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폭력사태 이후 의료 수요 급증

2013.10.07

쿠데타가 발생하고 반군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인 방기(Bangui)를 장악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세는 지금까지 피해를 받지 않았던 지역까지도 긴장과 폭력사태가 번지는 등 불안한 상태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전개가 매우 우려됩니다. 현장 팀은 폭력 사건 및 치안 사고의 증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 및 보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라고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세 명의 현장책임자들은 입을 모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보건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정치적-군사적 충돌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오늘날 만성적인 인도주의, 보건 긴급 상황에 있다. 지난 3월의 쿠데타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이래 아직 평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위기상황이 계속되면서 보건체계가 약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의료물품 공급 및 보건종사자가 부족하고, 말라리아가 연중 가장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 시작되어 증가하는 긴급한 의료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또한, 정기 예방접종 및 약품 공급이 중단되어 특히 결핵과 HIV/AIDS 환자의 상황이 심각하다.

변화하는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기존 활동 수정 및 신규 프로젝트 착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서쪽에 있는 파오우아(Paoua) 지역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접적인 충돌과 폭력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으나 최근 치안상황이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 2006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해온 지역 협력병원에서도 총상 환자 치료가 증가했다. 국내 실향민의 유입으로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고 있는 병원의 여러 부서별(소아과, 외과, 산부인과, 입원병동, HIV 및 결핵 치료, 예방접종) 업무량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 영양실조 치료를 받는 어린이
 


▲국경없는의사회 외래진료소에서 치료받는 이 여아는
부종을 앓고 있으며 2세이지만 6kg밖에 나가지 않는다.

8월 5일, 동부 브리아(Bria) 지역에 아동 대상(0-15세) 소아과 프로그램 개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책임자 조단 와일리(Jordan Wiley)는 “브리아 지역은 완전히 방치되어 있습니다. 지난 5월,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지 보건상황을 평가했을 당시, 일주일에 788명의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환자들 중 75% 이상이 말라리아를 앓고 있다. 입원치료를 받은 아동 36명 중, 대부분은 심각한 말라리아 증세로 입원했지만 호흡기 감염이나 설사병 환자들도 있었다. 50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영양실조 진단이 이루어졌으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 영양실조 치료센터에 입원시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신규 예방접종 실시를 지원할 예정이다.

수도 방기 북쪽에 위치한 보상고아(Bossangoa)와 보길라(Boguila)에 긴급 구호를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에 쇄도하는 영양실조 및 말라리아 환자

보상고아 지역 무장세력 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되는 가운데 전투원과 민간인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말라리아, 설사병, 영양실조, 폭력 피해자(특히 성폭력 및 총상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 착수 이래 국경없는의사회는 매일 거의 200명의 5세 이하 아동 환자를 보고 있다. 또한 보상고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3월 쿠데타 이래로 치료 접근이 불가능했던 350명의 환자들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제 공급 및 결핵 치료를 재개했다. 그 외에도 병원에 긴급 산부인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보길라의 폭력 사태 및 폭행을 피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생계수단 없이 거친 날씨에 그대로 노출된 채 덤불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동 진료팀은 매일같이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중증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병원으로 데려오고 있다. 7월 한달 동안 8,556명의 환자를 보았는데 이는 1년 전인 2012년 7월에 진료한 5,673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중서부 지역 바탕가포(Batangafo) 병원에서도 폭력 피해 환자의 수 급증

지난 몇 주 사이 18명의 총상 환자(전투원 및 민간인)가 입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바탕가포 병원 및 도시 외곽의 여러 보건소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팀은 아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국내 실향민을 지원하기 위해 일주일에 세 차례씩 이동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말라리아가 가장 흔한 질병으로 1월에서 7월 사이 31,556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같은 기간 바탕가포에 입원한 1,818명의 환자 중 83%가 5세 미만 아동으로 빈혈, 심각한 영양실조 등, 말라리아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2013년 1월에서 7월까지 이 병원의 입원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00명에서 38,000명으로, 5천명 가량 증가했다.

8월 초, 보우카(Bouca) 지역에서도 활동 시작

바탕가포에서 약 100km 떨어진 이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자보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젝트 개시 이후 치료를 받은 1,200여 명의 환자 중 절반 이상인 700여 명이 말라리아 환자였다.

9월9일 발생한 폭력사태로 파괴 되거나 불타버린 보우카지역 마을 ©MSF

마찬가지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부에 있는 카보(Kabo) 병원 및 은델레(Ndele) 병원에서도 지난 1월에서 7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환자의 대부분이 말라리아 환자였다(카보 병원의 경우 35,424명 중 14,268명, 은델레 병원의 경우 15,774명 중 4,916명). 같은 기간,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11개 지역 보건소에도 52,169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최근 새롭게 발생한 폭력사태로 마체테칼에 부상을 입은 환자 26명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 중 8명이 여성이었고, 6명은 아동이었다. 상태가 심각한 5명은 바탕가포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력사태를 피해 다른 마을로 피난하거나 덤불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동 진료소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홍역 퇴치를 위해 서부의 가드지(Gadzi) 지역에 응급 소아과 프로그램 신규 개설

올해 8월에 들어서만 69명의 홍역환자가 보고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책임자 실베인 그루(Sylvain Groulx)는 “5세 미만 아동 12,000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착수했습니다. 동시에 신생아에게는 소아마비 접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내장 기생충이 흔하기 때문에 구충 치료를 진행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해당 신규 프로젝트는 또한 아동의 영양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계속 추적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7곳의 영양실조 센터가 세워졌고 가장 심각한 환자를 위한 안정화센터가 들어섰다. 지난 몇 주 동안 51명의 아동이 영양실조 개선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1,175명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건소를 찾았다(이 중 60%는 말라리아 때문이었다). 피부 질환과 호흡기 질환도 빈번하게 발생하여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

방기의 치안불안, 국경없는의사회에도 피해

8월 27일 저녁, 셀레카(Seleka) 반군의 방기 북부 인근 지역 습격을 피해 4~5,000명의 피난민이 공항 활주로에 피난하면서 항공 운항이 중단되었다.

그 일주일 전에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활동가와 운전사가 차량으로 방기를 지나 이동하던 중 군복을 입은 무리에게 공격을 받았다. 당시 차량을 탈취당했고, 후에 돌려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최근의 공격은 물론이고 치안 관련 사고를 규탄한다. 지난 3월, 국경없는의사회 방기의 사무실이 습격을 당해 약탈당하고 차량이 탈취된 사건이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도 및 지방에서 자국민의 보호 책무를 확실히 할 것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에 다시 한번 요청하는 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96년 이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펼쳐왔으며, 현재까지도 질병에 시달리고 있거나 폭력 사태로 인한 피해자 및 의료 지원을 박탈당한 수천 명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7곳에서 정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 4곳에 추가로 긴급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