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5개월간 진행한 수면병 퇴치 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이 기간 동안 16,000명 이상이 수면병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 결과 오리엔탈(Orientale)주 빌리(Bili)시에서 수면병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지역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어떠한 기생충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면병(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 Human African Trypanosomiasis)은 체체파리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아프리카의 중부와 서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인 소외 질병으로, 수면병 환자의 80%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견된다. 그 중 국경없는의사회가 검사를 진행한 오리엔탈주는 세계적으로 수면병이 활발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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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전례 없이 높은 수면병 유병률을 보이는 오트 우엘레(Haut Uele)와 바스 우엘레(Bas Uele)지역의 마을을 방문하며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송상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혔다. 오지에 사는 사람들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밀림을 뚫고 현미경과 원심분리기를 포함한 이동 실험실용 기구를 실은 소형 오토바이로 수 주간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검사 장소에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전에 여러 지역에서 인식제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임상병리사 배리 루니(Barrie Rooney) 는 “수송상의 어려움을 딛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우리의 도전과제였습니다. 특히 농•어민들에게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말은 곧 하루 일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하지만 강가나 농경지에 모여드는 체체파리(tsetse flies)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에 수면병을 일으키는 요인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수면병에 우선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삶에 위협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질병 치료도 병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프로젝트 기간 동안 빌리 병원에 5개 병상을 보유한 응급실을 열었고 94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또한 이 지역의 풍토병인 말라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빌리 병원에서 외래 환자 검사, 진찰, 치료를 제공했다. 수면병을 검사하는 기간 동안 임산부와 5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검사 또한 진행되었다. 말라리아 관련 합병증을 앓거나 중증 말라리아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빌리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4,3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말라리아 검사를 실시했고 그 중 5세 미만 아동의 77%, 5세 이상의 아동의 69%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카타리나 토츠(Katharina Totz)박사는 “빌리시는 낮은 유병률을 보였지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수면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목표입니다”라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5년 동안 수면병을 통제,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최근 수면병 퇴치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수면병 이동 진료팀을 운영했다. 수면병 이동 진료팀은 임상병리사, 의사, 로지스티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이루어진 현장활동가들로 해당 국가의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로지스티션, 지역사회 봉사자들과 함께 수면병 유병률이 높은 국가에서 마을단위로 교육, 감독, 후원과 더불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수면병 이동 진료팀의 목적은 생명을 살리고 해당국가와 협력하여 수면병을 퇴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현재까지 수면병 이동 진료팀은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남수단에서 활동을 진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소외질병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촉구하는데 국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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