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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트리폴리 분쟁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리비아, 안전지대라 할 수 없어

2018.09.03

리비아 트리폴리의 아부 살림 구금센터에 갇혀 있는 사람들 ⓒGuillaume Binet/Myop

2018년 8월 31일, 트리폴리/암스테르담

트리폴리 충돌 후 72시간이 흐른 지금, 리비아인들과 이미 취약한 계층이었던 난민 · 이주민들이 중대한 위험에 처했다고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가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유럽 정부들이 인정하고 리비아에 갇혀 있는 취약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 26일 일요일, 트리폴리에서 무장 단체들 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주거 지역에서 대규모 폭격이 일어나 불특정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전투로 트리폴리 곳곳의 구금센터에 갇혀 있던 난민, 망명 신청자, 이주민 등 8000명도 위험에 빠졌다. 이들 중 일부는 일요일 전투가 시작된 후로 아무런 음식도 구하지 못한 채 대규모 폭격이 벌어진 곳에서 48시간 이상 갇혀 있었다. 그 외 인근 지역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던 사람들도 십자 포화 속에 사로잡힐 위험에 처했다.

“최근 벌어진 전투는 리비아가 이주민, 난민, 망명 신청자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나라를 탈출했고, 수개월간 끔찍한 환경 속에 지냈던 사람들도 많습니다. 인신매매업자들에게 붙잡혀 있다가 그런 폐쇄된 구금센터에 갇히게 된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는 사람들은 꼼짝없이 이렇게 또 분쟁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안전한 장소,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 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붙잡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즉시 이들을 석방해 안전한 나라로 대피시켜야 합니다.” _ 이브라힘 유니스(Ibrahim Younis) / 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현장 책임자

전투가 터진 이후로 구금센터 안팎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 사항은 더더욱 커졌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전투 시작 이후로 1차 진료를 진행하는 한편, 여전히 구금센터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 물, 영양 보충제도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인도주의 단체들은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트리폴리 인근에 거주하는 리비아 지역사회 또한 전투의 피해를 입어 의료 지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구금센터에 잡혀 있는 전체 인구 중 절반가량은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등 분쟁 지역에서 온 난민이다. 국제법 하에서 이들은 마땅히 보호를 받아야 하나 리비아 당국, 여러 안전 국가들, 유엔은 망명 절차를 처리할 효과적인 체계를 수립하는 데 실패했다. 유럽 국가들은 심지어 망명 신청자들이 리비아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 정책들로 인해 사람들은 지중해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유럽의 지원을 등에 업은 리비아 해양경비대가 해상에서 구조된 사람들을 리비아로 돌려보내기 때문이다. 현재 구금센터에 있는 사람들 절대 다수는 해상에서 저지 당해 리비아로 돌아온 사람들이다. 이 정책들은 트리폴리 구금센터의 열악하고 과밀한 환경을 더 악화시켰다. 지난 몇 달간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고 사람들은 깨끗한 물, 위생 시설, 의료 등을 충분히 구할 수 없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2011년부터 리비아에서 활동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2016년부터 트리폴리 구금센터에서 활동하면서 1차 의료, 정신건강 상담, 식수위생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구금센터 안에 있는 이주민, 난민, 망명 신청자들을 위해 응급 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단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쿰스, 즐리텐, 미스라타 등지의 구금센터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바니 왈리드에서도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가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유럽 정부들이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 국경지대 안에 갇힌 사람들이 품위를 지키면서 안전하게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