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벨그레이드의 임시 난민캠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 밖에 줄을 선 난민과 이주민들 ⓒ Alessandro Penso
2017년 3월 8일 브뤼셀/벨그레이드
최근 몇 달간, 세르비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나날이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다. 이들은 만연한 폭력, 그리고 잔인하고 모욕적인 처우에 대해 말하곤 했는데, 이는 아마도 세르비아-헝가리 국경지대에서 헝가리 당국이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헝가리 당국이 이 잔인한 관행을 조사하고 즉각 대처에 나서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다.
2016년 1월~2017년 2월, 국경없는의사회는 헝가리 국경 순찰대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의도적 상해를 입은 106명을 치료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이 치료한 모든 사례에는 비슷한 폭력의 패턴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구타로 인한 부상(54건), 개에게 물린 상처(24건), 최루 가스 혹은 후추 스프레이로 인한 염증(15건), 기타 상해(35) 등이 있었다. 이러한 폭력은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등의 취약 계층도 가리지 않았다. 전체 106건의 상해 중 22건에 해당하는 피해자들은 모두 18세 미만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크리스토퍼 스톡스(Christopher Stokes)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면 구타를 당했다는 사람도 있고, 땅바닥에 눕게 하고 경찰들이 군화를 신은 채 짓밟은 적도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눈 속에 옷과 신발을 몰수당해 추위를 뚫고 세르비아까지 맨발로 걸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타박상을 비롯해 우리가 치료하는 모든 증상들은 환자들이 말한 이러한 학대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내 신발을 벗기고 눈 속에 한 시간 동안 서 있게 했어요." ⓒ MSF
“이것은 마치 ‘잘 짜인 학대 패키지’ 같습니다. 사람들이 넘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EU가 국경에서 저지르는 잔인한 의식 같은 거죠.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 유럽 지도자들이 이를 못 본 체한다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발칸 루트 폐쇄를 공식 발표한 후 정확히 1년이 되는 3월 9일에는 유럽 이사회 회담이 열립니다. 이 자리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잔학 행위로 국경 보호에 나설 것인지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이 수집한 증언에 따르면, 이 폭력은 최근 몇 주간 반복적이고 더 치욕적인 형태로 나타났다고 한다. 2월 마지막 주, 더 정확히 말해 2월 21일~22일에는 근 240명이 헝가리로부터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 벨그레이드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는 심한 구타를 당해 의료 지원을 받고자 찾아온 20여 명의 사람들로 무척 붐볐다. 스톡스 사무총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이는 아마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가 국경지대에서 만나는 이들 중에는 부상을 당했지만 갖가지 이유로 의료 지원을 구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죠. 국경지대에서 우리와 협력하는 자원봉사자 단체들은 이런 사람들을 무수히 만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망명을 신청할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하는 한편 국경지대에서의 온갖 부당한 처우를 강력 규탄해 줄 것을 유럽 당국과 EU에 요청한다. 이와 관련해 스톡스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울타리를 세우고, 사람들을 다시 밀어내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일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처사이며, 이러한 대처는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막지 못합니다. 우리는 유럽에서 보호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행로를 열어줄 것을 계속 요청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세르비아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후반부터 세르비아에서 활동하면서 세르비아를 드나드는 여러 지점에서 의료, 정신건강, 거처, 식수위생 등을 지원해 왔다. 2016년 1월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벨그레이드에 머물면서 시내 중심가의 비공식 건물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1차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을 해 왔다. 2016년 내내 국경없는의사회는 비식량 구호품을 배급하는 한편, 세르비아에 발이 묶인 취약한 사람들에게 보건, 거처, 보호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