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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여전한 긴장 속의 벤티우 캠프

2014.10.07

벤티우 근처 난민캠프에는 현재 수만 명이 머물고 있다. 이 곳은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이 관리하고 있는 ‘민간인 보호’ 캠프 중의 하나로, 작년 12월에 남수단 전역에서 분쟁이 발생한 후에 만들어졌다.

전 세계 최대 늪지 중 한 곳에 자리한 이 캠프에서 사람들은 오수 섞인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상황 속에 8월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을 안고 선 채로 자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려고 캠프를 나가 분쟁지역으로 들어가려던 사람들은 무장 세력이 저지를지도 모르는 폭력과 강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긴급구호 매니저인 바네사 크라몬드는 현재 벤티우 캠프의 수위가 내려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긴급구호 매니저인 바네사 크라몬드가 남수단 자맘 난민캠프에서 환자를 진찰하는 모습 (2012년) ©Corinne Baker/MSF

“2km길이의 배수로가 완성되고 배수시설이 개선되면서 유엔의 ‘민간인 보호’ 지역 안의 수위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물론 아직 침수된 곳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는 이제 물기가 없어졌습니다. 캠프 내 도로 상황도 많이 좋아져서 사람들은 한결 마음을 놓게 되었습니다.

철조망 뒤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낼 곳을 지키려고 진흙 벽도 세우고 작은 도랑도 만들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숙소 바닥을 높여줄 흙을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전에는 손수레 당 5남수단파운드(미화 1달러 정도)에 흙을 팔았는데, 지금은 유엔 남수단임무단에서 발굴 작업 후 남은 흙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일 배급 받는 콩, 수수를 요리하려고 숯이나 장작을 구하러 보호구역 밖으로 나가는 여성과 아동들을 해치는 일도 대체로 줄었습니다. 유엔 남수단임무단은 캠프 자체를 지킬 뿐 아니라 캠프와 시내 사이의 5km를 잇는 주요 도로를 따라 하루 3번씩 ‘장작 순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너무 두려워서 캠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남은 나무를 팔면서 캠프 안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만 얼마라도 소득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경없는의사회는 보호구역 바깥을 지나다니는 여성과 아동의 안전을 우려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벤티우 시 주변에 버려진 움막 근처 텃밭에서 신선한 구아바, 파파야, 레몬, 오크라 등을 모아 캠프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캠프 밖 어딘가에서 잡은 생선을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캠프 주변 지역에서는 여전히 무장 세력들이 군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매우 긴장되어 있습니다. 벤티우 시내에서는 버려진 비정부 기구 사무실을 무장 세력들이 점거했고, 상점이나 시장은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들은 매춘굴, 양조장으로 변했습니다. 남자 어린이들이 자기 체격보다 훨씬 큰 제복을 입고 번쩍거리는 공격용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은 흔한 풍경입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캠프 밖에 살면서 우리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에 벤티우 시내에 진료소를 세웠습니다. 벤티우 인접 마을에 남아 있는 여성, 아동이라면 누구든지 1차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이전에 병원이었다가 약탈을 당했던 건물에서 이제부터 국경없는의사회가 정기적으로 의료 활동을 펼칩니다.

우리는 질병 창궐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캠프에서 어린 아동들은 홍역과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홍역 합병증으로 죽은 아동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주에 다른 의료 관계자들의 지원을 받아 백신 캠페인을 열고 캠프 안팎에 있는 아동 14,200여 명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습니다. 영양실조 여부도 체크했는데, 진료했던 아동들 가운데 상태가 나아진 아동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6주 전에는 뮤악(MUAC, 팔뚝 굵기로 영양 상태를 측정해주는 도구) 측정으로 영양실조 여부를 체크했던 아동의 7%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1.3%로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깨끗한 식수 제공, 캠프 내 의료•영양 서비스 증진, 정기적인 식량 배급 등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주간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내에서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긍정적인 변화에도 우리는 여전히 조심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기이고, 다음 폭우가 또 예상되기 때문에 홍수 물이 또 들이닥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지대 지역은 정말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우기가 끝나면 캠프 내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가올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법도 없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 놓여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남수단 벤티우 활동

남수단 유니티 주에 위치한 도시인 벤티우는 분쟁으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은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벤티우 부근에 위치한 유엔 ‘민간인 보호’ 구역에서 머물고 있는 약 4만 명의 피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산부인과 병동, 소아과 병동, 결핵 병동을 갖추고 캠프 내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응급 처치, 수술 치료 등도 병원 안에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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