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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미얀마 정부의 정책에 우려

2013.05.29
  • 민족간 유혈 충돌 후 내려진 통행금지령으로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 미얀마 정부는 이재민에게 피난처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과 안전을 보장해야

 어떨 때는 그냥 죽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동할 수도, 떠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아주 가끔, 그것도 한번에 2명 혹은 3명만 군인들을 동반하고 농장에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병원에도, 학교에도 갈 수 없고, 고기를 잡거나 땔감을 모으러 갈 수도 없습니다.

 라카인주(Rakhine State) 미에본(Myebon) 마을의 남성

라카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 MSF)는 라카인주에서 민족간의 충돌이 발생한지 거의 1년이 지났지만, 통행금지령 및 계속되는 라카인족과 이슬람계 간의 갈등이 열악한 이재민 캠프의 상황에 더해져 보건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14만 명으로 추정되는 이재민들이 여전히 임시 캠프에 살고 있다. 공식적인 추산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재민은 로힝야족(Rohingya)으로 알려진 이슬람 소수민족으로 미얀마 정부에서는 이들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마을에 남아있는 수만 명은 직접적인 폭력의 피해자가 될 뿐만 아니라 보건 시설, 식량, 시장, 농지로부터 단절되었으며, 일부는 깨끗한 물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라카인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로날드 크레머(Ronald Kremer)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단절된 지역을 방문했을 때, 통행금지와 같은 정책이 사람들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결핵 환자가 필요한 치료에 접근하지 못하고 산모가 안전하게 분만할 곳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유혈 충돌 이후 시트웨(Sittwe) 주변 거주 지역에 이슬람교도에 대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같은 해 10월 폭력 사태로 인해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제재는 더욱 강화되었다.

다른 지역의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 크레머 코디네이터는 “이동을 시도하다 발각된 주민들은 구타를 당했고, 같은 일이 14번이나 반복되자 마을을 떠나려는 시도를 그만두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명 이상이 병원에 가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이클론 마하센(Mahasen)이 오는 길목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두려움에 이동을 꺼렸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기가 시작되고, 추가적인 사이클론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이재민들의 취약한 보건 환경을 우려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미얀마 정부에 이재민을 비롯하여 공공 서비스로부터 단절된 이들에게 적절한 피난처와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며, 사람들이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 미얀마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92년부터 미얀마에서 수백 만 명의 다양한 종족에게 보건의료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미얀마 전역에서 28,000 명의 HIV/에이즈환자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와 기리(Giri)에 가장 먼저 대응한 단체들 중 하나였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의료 지원, 생필품, 깨끗한 물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0년간 라카인주에서 HIV/에이즈와 결핵 치료뿐만 아니라, 1차 진료 및 임신 출산 보건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2012년 6월 이전, 국경없는의사회는 매년 약 50만 회의 진료를 제공했으며, 2005년 이래로 라카인주 모든 종족의 120만 명에게 대한 말라리아 치료를 제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