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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현장] 파라과이 챠코 (Paraguayan Chaco)에서 샤가스병과의 싸움

2012.04.19

샤가스병은 주목 받지 못하는 질병으로 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8백만~1천만명의 사람들이 이 병을 앓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파라과이의 차코지역에서 샤가스병 진단과 질병 퇴치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샤가스병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치료제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라과이 농촌 지역인 챠코 (Chaco) 지역에는 평지와 습지가 펼쳐져 있다 이 지역 주민은 대부분 원주민으로 파라과이 인구의 3%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외딴 마을 에 살고 있는데 비가 오면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끊겨 더욱 고립되곤 한다.

페드로 로야스 (Pedro Rojas)는 파라과이 챠코 지역 구아라니(Guarani) 의 작은 마을인 산타 에레나 (Santa Elena)에 살고 있는 48세 남자다. 그는 2011년 말 이 지역에 만연한 전염병이자 심장과 소화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샤가스병 진단을 받았다.

 

2010년 11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챠코의 세 지역 중 하나인 보케론 (Boquerón)에서 샤가스병 진단과 치료를 프로그램을 시행 중 있다. 프로젝트는 보케론의 주도이자 3천명이 거주하는 마리스칼 펠릭스 드 에스티가리비아 (Mariscal Félix de Estigarribia)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파라과이 보건부와 협력해 외딴 지역에서 샤가스병 진단과 치료를 실시하고, 보건 관계자를 훈련해 진단과 치료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샤가스병은 트리파노소마 크로지 (Trypanosoma cruzi)라는 기생충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라틴 아메리카 여러 국가에 만연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빈추카라는 작은 벌레를 통해 기생충이 전염된다. 샤가스병에 걸린 환자 30%는 치명적인 심장 병변을 경험하고, 10%는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소화기관 장애를 겪게 된다.

남미과 여러 국가의 수십 만 명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샤가스병은 오랫동안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듯이 “알려지지 않은 열대 질병” 으로 남아 있으며,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에밀리오 마브라함 (Emilio Abraham)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몇 개월 전에 마을에 와서 질병에 대한 교육을 실시 했을 때 처음으로 샤가스병에 대해서 알게 됐다. “그 전에 짠걸 먹거나 걸을 때 심장이 아프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는 몰랐다”라고 에밀리오가 말했다.

샤가스병 퇴치를 위해 처음으로 취한 조치는 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샤가스병은 징후 없이 몇 년이 지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염된 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챠코 보건 관계자와 지역 지도자들과 협력해 주민들에게 샤가스병을 알리고 있다.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국경지역인 페드로 피 페냐 (Pedro P. Peña) 지역의 보건 관계자인 마리아 구메르신다 구에너 (María Gumersinda Guener)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녀는 샤가스병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지역 주민에게 질병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마리아는 “이제 주민들이 병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됐고 저에게 어떻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냐고 물어와요.”라고 말했다.

질병에 대한 캠페인을 실시한 후 국경없는의사회팀은 마을을 방문해 질병에 대한 진단 테스트를 실시했다. 2011년 12월에 파라과이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3,593명이 진단 테스트를 받았고 이 중 442명이 보균자로 밝혀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캄포 로아 (Campo Loa) 마을에서 샤가스병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진단 테스트를 실시한 후 20분 만에 초기 결과를 알게 됐다.

기존의 빠른 샤가스병 진단 테스트는 완전한 진단을 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초기 결과가 양성으로 판명 나더라도, 두 번의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 혈액 검사는 15일이 걸린다.

샤가스병을 진단하기 위한 숙련된 연구원과 장비가 제대로 갖춰진 연구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1차 진료소에서 샤가스병을 신속하고 정확히 치료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드로 로야스는 샤가스병 치료를 시작한 첫날, “피곤한 느낌이 들어서 걱정이 된다. 가슴에 통증이 있고 숨쉬는데 힘들다.”라고 말했다. 약을 먹기 전에 페드로는 샤가스병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강 진단을 받았는데 이미 치료를 견딜 수 없을 만큼 심장이 상한 상태로 밝혀졌다.  

샤가스병 치료는 적어도 2개월 이상이 걸리고 환자는 약을 아침 저녁으로 복용 해야 한다. 사터니노 고메즈 (Saturnino Gómez)는 산타 테레시타 (Santa Teresita)에 살고 있고 치료 과정의 중단 단계를 지나고 있다. “약을 먹기 전보다 상태가 나아 졌다.”라고 말했다.

샤가스병 치료약에도 부작용은 있다. 특히 성인 환자에 부작용이 보이는데 2주에 한번씩 치료 상담을 받아야만 한다. 라 프린세사(La Princesa)의 크리스티나 쿠루즈 (Cristina Cruz)는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 두통과 가려움증을 느꼈다. 이제 치료가 거의 끝나가는데 휠씬 편해 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사들은 샤가스병 치료에 소극적이였다. 그 이유는 약의 부작용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부작용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향후 발생 할 수 있는 두통, 피부 가려움증 등과 같은 일반적인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마을 진료소에 남겨두었다.

보케론 병원 연구소의 마타 테롤 (Marta Terol) 박사는 모든 환자의 혈청 샘플을 보관 중이다. 현재까지는 신뢰할만한 샤가스병 완치 테스트 방법이 없어서 환자들은 몸 속에서 기생충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확답을 받기 위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 외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파라과이 국가 프로그램인 SENEPA의 벡터 통제(vector control) 활동을 돕고 있다. 샤가스병을 전염시키는 빈추카를 집에서 발견한 이 후 사터니노 고메즈와 아내인 마리아 유스타 콘잘레스 (María Justa González,)는 SENEPA의 방역 물질 살포를 기다리고 있다.

페드로 피 페냐에 사는 마리아 델리아(María Delia)는 치료를 이미 끝냈다. 2001년에 샤가스 진단을 받은 마리아는 당시 마을에서 치료를 받을 방법이 없었다. 이제 마리아는 이웃 주민에게 “건강을 위해서 치료를 계속 받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치료를 독려하고 있다.

에밀리오 마브라함은 “의사가 지시한 데로 치료를 받았다. 하루도 치료를 빼먹은 적이 없고 한번도 약 복용을 빼먹은 적이 없다. 치료를 받기 시작한 후로부터 몸이 한결 좋아졌다.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