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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에 관계된 모든 국가 및 당사자에 보내는 공개서한

2013.10.01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 MSF)는 러시아와 미국 정부가 중재한 합의안이 발표됨에 따라 양국 정부에 시리아 전쟁 피해자 수백만 명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의 전폭적 확대를 최우선 외교 의제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시리아 내전에 관련된 다수의 국가 및 당사자를 고려하여, 러시아와 미국 정부는 각 정치적 동맹국들과 협력해 시리아 내 필요한 모든 곳에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촉진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의 교착상태를 타개하자는 요청이 군사적 지원에 대한 요청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국제 인도주의법에 의거하여, 구호 활동가들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화학무기 통제에 관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쏟았던 외교적 노력만큼, 시리아 분쟁 피해자 수백만 명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시리아 내전 발발 후 2년 반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명을 넘었다. 시리아 인구 4분의 1이 고향을 등지고 피난을 떠나야 했다. 고국을 떠난 피난민도 21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시리아 사회의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보건 체계 역시 내전 상황에서 공격을 받았고, 시리아 국민의 급성 및 만성 의료 니즈(needs)에 대한 대응력을 상실했다. 병원과 의료진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시리아 전역의 공공 병원 91개 중 60% (55개)가 피해를 입거나 파괴되었다.

많은 지역에서 민간인들은 두려움으로 전선 너머에 위치한 보건 시설에 찾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보건의료 인력이 살해, 구금, 고문, 위협 당하기도 했다. 분쟁 발발 이후 시리아 적신월사 자원활동가 22명이 살해당했다. 독립 의료구호 단체에게는 더욱 적대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9월 초에는 시리아 공군이 시리아 북부 알 밥(al Bab)의 야전병원을 폭격하여 9명의 환자와 2명의 의료진이 사망했다. 구호 활동가들은 일부 반군의 공격 또한 받고 있다.

내전이 발발하기 전 시리아는 수준 높은 의료 기술과 자체적인 제약산업을 갖춘 보건의료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자원은 전선 양쪽에서 거의 고갈되었다. 제약산업의 붕괴, 또 간접적으로는 시리아에 부과된 국제제재 조치로 인해 필수 의약품이 공급부족상태에 있다. 반군점령지역으로 반입되는 의약품에 대한 봉쇄는 시리아 일부 지역이 국가적인 제재 조치를 받은 것과 동일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많은 의사들이 시리아로부터 피난했다. 시리아에 남아 있는 의사들은 소수의 전문의, 전공의, 또는 전쟁 관련 부상에 관한 수술 경험이 부족하거나 전무한 외과의 등이다. 치과의사들이 간단한 수술을 집도하고 있고, 약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간호사로 자원하고 있다.

시리아인들은 현재 총탄, 폭탄, 미사일뿐만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 같은 치료나 예방이 용이한 만성 질환에 의해서도 목숨을 잃고 있다. 홍역이나 피부 리슈마니아증처럼 통제되었던 감염성 질환들도 시리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임신합병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응급 산과 진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보건 체계가 붕괴된 반군 점령 지역에서는 인도적 지원이 부족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내전 발발 이후 시리아 당국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시리아 국내 활동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인도지원이 필요한 만큼, 국경없는의사회는 인접국과 반군점령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전개해왔다. 

시리아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6개 병원과 2개 진료소는 월 평균 10,000건이 넘는 진료와 430건 이상의 외과수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할 수 있는 제한된 지역만 보더라도 지원활동이 시급히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직접 활동할  수 없는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전역의 28개 병원과 56개 진료소를 지원하고 있다. 검문소와 도로봉쇄를 통과해 의약품을 가져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들 병원과 진료소는 필수 의약품이 극히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 정부는 시리아 당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구호단체들이 시리아 정부 장악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반군점령 지역으로의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 시리아 당국은 보급로 폐쇄,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의 이동 제한 및 기타 관료적 장애물 등 시리아 국내에서 구호물자의 분배를 지연시키는 모든 행정적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또한 시리아 정부는 의료 단체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존중해야 하며, 보건의료 시설, 보건 인력, 환자 등을 목표로 하는 모든 공격 행위를 중단하고, 전선과 국경을 넘는 의료물품 및 의료진의 이동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반군을 지지하는 미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의 주요 국가들은 반군 단체가 인도적 지원활동을 존중하고 원활한 지원 제공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 국가들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반군이 의료시설 근처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중단하고, 보건의료 인력 및 환자에 대한 공격, 위협, 표적 활동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 

내전과 관련된 모든 무장 세력, 민병대 및 국가들은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장려하고 보장할 책임이 있다. 인접국들은 반드시 국경을 개방해 지원이 시리아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난민들이 시리아 밖에서 피난처를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엔 기구와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이 시리아인들에게 다마스쿠스에서건 인접국에서건 긴급지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이 취해져야 한다. 

전례 없는 시리아의 위기는 인도적 지원을 촉진하기 위한 일치된 외교적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매달 수천 명의 시리아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실향민이 되고 있다. 인도적 지원을 촉진하기 위한 합의가 시리아 내전에 대한 대응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시리아인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기에 처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

우니 카루나카라(Unni Karunak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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