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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페샤와 병원 신생아실에서 보낸 6개월

2015.02.11

파키스탄은 높은 산모사망률(산모 10만명당 276명)을 보이는 나라로, 합병증을 가지고 태어난 조산아들 중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소외 지역에 살거나 취약 계층인 주민들에게는 더욱 의료 지원이 절실합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 지역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하여 산모들과 조산아들에게 다양한 의료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파키스탄 북서변경주(NWFP) 페샤와 지역에 있는 진료소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환자들 ©Eymeric Laurent-Gascoin

해마다 파키스탄에서는 수천 명의 조산아들이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의료시설이 부족해 목숨을 잃는다. 더 외진 지역에서는 산모들이 진료소까지 가려면 몇 시간을 걸어가야만 한다. 겨울이면 추위와 눈 때문에 의료시설을 찾아가기가 더욱 어렵다.

이러한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7월~12월에 야스미네 레이(Yasmine Ley) 박사는 이 곳에서 갓난아기들을 위한 신생아 분과를 총괄하는 활동을 수행했다.

진통을 서두르려고 자궁 수축을 촉진하는 데 사용하는 호르몬제 옥시토신(oxytocin)을 맞으면 심각한 합병증이 일어난다고 야스미네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출산할 때에는 산모를 진정시키려고 디아제팜(diazepam)이라는 약을 쓰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 약이 실제로 갓난아기의 호흡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스미네 박사는, “출산 과정에서 이미 몇 시간이나 호흡 장애를 보인 영아들을 결국 출산 후에 바로 입원을 하게 됩니다. 산소 부족으로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 속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아기들도 많습니다.”라고 설명했다.신생아실의 야스미네 레이 박사 ©Yasmine Ley/MSF

또한 야스미네 박사는, “페샤와 활동은 제가 국경없는의사회에 소속되어 처음 참여한 것이었는데,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저희가 현장에 있는 것은 의료 지원을 통해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지, 생명을 잃기 위함은 아니거든요. 다행히 제가 속한 팀은 훌륭한 팀이었습니다. 의사 4명, 간호사 8명, 조산사 8명이 교대 근무를 하면서 밤낮없이 환자들을 살폈습니다.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산모, 그리고 위험한 상태에 놓인 신생아들을 출산 후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지켜보고, 철저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엄밀하고 정확한 접근법과 치료 방식을 통해 수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시도해 본 방식도 있었다. 한 예로, 국경없는의사회는 경우에 따라 아기 아버지들이 산부인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렇게 했을 때 의료진의 조언을 듣지 않고 퇴원하는 환자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페샤와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 5월부터 페샤와에서 병상 30개 규모를 갖춘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해 왔다. 현재 한국인 현장 활동가 2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신생아 분과는 심각한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갓난아기들의 입원 치료를 위해 병상 15개를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페샤와에는 수많은 사립 산부인과 병원들이 있지만 난민, 피난민, 빈곤층 등 취약 계층 여성들 또는 연방부족직할지역(FATA) 출신 여성들이 찾아갈 수 있는 전문 산부인과 병원은 매우 적다. 사립 병원들은 진료비가 턱없이 비싸고, 공립 병원들은 비교적 서비스 질이 낮기 때문이다.

2013년 한 해 동안,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페샤와 병원에 입원했던 신생아는 374명, 산모는 3717명이었고, 이들 가운데 40%가 임신 관련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매주 평균 62명(전년도 대비 2배)의 출산을 도왔는데, 이 가운데 10명은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했다.

참고 자료: 

파키스탄의 산모사망률 및 영아사망률

파키스탄의 산모사망률은 산모 10만명당 약 276명으로, 10만명당 27명인 한국¹보다 매우 높다. 파키스탄에서는 영아 10명 중 1명이 첫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사망하는데, 주요 사인은 설사, 폐렴, 그 밖에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들이다. 5세 미만 아동의 40% 정도가 발육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그 가정에는 깨끗한 식수위생 시설이 없다. 이러한 현상은 시골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자료 출처: 유니세프)

¹2014. 11. 18. 인구보건복지협회가 펴낸 '유엔인구기금(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 한국어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