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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온갖 어려움에 맞선 북 다르푸르 지역의 산과 치료

2013.04.23

15살의 산모 사미라*(Sameera)의 가족들이 의사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하고 주라짐(Jurajeem)의 계곡과 논밭을 떠났을 때, 그녀는 이미 이틀째 진통 중이었다. 하루를 꼬박 이동하여 그들은 달 자가와(Dar Zaghawa)지역, 움 바루(Um Baru)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센터에 도착했다. 조산사 할롬 압달라(Halom Abdallah)는 태아의 머리가 산모의 방광을 누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사미라에게 누공(fistula, 분만 시 태아의 머리가 질, 방광, 직장 등을 오랫동안 눌러 조직이 괴사하면서 구멍이 생기는 것)에 걸릴 위험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분만 중 혹은 분만 직후 가장 많은 산모와 태아가 사망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와 같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 다행히도 사미라는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센터에 도착한지 세 시간 후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사미라의 아이

달 자가와 지역에서 사미라와 같은 산모들은 종종 상황이 심각해지거나 너무 늦게 의료의 도움을 찾는다. 사미라와 그녀의 아기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가장 최근의 수단 가정 보건 조사(Sudan Health Household Survey, 2010년) 자료에 따르면 북 다르푸르에서 태어난 10만 명의 아이들에 대해 640명의 산모가 출산 중 사망한다. 반면 유럽에서 태어난 십만 명의 아이들에 대해 출산 시 사망하는 산모의 수는 평균 20명이라고 한다(세계보건기구, 2010).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의 생명 역시 위험에 처해있다. 신생아 사망률이 1000명 중 33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많은 유럽 국가의 신생아 1000명 당 평균 7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이다.

조산사인 할롬은 “이 지역의 여성들은 종종 전통적인 산파들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출산을 하는데, 이들은 난산을 겪은 산모를 돌보는데 필요한 기본 훈련이나 기술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미라같이 초산인 경우 아이나 산모, 혹은 더 나쁜 경우 둘 다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고 말했다.

2만 명이 넘는 인구에도 불구하고 달 자가와 지역에는 산모들을 돌볼 보건 시설이나 조산사들이 충분치 않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2 명과 조산사 1 명 외에 분만과 출산에 관련된 합병증을 다룰 능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는 유일한 숙련된 조산사는 보건부 조산사 3 명이 전부이다. 북 다르푸르의 주도인 엘 파시르(El Fashir)에서 3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움 바루에서 할롬은 지역 내 유일한 조산사이다. 많은 산모들에게 움 바루는 가장 가까이 위치한 보건 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사미라의 경우,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이 곳으로 오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차를 타고 오면 겨우 몇 시간 거리이지만, 아기가 태어나려 하는 상황에도 차를 빌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현장 책임자인 페르난도 메디나(Fernando Medina)는 “2012년에 우리는 북 다르푸르에서 아이 900명 이상의 출생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안전하게 출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산모들에게 교육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작년에 우리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건 시설들에 50명 이상의 지역 보건 종사자들을 파견해 출산 전후 관리, 병원에서의 안전한 분만, 가족 계획, 모유 수유, 예방 접종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혜택에 대해 교육했습니다. 이후 산후 관리를 찾는 여성들의 숫자가 다섯 배 증가했으며 12,500명 이상의 산모들이 임신 중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 많은 산모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라고 말했다.

건강히 출산을 한 이후라고 하더라도 분만 후 몇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 중 분만 후 출혈 및 감염은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된다. 움 바루와 같이 재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이와 같은 산모 사망을 예방하는 일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하지만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는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분만 후 진료를 통해 출산 후 6주 동안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모유 수유를 돕고, 감염을 확인하고 치료하며, 아기를 위한 일반적인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가족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보건 센터 외에 산모들이 환영하는 시설은 산모 대기소(maternity waiting house)이다. 산모 대기소는 외딴 지역에서 온 위험군 산모가 진통 시, 병원으로 즉시 갈 수 있도록 예정일 몇 주 전부터 해당 의료 시설 가까이에서 머무르는 곳이다. 전세계에 걸쳐 이와 같은 시설 여러 곳을 운영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는 올해 북 다르푸르 타윌라(Tawila) 지역에도 20개의 병상을 갖춘 산모 대기소 한 곳을 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보건부와 함께 북 다르푸르의 달 자가와 및 타윌라에서 출산 전후 관리, 분만 서비스, 가족 계획 등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성병 치료와 상담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환자의 이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1979년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함께 열악한 보건 서비스, 자연 재해, 영양 실조 위기, 전염병, 무력 분쟁의 여파로 고통 받고 있는 수단인들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해 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제공한 서비스 중에는 임신 및 출산 건강 지원, 흑열병 치료, 상담 서비스, 영양•소아•응급 산과 치료 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알 제다레프(Al-Gedaref)주의 타바락 알라(Tabarak Allah) 와 세나(Sennar) 주의 아자자 다무스(Azaza Damous) 그리고 북 다르푸르 주의 타윌라, 카구로(Kaguro), 달 자가와의 보건 시설에서 의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