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부가 함께 운영하는 마을 예방접종처에서 어린 소녀들이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캠페인으로 2세~29세 지역민 3만3620여 명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 예방접종 및 발병 대응 자문 미리암 알리아(Miriam Alía)가 2018년 니제르에 영향을 끼친 C형 뇌수막염, 홍역 유행 당시 상황에 대해 들려 주었다.
Q. 이 질병들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지난해에 이어 니제르는 올해도 C형 뇌수막염, 홍역 발병을 수차례 겪고 있습니다. 이 병들은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고 전염성도 매우 높습니다. 백신으로 모두 예방할 수 있지만 두 질병은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뇌수막염의 경우, 모든 혈청군에 작용하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이 적기 때문에 유행병이 선포되었을 때에만 백신을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홍역 백신 접종은 1974년 이후로 정규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홍역 유행을 예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Q.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에서 C형 뇌수막염이 크게 발병했습니다. 올해 상황은 좀 나아졌습니까?
올해 아프리카 '뇌수막염 벨트'라 불리는 지역은 꽤 잠잠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뇌수막염 백신은 매우 부족합니다. 뇌수막염 백신을 관리하는 '백신 준비 국제조율그룹'(ICG)에서는 올해 C형 뇌수막염 백신을 최소 500만 개 확보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유행성 임계를 넘을 때에만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예방적 조치로서 경보 단계에 도달하는 즉시 백신을 접종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Q. 뇌수막염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수막염균에는 A, B, C, W135, X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를 전부 예방하는 백신은 아직 없습니다. 현재 최선의 백신은 주요 4개 혈청군을 예방하는 4가 접합백신인데 이 백신은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현재 인도 백신 제조업체 ‘세럼 인스티튜트’에서 A, C, Y, W-135, X 5종을 예방할 5가 접합백신을 연구 중인데요. 저렴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백신이 될 거라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2020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모든 혈청군을 예방하는 백신이 나온다는 전망 속에 다른 연구소들은 만일의 경우 사용할 다른 백신을 제조하는 데 투자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방접종 캠페인 기간 중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은 콜드 체인, 즉 백신을 제조에서 유통까지 지속적으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다.
Q. 지금까지 니제르에서 C형 뇌수막염 대응은 어떻게 진행돼 왔습니까?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함께 타후아 지역에서 3만여 명에게 C형 뇌수막염 백신을 제공했습니다. 우리는 또한 환자 치료 부문도 지원했습니다. 우리가 놀랐던 점은 X형 뇌수막염 환자들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현재 X형을 예방하는 백신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점은 상당히 우려됩니다.
Q. C형 뇌수막염을 예방할 다른 전략이 있습니까?
시프로플록사신이라는 항생제 1회 복용분을 처방하는 등의 새로운 예방 전략들을 시험해 보았습니다. 니제르에서 이를 시행해 본 결과, 시골 지역에 예방약을 제공했을 때 전염 정도가 상당 부분 감소했습니다. 도시 지역에서는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알아보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연구들이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유행이 일어날 경우, 특히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예방약이 또 다른 대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홍역의 경우, 정기 예방접종으로 발병을 막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방접종 시기가 문제인데요. 홍역 예방접종은 연령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집니다. 니제르 공식 프로토콜에 따르면 생후 23개월까지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제공하는 백신은 생후 12개월 미만 아동들에게 제공할 만큼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홍역 백신 추가 접종분은 생후 15개월의 아동을 포함하지 않죠. 보건소에 찾아온 1세 이상의 아동들도 백신을 받지 못합니다.
니제르 주민 상당수가 유목 공동체 혹은 분쟁 피해 지역에 산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람들은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예방접종을 거의 구할 수 없거든요.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인구의 95%까지 예방접종이 실시돼야 하는데, 유목 공동체나 분쟁 피해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까지 예방접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Q. 예방접종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동 예방접종 대상 연령을 보다 유연하게 정해야 합니다. 최대 5세까지는 예방접종 캠페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고, 연령에 관계없이 아동이 보건 기관에 오면 그때 예방접종 카드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중-항원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는 아가데즈의 아리트 지역에서 홍역 유행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이 기회를 통해 홍역 백신 외에 5가 백신(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 간염), 폐렴백신도 제공하고자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고 백신 재고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임산부, 가임 연령 여성들에게 파상풍 백신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은 총 5번 접종받아야 하는데 니제르와 같은 곳에 사는 대다수 여성들은 5번 접종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성들과 미래의 신생아들을 이런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무쪼록 백신 접종으로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2018년 초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협력해 니제르에서 17만9460여 명에게 백신을 제공했다. 여기에는 생후 6개월~15세 아동 14만5843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 아동들은 타후아 • 아가데즈 지역 내 9개 장소에서 홍역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 밖에 2세~29세에 해당하는 3만3620명에게는 타후아 지역 내 3개 장소에서 C형 뇌수막염 백신을 제공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아가데즈의 아리트 지역에서 5세 미만 아동 5만여 명을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중 1세 미만에게는 5가 백신과 폐렴 백신도 제공할 예정이다.
* 경보 및 유행성 임계 수치는 각각 주민 10만 명당 뇌수막염 환자 5명, 15명이며 이는 30,000 명 이상이 있는 지역에서 주당 수치를 계산한다. 유행 위기가 높은 경우, 주당 10만 명당 10명으로 기준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