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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이라크: 끝없이 이어지는 인구 이동 물결

2014.08.19

국경없는의사회와 현지 단체는 신자르 산악지대에서 탈출하는 민간인에게 생수와 식량을 배급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쿠르드 자치 구역 서부뿐만 아니라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Sinjar)에서 ‘이슬람 국가’ 군과 쿠르드 군 사이의 대규모 교전이 일어난 후,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집을 떠난 많은 이라크인들이 쿠르드 자치 구역으로 이주했고, 당국은 그들을 위해 국경을 열어주었습니다. 쿠르드 자치 구역에서 2년간 활동해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던 주민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벌써 여러 차례 새로운 터전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라크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치아라 레포라(Chiara Lepora)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지에서 1차 응급 처치요원 역할은 바로 쿠르드인들이 했습니다. 쿠르드 자치 구역으로 들어온 모든 실향민들에게 첫 도움을 제공한 사람들이 쿠르드인입니다. 실향민들 대부분은 6~7월에 폭력사태가 발생한 후 모술(Mosul)과 주변 지역에서 피신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안바르(Anbar)의 폭력사태를 피해 모술에서 피신하려고 했다가, 또 다시 살 곳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6월 중순에 쿠르드 자치 구역 서부의 여러 국내실향민 거주처 내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무장세력의 공격이 예상되면서 실향민들이 거주처를 떠나게 되어 진료소는 문을 닫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동 진료소가 위치한 바쉬카(Bashiqa) 시내의 한 사원은 8월 8일에 폭격을 당했습니다. 당시 실향민들은 이미 그 곳을 떠나고 난 뒤였습니다

그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또 다른 국내 실향민들을 돕고자 아르빌(Erbil) 북부에 위치한 바하르카(Baharka) 캠프 안에 8월 12일에 진료소를 세웠습니다. 현재 이 캠프에 2,400여 명이 머물고 있고, 오늘 200가족이 더 도착할 것으로 기대돼 캠프 거주민들은 급속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레포라 박사는, “위생, 대피소, 위생물품 키트 등과 같은 식료품 외의 물품들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팀원들은 실향민들의 눈에서 두려움을 읽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특히 한번 피신했던 곳에서 또다시 거주지를 옮겨야 했던 사람들에게서는 그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르빌 지역 안팎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계속 평가하고 있으며, 아르빌의 아인카와(Ainwaka) 지역과 더불어 아르빌 병원도 방문하였습니다. 아인카와 지역에서는 교회 및 교회 앞마당에 머무는 실향민도 수백 명에 이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실향민들에게 의료적 지원을 실시하고, 즉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팀도 준비한 상태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자르에서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가려는 수천 명의 이라크 난민들을 위해서도 대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양쪽 국경지역에서 수많은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고, 앰뷸런스를 활용해 중증 환자들을 응급실로 이송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리아로 넘어가는 국경지역의 경유지 세 곳에서 현지 구호 단체들과 힘을 합하여 식료품과 물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곳 난민들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서 인도주의적 도움이 닿기도 전에 이미 큰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최근 쿠르드 자치 구역으로 유입된 난민들은 이미 그 지역에 머물던 시리아 난민 23만 명, 이라크 국내실향민 수십만 명에 더해진 것입니다. 이로써 예전에 효과적으로 운영되던 보건 체계에 상당한 부담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 5월부터 도미즈(Domeez) 난민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10월부터는 카와르고스트(Kawargosk), 다라샤크란(Darashakran)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캠프들에서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심리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디어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일부 소수 주민들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그다드 서부의 안바르 지역과 더불어 니네와(Ninewa) 갈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주민들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그 곳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로 50만 명의 주민이 살던 곳을 떠나야만 했고, 많은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나 기본적인 시설이 없는 곳에서 갇힐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라크의 프로그램 매니저 치아라 레포라(Chiara Lepora) 박사

이라크에서 갈등이 계속되어 인도주의적 단체들의 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주민들에게 의료적 지원을 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6년부터 이라크 북부•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종교 단체, 이라크 내의 국제기관 등으로부터 재원을 받지 않고, 오직 전 세계 시민들에게서 오는 민간 기부에 의존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스태프는 300여 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