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그리스: 섬 곳곳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수천 명의 이주민과 망명자들

2015.07.23

최근 며칠 사이에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온 난민 약 5000명이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수용 시설의 역량으로는 새로 도착하는 난민 모두를 지원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위기에 시급히 대처할 것을 유럽연합(EU), 유엔난민기구(UNHCR), 그리스 당국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서 온 레이라와 조라한이 카라 테페 캠프에서 마실 물을 끓이고 있다. ⓒAnna Surinyach/MSF

지난 12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가 그리스 당국과 유럽연합(EU)에 난민 수용 역량을 늘릴 것을 재차 요청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이주민과 망명자들(주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출신)이 현재 그리스 군도 곳곳에서 위태로운 상황 속에 갇혀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팀은 레스보스(Lesbos)에 도착해 있다. 이 섬은 난민 수용 시설을 갖추고 있는 그리스의 섬 2곳 중 하나인데, 이 시설의 운영 체계는 지금 붕괴 직전에 와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스(Kos) 및 기타 도데카네스 제도(Dodecanese islands)에 도착하는 이주민과 망명자들을 위해 기존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약 5000명이 레스보스에 도착했다. 하지만 기존의 모리아(Moria) 수용 시설은 7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어, 혼잡한 상황 속에서 난민들은 열악한 위생 여건과 식료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도착한 수천 명은 야외에서 천막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카라 테페(Kara Tepe)에서 지내는데, 이 곳은 그 어떤 형태의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은 지대라서 사람들은 물, 임시 거처, 화장실, 의료 지원 등을 거의 구할 수 없다. 당국에서 식료품 배급을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배급량이 부족하다.

시리아 라타키야에서 온 난민들이 모리아 캠프에 온 첫 날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 ⓒAnna Surinyach/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코스에 도착하는 난민들에게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코스에서는 최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래된 건물 안에서 700명의 난민이 돌부스러기, 유리 파편이 널린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옴이나 피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이 병들은 비위생적인 생활 여건이 낳은 직접적인 결과이다. 청소를 하고 식수위생 여건을 개선하려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노력이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크게 개선하려면 이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현지 당국의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만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스타티스 키루시스(Stathis Kyroussis)는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해 여러 단체들이 인도적 대응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적절한 수용 체계를 만들어 이를 유지하는 데 실패한다면 모든 구호 노력의 효과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입니다.”라며 “새로 도착하는 이주민과 망명자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야 하는 그리스를 지원해, EU 및 회원국들은 긴급 기금 및 물질 지원 등 인도적 자원을 급파해야만 합니다. UNHCR 역시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말로 약속한 지원을 실제 행동에 옮겨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응 규모를 더 늘려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쓰레기로 가득하고 물이나 화장실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공터 혹은 폐건물에서 사람들이 알아서 지내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레스보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엘리자베타 파가(Elisabetta Faga)

국경없는의사회는 곧 의료 상담, 청소 서비스, 구호 물품 배급 등을 지원할 계획이며, 카라 테페와 모리아 캠프에서 식수위생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