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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하루 사이에 3000명 구조돼

2016.08.31

월요일,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구조선 디그니티 1호는 지중해 중부에서 고무 보트 약 20척과 몇몇 나무 보트에 타고 있던 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구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어떤 보트에는 600명~7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디그니티 1호 현장 코디네이터 니콜라스 파파크리소스토무(Nicholas Papachrysostomou)는 “1년여 전 우리가 수색·구조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하루 동안 구조한 사람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수에 꼽힙니다.”라며 “이 믿기지 않는 숫자를 보면, 사람들이 안전과 보호를 찾아 목숨 걸고 유럽으로 향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고국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디그니티 1호에는 약 400명을 태울 수 있으나, 월요일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해 남성, 여성, 아동 등 총 435명이 배에 올랐다.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도 돕고자, 국경없는의사회는 배에 구비해 둔 구명 조끼 700개를 전부 나눠 주는 한편, 구조선보다는 작은 고속단정(RHIB)도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조해 주변의 다른 구조선들로 이송하고자 노력했다.

의료 대피

의료팀 리더 안토니아 젬프(Antonia Zemp)는 “여덟 달 만에 태어나 생후 5일째였던 쌍둥이 미숙아를 구조한 놀라운 일도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홀로 이동하는 중이었죠. 아기 둘은 모두 남자였는데, 한 아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구토에 저체온증도 있었고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1차 검진을 한 의료팀은 아기 상태가 너무 약해서 우리 구조선을 타고 이탈리아까지 먼 길을 갈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해 대피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쌍둥이와 그 어머니를 다른 선박에 태우고 해안까지 무사히 이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기진맥진하여 혈변, 탈수, 고열, 저체온증, 피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했다. 디그니티 1호로 구조된 435명 중 353명은 남성, 82명은 여성이었다. 미성년자는 총 110명이었다. 13명은 5세 미만 아동이었고, 92명은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상태였다.

실패한 유럽의 대응

현재 디그니티 1호는 435명을 태우고 이탈리아 비보 발렌시아(Vibo Valentia)로 향하고 있다. 사람들을 내려주고 나서 선박에 필요한 물품을 구비한 후, 다시 수색·구조 작업을 위해 곧바로 바다로 나갈 예정이다.

현장 코디네이터 파파크리소스토무는 “해안 경비대에 따르면, 거친 지중해를 건너려고 월요일에 목숨을 건 사람이 거의 6500명이나 되었고, 이들을 돕고자 현장에 온 여러 단체들이 총 40차례의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합니다.”라며 “이런 상황을 보면, 이러한 위기 앞에 유럽이 국경 안에서 벌이는 대응은 난민·이주민에게 절실히 필요한 인도적 지원과 보호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들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벌써 3167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유럽은 난민·이주민이 절박하게 찾는 도움과 보호를 구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인 대안을 제시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중해 활동

2016년 들어 국경없는의사회가 수색·구조 활동을 시작한 4월 16일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디그니티 1호, 부르봉 아르고스, 아쿠아리우스(타 단체 ‘SOS Méditerranée’와 공동 운영) 등에 승선해 85차례의 구조 작업을 진행해 총 1만1365명을 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