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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이라크: 모술 서부에서 온 수천 명의 부상자와 환자들

2017.03.23

민간인들에게는 식량·물 부족하고, 아동들 사이에서는 영양실조 나타나

최근 두 달 사이에 모술 안팎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긴급 지원 혹은 생명을 살리는 중대한 의료 지원이 필요한 환자 1800여 명을 받았다. ⓒ Louise Annaud / MSF

2017년 3월 22일, 이라크 아르빌

모술에서 격렬한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내에 있는 민간인들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십자포화 속에 갇혀 있다. 사상자 수도 높고, 아직까지 모술 서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식량과 물이 부족한 상태다. 한편, 아동들 사이에서는 영양실조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의료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안한 조짐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운영국장 이사벨 드푸르니(Isabelle Defourny)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긴급 의료 지원에 대한 필요 사항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총격·폭발·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남성, 여성, 아동들을 치료하기 위해 우리 팀들은 밤낮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제왕절개가 필요한 임산부의 경우처럼 생명이 위태로운 긴급 상황에도 신속한 의료 대응이 필요합니다.”

2월 19일 모술 서부에서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로 수만 명의 민간인들이 모술을 탈출했고, 분쟁 지역에서 부상을 입은 수천 명은 구급차로 긴급 이송되었다. 현재 모술 안팎에는 수많은 환자를 치료할 의료 자원이 부족하다. 한편, 위급한 환자를 모술 밖에 위치한 병원들로 이송하는 구급차들은 수많은 외상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 많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태우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모술 안팎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긴급 지원 혹은 생명을 살리는 중대한 의료 지원이 필요한 환자 1800여 명을 받았다. 그들 중 1500명은 분쟁의 여파로 입은 외상을 치료해야 했다. 한편, 외상 외의 의료 지원에 대한 필요 사항도 뚜렷하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2월 초에 모술 동부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100회의 분만을 지원하고, 80회의 제왕절개를 실시했다.

3월 초,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서부 출신 아동들 사이에서 중증 영양실조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가장 최근에 온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캠프 2곳에서 신속 영양실조 검사가 진행되었다. 모술 서부를 탈출한 사람들은 분유도 전혀 남아 있지 않고 깨끗한 물과 식량도 부족하다고 했다. 공급 루트가 차단된 지금,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카야라(Qayyarah)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를 마련했다.

카야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서부 출신 피난민 중 중증 영양실조 아동들을 치료하고 있다. ⓒ MSF

드푸르니 박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 영양실조 치료가 적절히 제공되고, 모술 서부에서 온 피난민들이 도착했을 때 적절한 식량 지원을 받도록 하는 일이 시급합니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10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탈환하기 위한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이라크 보건부 직원들과 협력하여 니네와(Ninewa) 주에서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이로써 지역민들이 모자 보건 서비스를 포함한 긴급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팀들은 모술 동부, 모술 인근의 외상 센터 및 진료소들, 모술에서 탈출한 피난민들이 머물고 있는 여러 신설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활동가 및 이라크 현지인 직원 총 1600여 명이 10개 주(州)에서 의료 및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내에서 활동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정부, 종교 단체, 기타 국제 기관의 기금을 받지 않으며, 전 세계 대중들이 지원하는 민간 후원금만을 사용하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아흐메드(Ahmed) 박사의 증언

2월 19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남부 지역에 외과 역량을 갖춘 야전 외상 병원을 열었습니다. ⓒ Louise Annaud / MSF

외과의사 아흐메드[1] 박사는 2008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했으며, 2월 중순부터는 모술 남부의 국경없는의사회 야전 외상 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제 아침에 한 가족을 받았습니다. 엄마, 아빠, 어린 아들 2명으로 이뤄진 4인 가족이었죠. 네 사람 모두 박격포 수류탄 부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도착 당시 숨진 상태였기 때문에, 우리들은 두 아이에게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머리에 너무 심한 부상을 입은 둘째 아이는 결국 목숨을 잃었고, 우리는 아홉 살짜리 아이 한 명만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살아났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식구 중에 남은 사람이라곤 그 아이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오후에 또 다른 남자 아이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온 아이는 열 살이었는데, 박격 포격 때문에 왼쪽 다리가 거의 절단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병원에 오는 동안 이미 출혈이 너무 심했습니다. 2시간 동안 정형외과 수술을 하고 뒤이어 제 동료가 1시간 동안 개복술을 진행했는데, 결국 아이는 밤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제가 치료하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진을 찍어 놓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저는 긴급 환자 수술만 맡고 있지만 그 밖의 일들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다른 시설로 이송하는 환자들의 추후 경과도 체크하고 싶고, 그 환자들을 최대한 돌보고 싶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이 사람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싶습니다."

 

[1] 이름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