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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는 왜 한국에 사무실을 열었을까요? 한국인들의 인도주의 의료 활동 지원을 위해

2016.08.12

수잔나 스완(Susanna Swann) / 국경없는의사회 제네바 운영센터 부국장,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이사

국경없는의사회는 왜 한국에 사무실을 열었을까요? 한국인들의 인도주의 의료 활동 지원을 위해

인터뷰: 수잔나 스완(Susanna Swann) / 국경없는의사회 제네바 운영센터 부국장,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이사

2016년 8월 10일

 

1. 국경없는의사회는 언제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나요? 연혁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전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인도주의 의료 단체가 된 배경에는 570만여 명의 개인 후원자 및 민간 자금 제공자들로부터 받는 후원이 있습니다. 2015년 국경없는의사회 전체 수입 중 이러한 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독립적으로 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기에 우리는 활동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었고, 근 70개국의 나라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의료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에볼라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두드러진 활동,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의 활동, 그리고 최근 네팔·필리핀 등지에서 일어난 자연재해 직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한 대응 활동에 대해서도 들은 바 있습니다. 심지어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국경없는의사회가 취한 윤리적 입장을 기억하는 한국 분들도 계십니다. 당시 우리의 현장 대응 활동에 필요한 금액을 넘어서는 기부금이 모이자, 우리는 후원자들과 연락을 취해 후원금을 되돌려 받을지 아니면 이를 국경없는의사회 일반 기금으로 바꿀지 결정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에 서울 사무실을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분들께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활동의 공식적인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의사와 비의료 구호 활동가 등 몇몇 한국 분들은 우리가 한국에 사무실을 열기도 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까지 약 40명의 한국인 구호 활동가들이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서 활동했고, 해마다 점점 더 많은 분들이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해 활동에 참여해 주고 계십니다.

어떤 분들은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몇 달 동안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하기에는 전문적인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 지역에서 생명을 살리고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하기를 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경없는의사회가 그러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금을 기부하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 국경없는의사회가 한국에 새 사무실을 열게 된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세계가 더욱 국경없는의사회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접근이 어려운 수많은 지역에서 더 복잡한 필요사항들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룬 나라로서,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한국은 단 몇십 년 만에 국제 원조를 받는 대상에서 국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놀랍게 탈바꿈했습니다. 한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인도 등 역동적인 신흥 국가에서 민간 후원금을 받는다면,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음의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인도주의 의료 활동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1. 시급히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전개하면서 직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2. 타인을 생각하는 전 세계 후원자들의 지지 속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취약한 지역민과 환자들의 의료적 필요를 위해 협상과 옹호 활동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3. 다른 대륙에서 일어나는 경기 침체와 경제 붕괴가 가져오는 위험을 분산시킴으로써 안정적으로 기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프로젝트에서 활동할 숙련되고 헌신적인 구호 활동가들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 사무실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위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우리에게 가치 있는 일입니다.

 

3. 새 사무실을 연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이 어떻게 성장해 왔다고 보시나요?

한국은 전쟁, 난민 위기, 전염병 등에 관한 소식을 모두 듣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부유한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한국 사람들도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그 상황을 바꾸려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이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페이스북 페이지와 웹사이트를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거리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모금 담당자를 만나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됩니다. 그렇게 한 분이 매월 기부금을 후원하는 후원자가 되면, 우리는 그분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보내주신 후원금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계속 알려 드립니다.

 

4. 한국에서 모인 돈을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그 돈이 실제로 현장 프로그램에 사용되나요?

한국에서 모금한 돈 대부분은 우리의 현장 의료 프로그램에 직접 쓰입니다. 2015년, 우리는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는 한국 후원자님들로부터 50억여 원(5,302,937,054원)을 모금했습니다. 이 중 82%인 4,362,685,678원이 ‘현장 프로그램 및 인도주의 활동’에 쓰였는데 여기에는 현장 프로그램 실시, ‘증언/인식제고 활동’, 현장 직원 채용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약 38억 원(3,764,705,000원)을 니제르, 레바논,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라이베리아, 네팔 등 6개국에서 진행한 우리의 의료 프로그램에 사용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자 보건, 안전한 출산, 영양실조, HIV/AIDS 등을 포함하는 의료 영역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에볼라 생존자들을 치료하는 데 후원금이 쓰였고, 네팔에서는 지진 재앙 구호에 쓰였습니다. 이 지출내역은 2015년 활동에 관한 것이며, 프로젝트와 활동 국가는 새롭게 벌어지는 긴급상황과 의료적 필요에 따라 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어떻게 하면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이 다른 여러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사무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요?

지부 사무소 혹은 ‘partner section’(국경없는의사회 용어)을 설립하는 것은 단순히 모금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한 예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HIV/AIDS와 결핵에 관한 이슈를 다루는 옹호 활동, 세계 보건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활동 등이 분명한 유익을 발휘합니다. 한편 ‘세계의 복제약 약국’이라고도 알려진 인도에서는 현지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적정 가격의 의약품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이 브라질의 예를 모델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브라질에서는 재정적 지원, 의료적 전문성, 구호 활동가 채용 등의 측면에서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6. 앞으로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에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시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긴급 의료 지원을 실시하며 지난 45년간 국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노력에 한국인들이 분명히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특히 기부를 통해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한국 사람들은 인력, 의학·물류 전문성, 테크놀로지·디지털·경영 분야의 실제적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수준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지원이 세계 곳곳에서 취약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