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가하는 봉쇄를 강력히 규탄한다. 3월 9일자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주민들은 물 접근성 등 기초적이고 필수적 서비스 역시 빼앗긴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은 전력 공급을 차단하고 구호품 반입을 전혀 못하게 하는 등 인도적 수요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고 도구화했다. 이렇게 가자지구 주민들을 집단 형벌에 처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정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 당국이 국제 인도법을 존중하고 점령 당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가자지구에 가하는 비인간적 봉쇄를 끝낼 것을 촉구한다.
2025년 2월 가자지구 북부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 운영 모습 ©MSF
이스라엘의 동맹 주체들은 이렇게 중대한 국제 인도법 위반 사항을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이러한 행위를 정상화시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미국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동맹 주체들이 이러한 행위를 정상화시키지 말 것을, 그리고 가자지구가 더욱 심각한 재앙 상태로 빠져들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또다시 인도적 구호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정상화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일입니다. 인도적 구호는 절대 전쟁에서 교섭 수단으로 사용되어선 안됩니다. 모든 공급품을 차단하면 수십 만명 주민이 고통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절망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_미리암 라루씨(Myriam Laaroussi)/ 국경없는의사회 비상대응 코디네이터
휴전으로 인도적 대응이 확대되어야 할 순간에, 이스라엘 당국은 모든 구호품 반입을 중단시켜버렸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마지막으로 가자지구에 들어가게 할 수 있던 것은 2월 27일자로 대부분 의료물품이 그 내용이던 트럭 3대가 전부였다. 국경없는의사회에게는 봉쇄 전에 가자지구로 들어가게 하려고 계획하던 트럭이 여러 대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내 대응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수개월간 주민들이 기초적 필요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던 북부에서 그렇다.
가자지구에는 이제 연료 반입이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고, 예정된 보급도 없는 상태에서 우리 재고가 바닥나면 가자지구 주민 지원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인도적 구호 확대 없는 휴전은 모순적인 일입니다.”_라루씨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전력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주력 탈염 시설은 이미 연료에 의존해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시설의 생산량은 일당 1천 7백만에서 2백 5십만 리터로 줄었다. 전력 중단 결정은 점차적으로 공공 용수 공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23년 10월 9일 시작한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가자지구 수십 만명 주민들이 전력, 식량, 연료 없이 인도적 참사를 마주하고 있다. 15개월간 지속된 폭격과 실향, 질병 유행들 이후에도 이스라엘 당국이 소위 군민 양용 품목에 부과한 사전 의무 요구사항이나 거부로 인해 구호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모든 인도적 단체처럼 국경없는의사회도 가자지구 봉쇄 유지를 위해 고안된 체계 내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부과하는 조건에 맞춰 적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휴전중 들어간 트럭 대수가 늘긴 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의 물품 반입 허용 체계는 인도적 구호를 방해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 봉쇄 전에도 우리가 제대로 대응을 확대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_라루씨
투명하지 않게 운영되는 이 체계로 인해 수술용 메스나 가위, 산소 발생기, 탈염 장치, 발전기를 포함한 구명을 위한 공급품 반입이 제한된다. 승인을 받았을 때조차 해당 과정에는 너무 길고 복잡한 절차적 방해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