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내 분쟁 발발이 다섯 달째 이어지면서 카르툼을 위시한 수단 전역 인구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가운데, 카르툼 북서부 옴두르만(Omdurman) 주민들에게 생명줄 역할을 하는 알 나오(Al Nao) 병원까지 폭력사태로 위협받고 있다.
알 나오 병원, 2023년 8월 17일 ©MSF
특히 최근 몇 주간 옴두르만 내 분쟁사태가 심화하면서 공습, 총격전, 포격이 난무, 수단 주민의 고통과 사망을 초래하고 있다. 수백 명의 남성, 여성, 아동이 부상을 입었고, 잦아들지 않는 폭력사태로 인해 의료서비스가 절실한 이들에게조차 해당 지역에서 가동 중인 소수 의료시설로 접근하기가 매우 위험하고 어려워졌다.
지난 주, 포격 현장에 갇혔던 한 가족이 이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모친과 어린 딸은 사망했고, 또 다른 딸은 다리 한 쪽을 잃었고 아들은 심한 부상을 입었죠. 또 다른 가족은 총상을 입은 세명의 자식을 데리고 왔습니다. 9세 아이는 등에, 6세 아이는 오른쪽 눈에 총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부지했어요. 하지만 4세 아이는 죽고 말았죠.”_오메르(Omer) / 옴두르만 알 나오 병원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7월 29일부터 8월 11일까지 약 2주 간, 수단 보건부와 협력 하에 알 나오 병원에서 활동을 전개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808명의 환자에게 응급 외상 치료를 제공했는데, 그 중 447명은 총상, 폭발 잔여물 및 칼부림 사태로 인한 부상자들이었다. 같은 기간, 알 나오 병원은 787명의 환자들에게 당뇨, 호흡기 감염, 고혈압, 기타 심혈관 질환 등 부상 이외 질환 치료를 제공했다. 알 나오 병원 의료진은 일일 평균적으로 폭력사태로 인한 외상 환자 34명, 기타 질환을 앓는환자 77명을 치료했다.
알 나오 병원에서 부상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MSF
알 나오 병원은 옴두르만 내 아직 가동 중인 최후의 의료시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유입되는 환자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알 나오 병원은 옴두르만 북부에서 유일하게 외상 응급실을 갖추고 있고 외과 수술 집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부상 환자들은 알 나오 병원으로 이송된다.
7월 4일,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옴두르만 소재 알 사우디(Al Saudi) 산과 병원에서 활동 중이던 현지 보건부 직원이 병원 구내에서 이동하던 와중 총상을 입어 사망했고, 이로 인해 병원은 문을 닫게 되었다. 해당 병원 직원들은 알 나오 병원으로 옮겨가 지역 내 임신부들이 안전한 장소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인근 지역에서의 심각한 분쟁사태는 인구 전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알 나오 병원 내 전쟁 부상 환자 3명 중 2명은 총상을 입었는데, 여성, 남성, 고령자, 아동, 신생아 모두 해당한다. 일부는 창상 혹은 폭격으로 인한 부상을 입었다. 분쟁사태 와중에도, 사고로 인한 부상이나 골절된 다리 또한 여전히 치료가 필요하다.
알 나오 병원 인근에서 점차 고조되는 폭력사태로 환자와 직원들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 8월 16일, 알 나오 병원의 북부 및 남서부 지역에 폭격이 발생했다. 병원 인근에서 분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주로 폭력사태로 발생한 부상자들이 들어오지만 기타 응급 환자들에게도 계속해서 치료를 제공한다. 뇌졸중, 심근 경색, 혹은 위장관련 응급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의료 시설로 향하는 여정이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거나 폭력사태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받는 것을 미룬다. 일부는 너무 늦게 병원에 도착하기도 한다. 이렇듯 불안정한 치안은 병원 직원에도 영향을 미쳐서 동료 직원이 병원에 접근하기 너무 위험할 때 다른 직원들의 근무량이 두 배가 되기도 한다.
알 나오 병원에서 대기중인 환자들 ©MSF
옴두르만 내에서 당장 건강상의 긴급한 문제가 없는 이들 또한 폭력사태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지속적인 수도 및 전력 공급 중단, 요리에 필요한 연료 부족, 생활 자금 및 기타 수단 부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한다. 이렇듯 열악한 상황으로 야기되는 심리적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국경없는의사회 다른 활동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알 나오 병원에서도 단순히 폭력사태에 휩싸인 민간인들을 비롯, 분쟁사태에서 어느 쪽에 속해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개별 의료적 수요에만 기반해 모두에게 동등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르툼(Khartoum) 주에서 총 8개의 병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중 4개의 병원은 분쟁 전선의 양측인 카르툼 시와 옴두르만에 소재하고 있다. 알 나오 병원에 더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르툼 남부의 바샤이르 수련병원(Bashair Teaching Hospital)과 튀르키예 병원(Turkish Hospital)에서 부상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총 1,770명의 전쟁 부상 환자들이 이 3개의 병원에서 외상 치료를 받았다.
말로 형언하기 힘든 폭력사태로 인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비극적인 상황에 놓입니다. 가장 취약하고 무고한 이들이 분쟁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볼 때 정말 참담합니다. 알 나오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서 발생하는 폭격으로 인해 공포감이 보다 심화되고 생명을 살리는 일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쟁 당사자들이 이렇듯 용납될 수 없는 폭력사태로부터 민간인들이 피해 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병원과 의료 종사자들의 안전이 보장할 것을 촉구합니다. 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불행과 고통이 더욱 심화되고 말 것입니다.”_ 프라우케 오시그(Frauke Ossig)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긴급구호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