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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공/민주콩고: 국경 이편과 저편을 계속 오가는 사람들

2018.04.27

민주콩고 북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세바스티앙 자글라(Sébastien Jagla)

민주콩고 북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세바스티앙 자글라(Sébastien Jagla)가 중아공 난민 지원에 대해 들려주었다. 중아공 난민들은 이렇다 할 집도 없이 두 나라 사이를 끊임없이 옮겨 다니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북부에서는 때때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 난민들을 볼 수 있습니다. 2017년 중반 이후로 격렬한 분쟁을 피해 수만 명이 수개월간 우방기 강 반대편 즉, 민주콩고의 그바돌리테, 모바이-음봉고에 머물러 지냈습니다. 지금은 약 4만2000명이 머물고 있는데, 피난이 급증한 몇 달 전에는 약 6만7000명이 있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을 추적하기란 어렵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몇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작지와 그쪽에 남아 있는 일들을 돌보러 갔다가, 식량과 필요한 것들을 구하러 이따금씩 여기로 돌아옵니다. 계속 이동하며 지내는 거죠. 난민이 되었다가 귀환민이 되었다가 하면서 불안하게 사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딱히 얻는 유익도 없거니와 양쪽에서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과 어울리기

현지 주민과 어울려 지내는 사람들도 있고, 국경의 강변 마을과 도시에서 작은 정착촌을 이루어 주민들 곁에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난민들은 직접 살 곳을 짓는데 대개 나무로 움막을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고향 가까이에 살면서 고기도 잡고 경작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자원과 필수 서비스를 구하기는 쉽지가 않죠.

여기 있는 중아공 난민들은 콩고민주 당국과 유엔난민기구(UNHCR)의 지원이 집중된 캠프에서 떨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외진 데 있어서 구호 단체들의 지원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위기 상황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지원 활동을 실행하는 데 물류적 어려움이 큽니다.

Carl Theunis/MSF

민주콩고 북부에서 난민 캠프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위험한 횡단

난민들 중에는 무력 단체의 폭력 위협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중아공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 난민(남성) 이야기를 들으니, 남은 커피를 수확하러 돌아왔다는 이유로 군인들이 벌목 칼을 휘둘렀다고 합니다. 군인들은 이미 강 반대편에서 살기로 한 난민들은 더 이상 거기서 수확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는군요.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난민들 중에는 급수처에 가거나 카사바 수확물을 나눌 때 현지 중아공 사람들과 다퉜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큰 힘이 되지 못하는 인도적 지원

사실 적절한 인도적 지원이 있었다면 이렇듯 연일 긴장 속에 위험한 데로 돌아가는 일이 적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6개월간 지원 활동을 하면서 목격한 것은, 점점 더 강을 건너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위기는 사람들 사이에 그 어떤 관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사망률이나 아동 영양실조 측면에서는 비상사태가 아닐지 모르지만, 현장의 우리 시설들과 이동팀들은 중증 질병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특히 말라리아, 설사, 호흡기 감염이 많았는데 이는 피난 위기 상황에서 잘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우리 팀들이 만나는 취약민들에게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료 시스템과 기본적인 서비스 지원이 이미 큰 부담을 안고 있어 현지 지역사회마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취약한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부족해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Carl Theunis/MSF

콜로(37세)는 간질 발작을 앓는 콩고 사람이다. 발작이 일어나 불에 떨어진 적이 있는 콜로는 지난 두 달간 모바이-음봉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앞으로도 한 달은 더 치료를 받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콜로는 일곱 명의 아이들을 챙겨줄 방법을 찾고 있는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콩고 사람들을 지원해 주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활동

2017년 9월 중순에서 2018년 3월 말 사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민주콩고 북부 그바돌리테, 모바이-음봉고 지역에서 병원 2곳과 보건소 9곳을 지원하고, 난민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동 진료소들도 운영했다.

팀들은 38,600여 회의 진료를 실시하고, 입원 환자 3970명을 받았으며, 5세 미만 아동 약 2000명의 영양실조를 치료했다. 또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 캠페인의 일환으로 아동 2만 명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물류팀들은 또한 시추공 13개를 설치하고 다른 수원들을 복구하는 등 식수위생 여건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지금은 보건부 직원들이 훈련을 받고 지원 활동 자체를 넘겨 받은 상태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상황이 일어나면 대응하고자 북 우방기 지역에서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5월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바돌리테 동부 은두(Ndu) 마을에서 중아공 방가수에서 온 난민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를 지원해 왔다. 이후 11월에 직원을 겨냥한 공격이 벌어진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방가수 활동을 중단했으나, 은두 지역에 있는 중아공 난민을 위한 원격 지원은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