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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말라리아의 날: 아동 말라리아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

2015.04.24

4월 25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을 맞이하여, 국경없는의사회 열대의학 자문 니네스 리마(Nines Lima)가 아동들의 말라리아 발병 예방을 위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발라카 지역의 협력병원, 2013년에 비해 거의 환자가 2배로 늘어나 2014년 이 지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89,776명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말라리아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47%, 아프리카 지역에서 54% 감소했다고 합니다.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요법(Aartemisinin-based Combination Therapies, ACTs)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낸 것입니다. 하지만 말라리아는 여전히 아프리카에서 주요 사망 원인이 되고 있으며, 전 세계 말라리아 사망의 90%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해마다 아동 43만여 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습니다.

말라리아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현장에서 가장 많이 치료하는 질환입니다. 2013년, 우리는 180만여 명의 말라리아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기생충과 싸우는 데 가장 취약한 5세 미만 아동과 임산부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단 및 치료를 받아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살충제와 함께 모기장을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최근 우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아동들의 말라리아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전략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계절성 말리리아 화학예방요법(SMC)을 진행한 니제르 툰파피 마을 ©Juan Carlos Tomasi/MSF

2014년, 국경없는의사회는 니제르, 차드, 말리에서 생후 3개월~5세 아동 73만5000명에게 예방 치료제를 제공했습니다. 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예방요법(SMC)으로 알려진 이 전략은 사헬 국가들에서 사용하도록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방법입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감염 대부분이 단 몇 개월 안에 나타나는데, 이렇게 말라리아가 급속히 퍼지는 기간 동안 이 전략을 사용하여 아동들에게 설파독신-피리메타민(SP), 아모다이아퀸(AQ)을 혼합하여 3일간, 월 1회 복용하도록 돕습니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이 전략이 경증 및 중중 말라리아 감염률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더 많은 아동들에게 이 전략을 실시할 수 있었고, 말리 북부처럼 치안 상황이 나쁘고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이를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말리 북부에서는 분쟁 분파들의 이해관계 틈바구니 속에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려는 주민들에게 적합한 치료법 고안하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연중 말라리아 감염이 나타나는데, 특히 약 4개월간 말라리아가 유행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중아공 북부 카보 지역에서 15세 미만의 모든 아동들에게 항말라리아 약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요법으로 만7000명의 아동들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은, 카보 주민들이 매우 취약한 상황인데다 2013년부터 이어진 분쟁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주를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말라리아 유행 기간에 아동들을 보호해 줄 치료제를 모든 아동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는 아동들이 병으로 앓아 누웠을 때, 우리가 치료할 여건이 주어질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후 통계를 내보니, 경증 말라리아 환자 수도 줄었고, 카보 지역에서 중증 환자 혹은 말라리아 관련 입원 환자를 치료할 때 필요한 수혈도 줄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수년간 활동해 왔는데, 우리의 전략이 이러한 감소를 가져온 주요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지역 보건소 및 병원에서 말라리아 감염 환자 수가 감소한 데에는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앞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항말라리아 약을 활용한 또 다른 예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년에 3번,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따라 12개월 미만 아동들에게 설파독신-피리메타민(SP) 1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WHO에서 권고한 것으로, 민주콩고 정부도 이 방법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매우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5세 미만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이 아동들에게 항말라리아 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에볼라 위기 속에서 말라리아 감염 줄이기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 보건부와 협력하여 수도 프리타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말라리아 약 배급 캠페인을 실시했다. ©Surinyach Anna/MSF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에볼라 확산은 그 영향 국가의 보건 체계를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그래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곳에서 말라리아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고열, 어지럼증, 두통, 근골격통, 복통 등의 말라리아 증상은 에볼라 초기 증세와 비슷해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유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손꼽히는 시에라리온의 경우,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 보건부와 협력하여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한 사례 중 최대 규모로 말라리아 약을 배급했습니다. 수도 프리타운 및 서부 5개 지역 주민들에게 총 180만 개의 약을 배급했습니다. 캠페인은 4일간 실시했고, 제공한 약은 알테수네이트 아모다퀸(artesunate amodiaquine)으로 말라리아 유행 시기에 말라리아 치료 및 예방에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말라리아 증상인 고열을 줄이게 되면서, 에볼라에 걸린 줄 알고 에볼라 치료센터를 찾아가는 사람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약을 배급해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전략을 사용하면, 의료 지원 수준이 각기 다른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보다 체계적으로 말라리아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기장 사용, 경증 및 중중 말라리아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등 기본적인 대응 활동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재 활동하는 지역 너머에서도 말라리아 감염을 줄이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향후에는 다른 전략들도 사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