센터 내의 사망률은 19%를 기록했습니다. 홍역으로 입원하는 아동들이 이미 호흡기 질환이나 뇌말라리아 등 다른 질병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아동들이 이미 영양실조나 말라리아로 매우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둘째 주에는 사망률을 대폭 낮출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망률은 높은 상태입니다.

Q.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4월 20일에서 5월 20일까지 우리는 이곳 보건 지대에 속한 보건소 23곳 가운데 19곳에 예비 물품을 배급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증상이 명백한 4000여 명의 환자들은 외래환자 치료를 받았습니다. 증상이 더 복잡한 환자들은 소형 오토바이를 이용해 말렘바에 있는 홍역 치료센터로 이송할 수 있도록 이송 체계도 세웠습니다. 홍역 치료센터에는 총 50개의 병상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중 38개는 입원환자들을 위한 것이고, 12개는 중환자 치료를 위한 것입니다. 한 달간 말렘바 홍역 치료센터에는 총 342명의 아동이 입원했는데, 그중 90%가 5세 미만 아동이었습니다.

5월 20일부터는 말렘바 은쿨루 보건 지대에서 생후 6개월에서 10세 사이의 모든 아동, 총 10만1000명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습니다.

현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이 홍역 확산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것인데, 이 문제는 서로 가까이에 위치한 10여 곳의 보건 지대에서 계속해서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류와 인력을 지원하고, 약 60만 명의 아동에게 제공할 충분한 백신을 마련하는 일이 주된 숙제입니다. 게다가, 이 보건 지대들은 지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들이어서, 예방접종 캠페인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약 150만 명의 아동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던 2011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최대한 우리의 활동을 조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Q. 활동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곳 도로들은 때때로 통행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습지도 많죠. 그래서 아주 먼 거리를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류 문제가 상당합니다. 특히 효과적인 예방접종을 위해서는 백신을 지속적으로 냉동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가장 접근이 쉬운 지역의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카탕가 중부, 동부 지역의 보건 지대 68곳 중에서 13곳에서 홍역 발병에 대응하고 있는데, 주민 수를 모두 합하면 약 250만 명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보건 당국도 매우 버거워하고 있는데, 이 위기에 대처하는 현지 당국을 돕기 위해 힘을 보탠 의료 단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번 홍역 확산을 더 부추기는 마지막 요인은 바로 주민들의 건강 상태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 약하죠. 영양실조, 말라리아, 호흡기 질환으로 이미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이 더 올라가고, 그렇기 때문에 대응 활동이 더더욱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