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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 심리 치료 – 장애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들

2013.11.06

시리아는 극단적인 폭력 사태에 처해있다. 환자, 가족, 의료진 등... 누구도 예외란 없으며 많은 이가 심리 지원을 필요로 하고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 샬롯(Charlotte)은 시리아에서 3개월 동안 활동하며 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알레포 지역 병원에서 저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환자의 친구들, 가족들도 함께 치료해야 했습니다. 이들 거의 모두 환자들만큼이나 심리 지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힘든 상황들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약해지고 두려움이 많아졌습니다. 심각한 고통을 겪고 치료에 절박한 기대를 거는 이들은 일종의 기적을 바랍니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기대로 인해 때로는 실망하고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환자와 환자의 주변인 중 많은 사람들이 매우 심한 불안정과 우울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현지 의료진과 국제 의료진들의 지원에도 감당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은 지낼 곳도, 먹을 것도 없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을 돈도 없습니다. 때로는 이들을 보살펴줄 가족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경우도 있고 자녀들을 보낼 학교가 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가 없다는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자기자신에 대한 불안뿐만 아니라 앞으로 시리아의 미래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심각한 화상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화상을 입은 환자
 

부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로 인해 장애가 생긴 환자들의 고통은 너무나도 선명합니다. 폭발로 인한 화상 또는 부상으로 마비가 되거나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팔다리를 절단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장애를 받아들이기란 힘든 일입니다.
심한 흉터가 남은 이들의 상황은 특히나 참혹합니다. 결혼 적령기에 흉터가 남은 소녀들에게 신랑감을 찾기란 영원히 불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11살 소녀 D는 주방 난로 폭발로 얼굴과 상체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연료 질이 워낙 나쁜 데다가 폭발이 잦아 이곳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사고입니다. 화상 피해는 너무도 참혹해서 D는 오른쪽 눈을 감지도 입을 완전히 다물지도 못했습니다. 멀쩡한 곳이라곤 다리뿐이었습니다.  D가 병원을 찾아왔을 때는 이미 화상을 입은 지 꽤 시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야전병원에서는 전쟁 부상자들만을 치료하고 있고, 다른 병원들은 대부분 파괴되거나 인력도 약품도 부족한 형편이었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D의 경우, 얼굴과 목의 피부가 자연치유되면서 수축되는 바람에 그녀의 머리가 목에 달라붙어버려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외과의사가 D의 목 피부를 절개해 소녀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피부이식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환자들과 가족들은 계속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아이가 정상적인 얼굴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궁금해할 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어린 소녀의 흉터는 평생 남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한 마음에서 기인하는 고통도 너무나 생생합니다. 게다가 폭격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거리에 나서기를 두려워합니다. 거리에서는 무장한 전투원들이 지키고 있는 초소를 지나쳐야만 합니다. 이동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내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 농작물을 팔 수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란 말입니까?” 남성이건 여성이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게 호소하며 물었는지 모릅니다.

이러한 심리적 고통 외에도 이동, 자원, 사회통합 등등의 문제들을 잔뜩 짊어진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