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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원조 부족으로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들 열악한 상황에 처해

2013.05.31
  • 시리아 난민 150만명 중 1/3인 50만명이 요르단으로 유입, 일부 북부 지역은 몇 개월 만에 인구수가 두 배로 증가해
  •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요르단 정부의 수용 한계에 다달아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지원이 요구되어

자타리 난민 캠프

시리아인 약 50 만 명이 내전을 피해 요르단으로 피난했다. 이는 인접국으로 피난한 시리아 난민 총 150 만 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이다. 그 중 10 만 명 이상이 요르단 북부, 시리아 국경에서 20km정도 떨어진 자타리(Zaatari) 캠프에 머물고 있다. 자타리 캠프는 요르단 내 최대 규모의 난민 캠프로, 지난달까지 매일 1천 명의 난민이 캠프에 도착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현장책임자 앙투안 푸셰는 "요르단 정부는 난민 수용에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난민의 대규모 유입으로 인해 점점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프는 수용 한계를 초과해 지속적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또한 난민의 유입으로 불과 몇 개월 만에 인구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등 요르단 북부 지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푸셰 현장책임자는 "장기적인 재정 지원의 부족으로 인해 난민 수용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자타리 캠프 내 난민들의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 지난 3월 말, 국경없는의사회는 생후 1개월에서 10세 사이의 어린이를 진료하는 유일한 병원을 열었고, 4월 말부터는 아동을 위한 외래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직원을 보강하고 활동을 확대하는 등 새로 유입되는 난민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활동 시작 후 5주동안 60명의 응급환자를 포함한 2천 여명을 진료하였고, 병원을 통해 270명 이상의 어린이를 입원 치료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클라우디아 트루파(Claudia Truppa)는 "의료진은 점점 더 많은 설사와 호흡기 감염 환자를 목격하고 있으며 이는 혼잡하고 열악한 캠프의 생활 환경을 반영한다. 여름이 되면 탈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일은 캠프 내 주요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의료 시설 또한 캠프의 규모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요르단 전반적으로도 보건 의료 시스템은 취약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자타리에서 활동하는 다른 단체와 마찬가지로, 중환자를 캠프 밖 요르단 공공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으나 공공 병원들도 이미 수용 능력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원조의 부족은 시리아 난민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요르단 보건 의료 시스템의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적인 정치적 의지와 재정적인 지원이 없다면 요르단 정부는 시리아 난민의 유입을 영구적으로 차단하거나 공공 의료 시설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과감한 조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수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요르단이 개방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현장책임자 앙투안 푸셰

자타리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소아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아동


국경없는의사회의 시리아 지원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06년 암만(Amman)에서 병원 운영을 시작으로 요르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병원을 통해 시리아, 이라크, 예멘에서 온 부상자에게 재건 수술과 외래 진료를 제공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내 5곳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레바논과 이라크에서도 시리아 난민에게 의료 및 심리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시리아 다라(Dara’a) 주에 살고 있던 아미르(Ameer, 남/ 9개월)의 가족들은 폭격이 심해지자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시리아를 떠나 지난 4월 2일 자타리 캠프에 도착했다. 9달 된 아미르는 목과 눈이 심각하게 감염되었고, 고열을 앓았다. 

“가족, 집, 재산….우리는 삶의 모든 것을 두고 한 밤중에 요르단 국경을 넘었어요. 국경을 넘어오면서 제 머릿속은 질문으로 가득 찼어요. ‘우리가 다시 시리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요르단에 얼마나 머물게 될까?’,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십 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 어느 것에도 답을 찾지 못했어요. 요르단 국경까지 8시간에 걸친 여정 끝에, 우리는 난민캠프 접수처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요르단 군인들이 우리를 맞았죠. 그곳에서 물과 담요를 받아 버스를 타고 자타리 난민캠프까지 이동했어요. 자타리 캠프가 크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큰지 몰랐어요. 이곳 거주자들이 다라 인구보다도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캠프 생활 환경은 너무나 열악해요. 4살 된 딸은 첫날 밤, 너무 추우니 집에 돌아가자고 울었어요. 우리는 담요를 받았지만, 가족 수에 따라 담요를 나누어 주기 때문에 그 이상 받을 수는 없었어요. 딸에게 제 몫의 담요를 덮어 주었어요. 며칠 후엔 아들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캠프 안에서 의료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무척 어려워요. 아주 기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해요. 어떤 때는 간호사에게 검진받기 위해서 2시간 반 동안 기다렸어요. 아들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입원 치료가 필요했어요.   

우리는 폭격을 피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시리아를 떠나왔는데, 아이들이 캠프의 먼지와 한기 때문에 병에 걸린다면, 여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 익명을 요구한 아미르의 아버지

7달 된 모스타파(Mostafa)의 가족은 다라 근교에서 요르단으로 피난을 왔다. 

“우리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요르단으로 건너왔어요. 만약 저와 남편만 있었다면 시리아를 떠나지 않았을 테지만 우리 아이들의 목숨을 더 이상 위험하게 둘 수 없었어요. 

몇 달 동안 폭격, 공습, 총격을 받았어요.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전투기 소리를 잊지 못하고 악몽을 꾸고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내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지만 몇 년이 걸릴지 모르죠.

자타리 캠프에 온 후,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계속 시름시름 앓았어요. 우리 아들은 천식을 앓고 있는데, 캠프의 먼지 때문에 숨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 어머니 옴 모스타파(Om Mostafa)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