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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난민 아동 의료 서비스조차 접근 막는 그리스 정부 규탄

2020.02.03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 모리아 난민 캠프 내 아동 140명 이상이 복합적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만성 질환을 앓고 있으나 그리스 정부가 이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을 의도적으로 박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중대한 의료 문제에 조치를 취하고 모든 중증 아동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그리스 본토나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대피시킬 것을 그리스 정부에 촉구했다.

세 살 모하마드는 뇌 장애로 만성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대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하마드의 가족은 모리아 난민 캠프의 올리브나무 숲 속 텐트에서 전기나 난방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Anna Pantelia/MSF

모리아 난민 캠프의 올리브나무 숲 속 텐트에서 전기나 난방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모하마드의 가족 ⓒAnna Pantelia/MSF

힐데 보히텐(Hilde Vochten)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의료 코디네이터 는 "현재 많은 아동이 당뇨, 천식, 심장병 등 질환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매우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특화된 치료나 의약품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응급 치료를 위해 아동 환자들을 본토로 이송하고자 그리스 당국과 협의 중에 있으나 검진을 받은 일부 아동 조차 아직 이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그리스 정부가 신생아를 포함한 아동 환자를 위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며, 이는 아동의 건강을 해치고 장기적인 악영향을 초래하며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7월 그리스 정부는 그리스에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와 미등록 체류자에 대해 공공의료 접근을 막았고, 5만5000여 명이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하게 됐다.

레스보스 모리아 난민 캠프 외곽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소아보건소 의료진은 2019년 3월 이후 심장병, 간질, 당뇨와 같은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질환으로 고통 받는 아동 환자 270명 이상을 치료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 소아보건소 장비로는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기에 역부족이며 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레스보스 지역 공립 병원은 현재 추가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며 특수 질환에 대한 전문 진료가 불가능하다. 

모리아 캠프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샴세예(Shamseyeh)는 "딸 자하라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데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비좁은 공간에서 한밤중에 발작을 일으키면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샴세예는 “딸이 좋은 의사에게 치료받고 다른 아이들처럼 놀 수 있는 곳에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폐증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섯 살 자하라. 자하라의 가족이 지내는 곳은 물과 전기를 구하기 어려우며, 추운 날씨에 몸을 따듯하게 녹일 수 없다. 한밤중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Anna Pantelia/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4년 동안 반복해서 모리아 난민 캠프는 정부 정책에 의해 빚어진 ‘인간적 비극’이라 고발해왔다. 현재의 상황은 2016년 EU-터키간 합의로 만들어진 이주 정책이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하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다.

토마소 산토(Tommaso Santo)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책임자는 "’억제’를 바탕으로 한 이주 정책의 부당한 대가를 난민들이 치르고 있다”며 “중증 질환에 고통받는 아동의 의료 접근을 거부하는 것은 그간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이기적인 기조의 일환이며 믿기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 복합적이며 만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모든 환자를 레스보스에서 즉시 대피시키고, 정기적인 이동 시스템을 구축해 특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에 체류지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아동을 가장 우선한다. 
  • 모든 망명신청자, 미동반 아동, 그리스 미등록 체류자가 시기적절하고 충분한 무상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 난민과 망명신청자를 레스보스의 열악하고 비인도적인 환경에 억류하는 체계를 중단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96년부터 그리스에 있는 망명 신청자와 이주민을 대상으로 인도적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14년 국경없는의사회는 터키로부터 그리스 군도 및  본토로 유입되는 망명 신청자, 난민, 기타 이주민의 증가에 대응하여 구호 활동을 확대했으며 2016년부터는 그리스의 기본 보건의료 서비스, 만성 질환 치료, 성•생식 보건, 물리치료, 임상 심리치료, 정신건강 치료와 함께 포괄적인 사회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그리스 내 레스보스, 사모스 섬과 아테네 중앙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