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테헤란의 가장 빈곤한 지역 중 하나인 그랜드 바자르(Grand Bazzar) 남쪽의 다르바제 가르(Darvazeh Ghar)에서 1년 넘게 활동해 왔다. 이 곳에는 상인, 손님, 노점상, 마약 중독자, 매춘부, 거리의 아이들이 뒤섞여 함께 생활한다.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받는 일은 특히 어려울 수 있다.
남북 간의 거리가 20km인 테헤란은 1,2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이다. 교통 체증 속에서 고속도로의 벽화를 보며 한 시간 가량을 달리면 그랜드 바자르에 도달한다. 기차역 앞을 지나 다르바제 가르의 미로같이 좁은 길을 지나면, 마침내 국경없는의사회의 진료소가 있는 3층짜리 벽돌 건물에 당도하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조산사인 모나(Mona)는 “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르바제 가르를 모릅니다. 제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곳에 진료소가 있고, 마약 중독자와 매춘부, 아주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한다고 말하면 모두 믿지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랜드 바자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일용직 근로자들은 물건을 나르는 잔일 혹은 막노동으로 먹고 산다. 이 지역의 집은 비싸지 않지만 흔히 관리가 되지 않아 열악한 상태이고, 집조차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른 곳에 거주할 재력이 없을 때에 결국 오게 되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모나 조산사는 “우리는 이 곳에서 매일 난민, 집시, 마약 중독자 산모를 무료로 치료합니다. 이들은 치료비를 낼 형편이 안되거나 멀리 보건부 진료소까지 이동할 수단이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소외되고, 낙인 찍힌 이 여성들은 때로 체포 혹은 구금될 것을 두려워해, 공중 보건 서비스를 받는 데 필요한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모나는 하루에 거의 30명의 환자를 만나 산전 관리, 산과 치료, 신생아 관리, 가족 계획 조언 및 피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간호사인 자르하(Zarha)는 “이 진료소는 매춘부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이 곳에 처음 올 때 그들은 의심을 품지만, 세 번째 방문쯤에는 완전히 바뀌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돕고 싶어하고, 그들 때문에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한 상태가 됩니다. 진료소는 그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라고 말한다. 자르하는 환자 분류를 맡고 있다. 그녀는 모든 환자를 진찰하고 질병 상태에 따라 그 우선 순위를 정한다. 대기실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슈크리(Shukrieh)는 22살이다. 그녀는 약물 중독 치료 센터의 권유로 어린 아들의 치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처음 찾았다. 그녀도 치료 센터를 통해 마약 중독증 치료와 사회적 지원을 받고 있다. 그녀는 “제 아들은 아픕니다. 벽에 머리를 찧고, 때로 주먹을 너무 꽉 쥐어서 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녀의 어린 아들은 간질 발작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녀는 결혼 전부터 이미 중독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녀는 매일 메타돈(methadone)을 받기 위해 센터에 간다. 그녀는 “예전에는 알약 25개를 복용하곤 했었지만 이제는 시럽 세 스푼만 삼키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늦게 가면 그것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진료소는 그 곳의 많은 여성들이 잃어 버린 질서 의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메타돈 투여 시간을 정해 놓았다.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시 다음 날 다시 와야 한다. 그녀는 “집은 쥐가 들끓고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집세를 낼 돈이 없습니다. 제 남편은 아프가니스탄 사람이라 노동 허가증이 없고, 일자리를 찾는다고 해도 생활비를 겨우 낼 수 있을 정도밖에 벌지 못합니다. 남편에게 허가증이 없기 때문에, 체포되어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보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적도 있었습니다”라고 걱정한다. 슈크리는 망가진 치아를 보여주지 않으려 말할 때 입을 가리고 “우리의 삶은 폐허와 다름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관련영상: 2013년 6월 활동 보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