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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말라리아 환자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이야기

2012.05.03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탕카 지역의 병원에서 말라리아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세계 말라리아의 날 – 2012년 4월 25일

말라리아에 걸린 임산부 환자

자무쿤다(Zamukunda), 20세 임신중 – 므웨소(Mweso) 병원, 북 키부(Kivu)

“제 이름은 자무쿤다*입니다. 보건센터에서 말라리아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으로 나왔어요. 오늘 아침 첫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사내아이였는데 체중이 1.6kg 밖에 되지 않았어요. 어젯밤 늦게 진통이 시작되었는데, 예정일이 한참 남아 있었기 때문에 꽤 놀랐습니다. 매우 아픈데다 하혈했기 때문에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같이 집을 나와 두 시간을 걸어 이곳 보건센터에 왔습니다.

아이는 새벽 2시에 태어났어요. 아들은 숨을 잘 쉬질 못했고 저는 출혈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저와 제 아이를 차에 태워 카슈가(Kashuga)에서 므웨소의 본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말라리아를 심하게 앓는 다른 여자 한 명과 그 아이도 함께 데려갔습니다. 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로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지금 저는 아이와 같이 중환자실에 있고, 제 아들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자무쿤다의 아들은 7달 만에 태어났다. 자무쿤다는 말라리아가 임신과 태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몰랐다. 그녀는 말라리아로 인한 고열을 앓았는데, 이는 자궁수축과 조산을 유발할 수 있다. 자무쿤다와 아기는 국경없는의사회 므웨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가명

카누, 자전거, 오토바이를 타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

빌레수쿠 룰린다 파시피크(Bilesuku Lulinda Pacifique), 간호사, 세벨레(Sebele) 보건센터, 남 키부

환자들 중에는 보건센터에서 10km 떨어진 곳에서 걸어서 오거나, 아니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하거나, 혹은 반도 지역에 사는 경우 카누를 타고 오기도 합니다. 대부분 말라리아에 걸려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이 진료소를 지원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진찰을 받고 약을 살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매주 약 600명에서 900명의 환자를 치료하는데, 하루에 100명이 넘는 환자를 볼 때도 많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기장도 매일 나누어 줍니다. 모기장은 산전상담 (prenatal consultation)을 받는 임산부와 5세 이하 말라리아 양성인 아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분쟁 지역에 사는 이들은 집에서 모기장을 사용하다가도, 피난을 가느라 모기장을 집에 두고 나오거나 도둑맞습니다. 이것이 말라리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므웨소의 중증 말라리아 치료

제니퍼 턴불(Jennifer Turnbull) 박사, 므웨소 병원, 북 키부

말라리아가 한창 유행할 때에는 병원에서 중증 말라리아 환자를 하루 25명까지 봤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중증 말라리아 때문에 빈혈을 앓고 있어 수혈을 필요로 합니다. 대부분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기도 하지요. 한동안 하루에 10건의 수혈을 한 적도 있고, 최악이었던 날은 중환자실 11개 병상에 25명의 환자를 본 적도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건센터에서 진료하는 일주일에 800- 1,200명의 “단순” 말라리아 환자를 제외한 것입니다.

여분의 병상을 설치하고, 헌혈을 늘리고, 말라리아 환자를 최대한 빨리 치료하기 위해 모두가 힘껏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말라리아 발병율이 높은 지역을 찾아 다니는 특별 말라리아 이동진료소도 일주일에 5일 운영하였습니다.  또 지역 보건국과 협조하여 더 효과적인 요법으로 치료 정책을 바꿨습니다. 중증 말라리아 환자에게 하루에 한 번 짧게 주사제를 투입할 것이냐 몇 시간에 걸쳐 천천히 약물을 주입할 것이냐의 차이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보건센터에서 이러한 치료법을 통해 치료시간을 줄였습니다. 발병사례가 많고 중환자가 많았지만, 이런 치료법 변경으로 전염병이 발생한 기간 동안 사망률을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거의 8백만의 단순 말라리아 환자가 장기 손상이 나타나는 중증 말라리아로 발전합니다. 이러한 경우 뇌, 폐, 신장, 혈관 등이 손상되지요. 따라서 사람들이 쉽게 보건의료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중증 말라리아 환자는 병원에서 일주일이 넘게 입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감염에 취약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지요. 그렇지만 단순 말라리아는 일찍 잡기만하면 3일 동안 약을 먹으면 치료되는 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