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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염의 날: 저렴한 치료제와 새로운 치료 모델 도입으로 C형 간염 치료

2019.07.26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캄보디아 모엉 루에세이(Moung Ruessei) 지역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Simon Ming/MSF

전 세계 C형 간염 환자는 약 7100만명에 이른다. C형 간염은 치료를 받지 못하면 간손상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C형 간염 치료제인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는 환자에게 12주간 투여되고 완치율이 97%이며, 최근 몇 년간 가격이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C형 간염 진단과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치료는 캄보디아를 포함해 C형 간염이 중대한 보건 문제인 국가들에서 아직 널리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프레아 코사마크(Preah Kossamak) 병원에서 캄보디아 보건부와 함께 C형 간염 치료를 확대하고 진단과 치료에 혁신적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2016년 국경없는의사회가 캄보디아에서 C형 간염 퇴치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C형 간염 진단 후 치료 시작까지 140일이 걸렸다. 

“환자들은 겁을 먹은 상태였어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얘기를 듣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치료받을 수 있었어요. 이 바이러스 감염이 어떤 병으로 이어질 지 모르는 상태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걱정하곤 했습니다.” _ 산(Sann)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진료 횟수 줄어 치료 간소화

바나 초우(Vanna Chou)는 몇 주 전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C형 간염 진단을 받는 데만 해도 진료를 8번이나 받아야 했지만 바나 초우는 두 번째 방문부터 바로 치료받을 수 있었다.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도입으로 감염 진단과 치료 전 검사가 간소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들은 이제 C 간염의 형태나 진행 단계에 관계 없이, 초기 치료 단계에 필요한 검사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도 모두 동일한 치료법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C형 간염 증상으로 두통과 고열에 시달리고 오한이 있었어요. 처음엔 전통요법을 받아봤는데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다 페이스북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프놈펜에서 진료 한다는 걸 보고 씨엠립(Siem Reap)에서부터 8시간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찾아왔어요. 처음에는 간단한 치료법이 있는지도 몰랐고 걱정이 많았는데, 여기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어요.” _ 바나 초우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는 매우 안전한 치료제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의 경우 거쳐야 했던 추가 검사나 모니터링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전에는 16번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했다면 지금은 5회차 진료 후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이 겪는 불편함이 줄었다.


셍 스레이몸(Seng Sreymom)은 간염 치료가 끝나고 12주 후 간염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졌는지 확인하는 최종 혈액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이제 거의 완치가 됐는데 지금도 병원을 방문하려면 매번 상사에게 허락을 받고 나와야 해요. 제가 없는 동안 다른 사람이 대신 일을 해줘야 하기도 하고요.” _ 셍 스레이몸

셍 스레이몸을 비롯한 수많은 간염 환자들은 이제 치료 후 최종 혈액검사 결과를 며칠 후 전화 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병원을 오가는 데 드는 비용도 또 다른 부담이었던 환자들에게는 최종 치료 단계까지 간편해졌다. 

“캄보디아는 빈곤층이 큰 국가기 때문에 이렇게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교통비 부담도 줄어든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_ 소말레네 파 (Somalene Pa)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캄보디아 모엉 루에세이(Moung Ruessei) 지역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Simon Ming/MSF

의료진 규모 확대하지 않고도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받을 수 있어

환자들이 더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된 만큼 병원 의료진들에게도 치료가 수월해졌다. 전체 진료 차례 중 한 번만 의사가 진행하며 나머지는 간호사가 진행하게 된다. 

“간호사의 역할이 보다 중대해졌습니다. 이제 간호사들은 환자의 중증도 분류부터 여러 진료들을 직접 진행합니다.” _ 사보른 초웁 (Savorn Choup)  /국경없는의사회 간호 관리 담당 환자 진료 횟수가 줄면 병원 내 혼잡도 줄어 동일한 의료진 역량으로 더 많은 환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프레아 코사마크 병원에서는 2016년부터 간염 환자 13,00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간염 발병 전 바이러스 감염 진단 및 발견

국경없는의사회 간염 퇴치 프로젝트의 장기적 목표는 C형 간염 치료를 더 간소화하고 환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예전처럼 먼 거리를 이동해 병원에 다니지 않고도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캄보디아 바탐방(Battambang) 농촌 지역 내 여러 보건소에서 분산형 치료 모델을 실행하고 있으며, 감염 진단과 치료에 간호사의 역할이 커졌다. 이 혁신적 치료 모델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앞으로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치료 모델은 캄보디아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등 어떤 곳에서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 직접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결과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_ 산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국경없는의사회 켄 소페아(Khen Sophea)가 캄보디아 모엉 루에세이 지역의 마을에서 C형 간염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imon Ming/MSF

국경없는의사회의 C형 간염 퇴치 프로젝트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란, 미얀마,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인도, 캄보디아에서 C형 간염 퇴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8년 전 세계 C형 간염 환자 14,419명을 치료했고, 이들의 삶에 큰 변화를 만들었다.