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볼롬바 에볼라 치료센터의 의료진. ©MSF/Franck Ngonga
최근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에서는 여전히 에볼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올해 6월 1일 민주콩고 서부 에콰테르(Équateur)주에서 새로운 에볼라출혈열(EVD) 발병이 선포되었는데, 이것은 민주콩고 내에서만 열한 번째 에볼라 유행이다.
이번 유행은 민주콩고 북동부 지역에서 아직 열 번째 에볼라 전염병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에볼라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쳤다. 이번 유행은 이미 지역 내 11개 보건 구역으로 확산되었으며, 그중 일부 마을은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강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이루어진 열 번째 유행에 대한 대응에서와 같이 안전 상의 어려움이 있지는 않지만, 이번 유행에 있어서는 물류 공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콰테르 지역의 면적은 한국과 유사하며(103,902 km2), 일부 보건 구역은 카누를 이용해 강을 건너거나 숲을 통과하는 험한 도로로 여러 시간 동안 이동해야만 접근이 가능하다. 인도주의 단체들이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헬리콥터는 단 한 대 뿐이다.
에콰퇴르 주 툼바(Tumba) 호수.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비코로(Bikoro)를 떠나 이코코 봉린다(Ikoko Bonginda) 보건 구역으로 향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보건 구역에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6병상 규모의 격리 센터를 세웠다. ©MSF/Franck Ngonga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응급 의료 대응 활동을 위해 필요한 차량, 오토바이, 보트나 카누에 설치할 아웃보드 모터 등을 사전에 배치해 두었습니다. 우리는 지역의 필요에 따라 재고를 배치하는데, 에콰테르 지역에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 예로, 볼롬바(Bolomba) 보건 구역에 접근하기 위해서 우리는 카누에 모든 장비를 싣고 모든 팀원 또한 탑승한 상태로 라이플렘바(Likelemba)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습니다." _마티아스 뎀보(Mathias Dembo) / 국경없는의사회 물류 코디네이터
유행지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활동합니다
민주콩고의 열 번째 에볼라 유행이 선언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고, 지역사회 감시를 지원하며,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사는 환자에게 신속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볼롬바(Bolomba), 비코로(Bikoro), 모니에카(Monieka), 인겐데(Ingende), 로톰베(Lotombe) 보건 구역에 팀을 배치했다.
볼롬바에서 가장 외진 지역에 닿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열대 숲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 © MSF/Franck Ngonga
"전염병이 환자와 함께 육지와 강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하고 마을간 거리가 먼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산화 대응책을 세우고, 가장 거리가 멀고 피해가 큰 보건 구역에 팀을 배치하고 있으며, 소규모 시설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_마리아 마사코(Maria Mashako)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9월 1일 기준으로 5개 보건 구역에서 9개의 치료 및 격리 센터를 지원해 에볼라 발병이 활발한 유행 지역에서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볼롬바 보건구역에서는 종합병원 내 에볼라 치료센터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보소몬돔바(Boso Mondomba)와 율리(Yuli)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치료 및 격리센터 두 개를 설치했다.
비코로와 모니에카에서도 이와 유사한 분산화 접근법을 취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4개의 소규모 치료 및 격리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은 에볼라 유행 대응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한 볼롬바와 비코로의 주요 지역과 유행지에 위치한 보건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1차 의료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의심환자의 조기 발견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의약품을 지원하거나, 에볼라에 대응하고 있는 현지 의료진에게 훈련을 제공하고,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 집니다.” _마리아 마사코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지역사회의 참여가 핵심입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에볼라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며, 일부는 에볼라 발병이 처음인 곳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보건증진팀이 보건부 직원들을 지원해 주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지역사회 기반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볼롬바, 비코로, 모니에카에서는 이러한 지역사회 보건 증진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가인 블레이즈(Blaise)는 이코코 보건 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에볼라 유행에 대해 알리고 있다. 보건증진팀은 지역사회 기반 접근법을 취하고 있으며, 블레이즈를 비롯한 보건증진팀은 가정 마다 방문하며 에볼라에 대해 알리고, 어떻게 증상을 인지하고 감시 시스템에 알리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기반 접근법은 지역사회 안에서 의심 사례를 탐지하고 신속하게 경보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한다. 이로써 지역사회 스스로가 전염병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다. ©MSF/Franck Ngonga
"제 딸이 에볼라로 사망했습니다. 이틀 후 저도 입원했어요. 제가 더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 뿐입니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고 싶어서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팀에 합류해 제 이야기를 다른 주민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병의 증상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_삼웬기 보쿠마(Samwengi Bokuma) / 지역주민
"이 지역사회 기반 접근법은 지역사회 안에서 의심 사례를 탐지하고 신속하게 경보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로써 지역사회 스스로가 전염병 대응의 주체가 되게 합니다.” _마리아 마사코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다른 에볼라 대응 협력 단체가 지원하는 예방접종 프로그램 또한 이러한 분산화된 지역사회 기반 전염병 대응 접근법을 보완한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6월 5일 에볼라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약 2만6,500명에게 백신(열 번째 유행 당시 동북부에서 사용한 ZEBOV-GP백신)이 제공되었다.
9월 2일 기준 에콰테르 지역에서 총 110명의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으며(확진자 104명, 의심환자 6명), 47명이 사망했다. 에콰테르 주에서 최근 에볼라 유행이 있었던 것은 2년 전, 2018년 5월과 7월 사이였다. 비코로 및 이보코(Iboko) 보건 구역을 비롯해 음반다카(Mbandaka) 또한 민주콩고의 아홉 번째 에볼라 유행의 진원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