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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콩고민주공화국: 수면병 치료를 위해 한층 더 노력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15.09.22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의료팀은 지프와 오토바이를 타고 외지고 불안한 지역들을 두루 다니며, 수면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치료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수카디의 한 병원에서 수면병 진단 후 치료를 받고 있는 저메인의 모습. ⓒPhilipp Frisch/MSF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에 있는 작고 어두운 진료실. 너무 어지러워 걸을 수조차 없는 저메인(Germaine, 24세)이 간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다. 체체파리에 물린 저메인은 국경없는의사회 의사들에게서 수면병 진단을 받았다. 저메인은 “너무 어지러워 금세라도 바닥에 쓰러질 것 같았어요. 아무 힘도 없었죠. 먹지도 못하고, 그저 물만 몇 모금 넘길 수 있는 정도였어요.”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8개월여 동안 4만2000명을 대상으로 수면병 감염 여부를 진단하고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저메인은 그중 한 명이다. 2015년 5월, 의사 및 간호사, 진단검사 담당자들로 구성된 이동 의료팀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경에서 가까운 오리엔탈 주(州), 앙고(Ango), 반다 지역(Banda Territory) 등지의 조밀하고 불안정한 지역들을 다니며 역사적으로 질병 감염률이 높은 마을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유목민, 난민들에게까지 다가가기

국경없는의사회는 8개월여 동안 4만2000명을 대상으로 수면병 감염 여부를 진단하고 감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오토바이와 트럭을 이용해 외진 곳까지 찾아갔다.  ⓒPhilipp Frisch/MSF

우리는 마을 저 너머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다가가고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난민, 그리고 수풀 속에 살고 있는 유목민 등 가장 취약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중보건 홍보팀은 외진 지역에 위치한 농어촌 곳곳에 들어가 우리가 이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다닙니다. 그 사람들이야말로 체체파리에 물려 수면병에 감염될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에, 우리에게 와서 검사를 받으라고 그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수면병 대응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현장 책임자 롤란드 카야(Rolland Kaya)

5월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1만2183명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지금까지 91명이 수면병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외진 지역에서 활동할 기회를 이용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일반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 5세 미만 아동, 그리고 말라리아 증상을 보이는 성인들을 치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5월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한 말라리아 환자는 6884명에 이른다.

수면병을 뿌리 뽑으려면 아직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다. 복잡한 진단 절차를 대신할 간편한 검사법을 개발하고, 이와 더불어 집에서도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약도 필요하다. 수면병에 걸린 사람들이 아무리 외진 곳에 살고 있더라도, 국경없는의사회는 목숨을 위협하는 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검사하고 치료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면병이란? 

인간 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human African trypanosomiasis, HAT)이라고도 불리는 수면병은 아프리카 내 36개국에서 발견되는 치명적인 기생충병으로, 수백만 명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병이다. 수면병을 유발하는 기생충은 체체파리에게 물렸을 때 사람에게 전염된다. 수면병에 감염된 경우, 말기에는 심각한 수면 장애, 정신적 피폐, 뇌 손상이 나타나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2013년, 전체 수면병 발병 가운데 89%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공화국, 남수단 등지에서 25년 넘게 수면병 치료 활동을 실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