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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파키스탄: 홍수 여파로 말라리아 및 아동 영양실조 심각

2023.01.10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파키스탄 신드(Sindh)주 및 발루치스탄(Balochistan)주 동부의 홍수 피해 지역에 아동 말라리아 및 영양실조 환자가 치솟고 있다. 
지난 6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의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인도적 지원 필요 규모에 비해 실제 이뤄지는 지원은 미미하다. 홍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의 식량, 의료서비스 및 깨끗한 식수 접근성은 여전히 차단되어 있다. 

침수된 파키스탄 신드주 북부 지역의 모습, 2022년 10월 ©Asim Hafeez

신드주 및 발루치스탄주 동부에서의 활동 

현재 신드주 및 발루치스탄주 동부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져 말라리아 환자가 감소세에 접어들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12월 한 달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검사한 환자의 말라리아 양성률은 약 50%였다. 국경없는의사회가 10월부터 치료한 말라리아 환자는 42,000명을 상회한다. 

홍수가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치며 현지 인구의 주요 생계 수단인 작물과 가축도 피해를 봤다. 신드주 북부 및 발루치스탄주 동부의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를 찾는 급성 영양실조 환자도 치솟고 있다. 활동을 개시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총 28,313명의 아동에게 영양실조 검사를 진행했는데, 그중 약 23%인 6,489명은 중증 급성 영양실조, 31%인 8,738명은 경증 급성 영양실조 환자로 검사 인원의 절반 이상이 영양실조 판정을 받았다.  

신드주에서 아동 영양실조 상태를 측정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Asim Hafeez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긴급사태 

현재 신드주 및 발루치스탄주 동부에서 수개월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텐트나 임시거처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겨울을 나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피해 복구와 재건에 초점이 옮겨가고 있어, 피해 인구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지원 확대는 뒷전입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말라리아, 급성 영양실조, 피부 감염 환자가 많았습니다. 이곳에서 활동을 펼치는 구호단체와 관련 당국은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지역의 수위는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긴급 의료적, 인도적 구호활동이 절실합니다. 식량, 깨끗한 식수, 의료서비스, 거처 등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시급히 확대되어야 합니다. 긴급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_에드워드 테일러(Edward Taylor) / 국경없는의사회 파키스탄 신드주·발루치스탄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신드주 다두(Dadu), 자코바바드(Jacobabad), 샤하다트 콧(Shahadat Kot)과 발루치스탄 동부의 자파라바드(Jaffarabad), 나시라바드(Naseerabad), 소밧푸르(Sohbatpur), 잘 막시(Jhal Magsi), 우스타 모함마드(Usta Mohammed) 지역에서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92,000명에게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대부분 피부 질환,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및 설사 환자였다. 

발루치스탄주와 신드주의 경계에 설치된 임시 캠프. © Zahra Shoukat/MSF

파괴된 삶의 터전, 오염된 식수원 


고향으로 돌아간 수재민들이 살던 집은 홍수로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주변이 전부 침수되어 있는 상태다. 이렇게 파괴된 삶의 터전은 이들의 생계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심리적 응급처치와 집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수재민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캠프와 비공식 정착지에 남은 수재민은 겨울나기에 돌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담요 등 방한용품으로 구성된 비식량 구호품을 보급하는 등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약 6,000가정이 구호품을 보급받았다. 
수위가 잦아들어 고향에 돌아갈 수 있어도 수원이 전부 오염되어 식수를 구하려면 먼 여정을 떠나야 하는 이들도 있다. 작물 및 식량 창고는 파괴되고 가축은 폐사했으며 다음 파종시기에 맞춰 밭이 복구될 가능성은 없어서 식량안보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외곽 지역사회에 깨끗한 식수를 계속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2,000만 리터의 식수를 지원했다. 이에 더해 외곽에 있는 홍수 피해 지역의 15,973 가정에 위생 키트를 보급했다. 

파키스탄 신드주에서 수재민 아동이 식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Asim Hafeez

재난급의 홍수에 대한 국제적, 국내적 대응에 있어 식량, 식수, 위생 및 의료서비스, 안전한 거처가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피해 지역 인구를 시급히 지원해야 합니다.”_에드워드 테일러 / 국경없는의사회 파키스탄 신드주·발루치스탄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1986년 파키스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1,738명의 현지 직원과 53명의 활동가로 이루어진 팀이 펀자브(Punjab), 발루치스탄(Balochistan), 키베르 파크툰크와(Khyber Parkhtunkhwa), 신드주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년간 파키스탄에서 활동을 전개하며 자연재해 등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응해왔는데, 특히 2022년 대홍수 발생으로 50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대응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