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가스는 진흙과 짚으로 만든 집의 벽과 지붕 등에서 사는 침노린재를 매개로 하는 기생충 병이다. ⓒMSF
국제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골 지역에서 활용할 샤가스병 관리 안내서를 볼리비아 보건부에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동안 볼리비아에서 실시한 30여 년간의 인도주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를 전달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샤가스병 관리만을 위한 자원을 늘리고 이 병에 대한 포괄적인 의료 지원을 사람들이 더 쉽게 구할 수 있도록 볼리비아 당국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곳곳에서 18년간 샤가스병을 치료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 기간 동안 11만4000여 명에게 시기적절한 진단을 제공했으며, 1만1000여 명의 샤가스병 환자를 찾아냈고 약 800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볼리비아에서 14년간의 샤가스 관련 활동을 마무리하는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에 맞설 때 초기 대응의 지침서로 활용할 안내서를 보건부, 시 당국, 국립샤가스프로그램에 공유했다. 볼리비아는 세계적으로 샤가스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나라로서 전 국토의 60%에서 샤가스 풍토병이 나타나고, 약 444만 명이 이 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시골 지역의 포괄적인 샤가스병 관리 매뉴얼은 추키사카(Chuquisaca) 내 몬테아구도(Monteagudo)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했던 포괄적인 관리 모델을 반영한다. 이 모델은 국경없는의사회의 기술 자문, 그리고 시의회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보건부와 국립샤가스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시작했던 모델이다.
이 지역에서 2년간 활동을 실시한 결과, 2016년 11월까지 지역민의 32%, 총 8445명이 검사를 받았다. 2016년에만 1088명이 샤가스병 진단을 받았고 그중 58%가 치료를 시작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은 신속 검사를 통해 보다 간편하게 진단을 실시한 결과였고, 덕분에 외진 지역의 보건소에서 환자들이 더 쉽게 진단을 받게 되었다. 사실, 샤가스병은 이러한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현재, 몬테아구도 시골 지역의 16개 의료 시설 중 13곳에서 환자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보건소 10곳에는 의사들이 상주해 포괄적인 치료도 제공하고 있다. 바라건대, 향후에는 숙련된 간호 직원들을 통해 추후 치료가 실시되었으면 한다. HIV·결핵 등의 다른 질병에 대해서는 추후 치료가 실시되고 있다.
보건부와 국립샤가스프로그램이 합동 운영을 실시해 본 결과, 이 모델을 각 의료 시설을 비롯해 SAFCI 모델(상호문화 지역사회 가족 보건 모델) 안에도 통합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같은 모델이 필요한 다른 지역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샤가스병에 대해서도 모든 환자들에게 진단과 치료를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전국적인 필요 사항에 대응할 충분한 자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물론 샤가스병에 맞선 싸움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은 국경없는의사회도 인정한다. 매개 곤충 통제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고, 샤가스병의 치료 접근성도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6년, 볼리비아 전 지역에서 샤가스병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선언했던 법률 3374호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선천적 샤가스병 감염인을 포함해 전 국민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거나, 심장박동기 이식 등 샤가스병 합병증 관리를 촉진한다는 등의 규정은 제정된 바가 없다.
볼리비아 국립샤가스프로그램(Bolivian National Chagas Program, PNCH)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샤가스병으로 진단된 사람은 3만454명이었고 이 중 치료를 시작한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신생아 중에는 57%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사실이 두드러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샤가스병 치료를 구할 수 있도록 하려면, 신속 검사도구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샤가스 풍토병이 나타나는 지역의 병원 및 시골 보건소에서 약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의료계 종사자들을 위한 기술적 훈련도 필요하다. 그런데 2017년 초반부터 볼리비아에서 신속 검사도구의 재고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심각하게 우려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필요한 경우, 샤가스병 관리에 관한 국제 플랫폼에 참여하는 등 앞으로도 기술적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18년 넘게 이 병에 맞서 싸우며 쌓은 경험을 공유하는 데 힘쓸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한편, 볼리비아 정부는 샤가스병 진단 및 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이 병에 대한 포괄적 관리에 필요한 자원을 적극 투자할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