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예멘: “거의 매일 10~15번, 공습은 계속되었습니다.”

2015.11.16

10월 26일,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의 공습으로, 예멘 하이단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병원이 파괴되었습니다. 의료진과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매주 몇 차례씩 하이단에 가곤 했던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미리암 체크(Miriam Czech)가 폭격 이후 며칠간 하이단에서 목격한 것들을 들려 주었습니다. 현재 그 지역 전체가 연합군 공습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Q. 하이단 시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시내 중심가, 그리고 도로를 따라 자리한 가옥들, 상점들이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실상 시내는 텅 비어 있고, 남은 것들이라곤 폭격의 잔해들뿐입니다. 인근 거리에 있는 수많은 건물들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도시인 하이단은 지난 9월에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너무도 달라졌습니다. 연합군 항공기들이 하이단과 그 지역을 여러 번 폭격했습니다. 우리가 지원하는 병원 직원에게 들어 보니, 6월과 7월에 병원에서 단 250미터 떨어진 곳에 폭탄이 떨어져 가옥들과 학교,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 특히 셋째 주에는 공습이 더 심해졌습니다. 상황이 너무 나빠서 팀에서는 병원에 가지 말라고 권했지만 그 다음 주, 물류 업무를 담당하는 제 동료와 저는 가까스로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보니 여러 마을이 추가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하이단 내 가옥들과 시장이 파괴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부터 우리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의약품을 전달하고, 위생 및 폐수 처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 보수 상태를 살피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매일 10~15번씩 공습은 계속되었습니다. 하이단과 주변 지역은 밤낮으로 타격을 입었고, 급기야 10월 26일에는 약 2시간가량 폭격이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던 병원은 첫 번째 몰아 닥친 폭격에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응급실, 진료실, 산부인과 병동, 입원환자 병동 등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Q. 병원 안에 희생자들이 있었나요?

놀랍게도 없었습니다. 직원들은 첫 번째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건물 안에 없었고, 다행히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 곳에는 환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후 며칠 동안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모두들 큰 충격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다시 돌아가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이단 병원은 그 지역에서 운영을 지속하던 유일한 병원으로,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은 정말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공습이 일어나기 1주일 전, 우리가 지원하던 산부인과 병동에서는 16명의 새 생명이 태어났고, 응급실에서는 환자 150명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들 중 76명은 분쟁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죠. 그리고 바로 그 주에 알 크라이드(Al Kraid) 마을에 있는 한 집이 포격을 맞았습니다. 그 집에는 식구 17명이 있었는데,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죠. 그중 11명(임산부 몇 명과 아동들)은 응급실 도착 당시 이미 목숨을 거뒀거나,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3명만이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3명은 사다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하이단 병원에는 외래환자 병동도 있었는데, 보건부 직원들은 그 곳에서 한 주 평균 100건의 진료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60건은 영양실조 치료를 받는 아동들이었죠. 하지만 평소보다는 환자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격렬한 폭격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Q. 이 모든 공습 속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나가고 있나요?

하이단에서 공습은 많이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히 공습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병원이 파괴된 그 다음 날, 우리는 차에 짐을 가득 싣고 시내를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하이단 시내에는 인기척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하이단 주변 낭떠러지에 생긴 동굴로 피신했는데, 몇몇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니 한 동굴에 여러 가족이 숨은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자리가 너무 좁아 똑바로 누워 자기는커녕 제대로 앉아 있기도 버거울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밖에 나가 먹을 것을 찾는 게 일이 되어 버렸죠. 그리고 돌을 가져다가 동굴 입구를 막아 둔다고 합니다.

Q. 연합군의 폭격을 받고 있는 곳은 하이단뿐인가요?

그 지역 전체가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고, 여기에는 여러 마을과 도로도 포함됩니다. 지금 도로에는 파괴된 트럭들이 어지럽게 쓰러져 있고, 폭발로 인한 파열로 땅에 구멍이 생긴 곳들도 있습니다. 사다로 가는 주요 통로에 있는 교각들도 파괴되었습니다. 지난 6월, 사킴(Saqim)에 있는 병원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파괴되었고, 8월 말에는 사다 지역 내 마란(Maran)이라는 곳에 위치한 공공 보건소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현재 우리가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병원이 위치해 있는 키타프(Kitaf)라는 작은 도시도 주기적으로 폭격을 맞습니다. 마지즈(Majz) 마을, 그리고 라제(Razeh), 가므르(Ghamr) 등의 시들도 같은 상황입니다. 무차별적인 폭격이 만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